바자 2월호에는 프랑스의 Arte에서 만든 마크 제이콥스 공방 다큐가 들어가 있다.

 

(Arte에서 만든 다큐 몇 개를 KBS에 소개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결국 한 번도 우리나라에서는 방영한 적이 없다. 내 감성이, 딱 Arte가 만든 감성이다.)

 

마크 제이콥스의 아뜰리에에 관한 이야기인데, 지금은 '만악의 근본'처럼 간주되는 루이 뷔똥의 바로 그 수석 디자이너의 이야기이다.

 

(제이콥스면 유태인 아닐까? 야곱의 사다리, 바로 그 야곱 아니야? 확인은 안 해봤다.)

 

이라크전 등 집회가 있을 때면 맨 앞에 나오는 디자이너 이야기로 맨 처음 마크 제이콥스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고, 도대체 왜 한국의 디자이너나 패션 작가들은 촛불 집회에 나오지 않는 거야...

 

라는 질문으로 이 이야기를 처음 접하게 되었었다. 촛불 집회 때, 소울 드레서 팀과 얘기를 나누게 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그 자리에서 처음 나오게 되었다.

 

최소한 미국만 같더라도, 반전 집회나 성소수자 집회 같은 데에, 루이 비똥 수석 디자이너들도 줄줄줄 나온다는데, 도대체 한국은 왜 이래.

 

작년에 드디어 영화제에서 남우 주연상을 받은 숀 펜은 몇 년 전부터 그런 집회를 직접 구성하고, 한국식으로 말하면 안성기 정도 되는 사람들을 불러내서 반전 집회를 구성하는 전문 시위꾼인 셈이다.

 

마크 제이콥스는 집회를 구성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페스티발형 집회가 있으면 맨 앞 줄에 서는 사람으로 들었다.

 

그가 어떻게 작업을 하는지, 너무너무 궁금했었는데, 바자에서 끼워준 다큐를 보면서 궁금증의 일부가 풀렸다.

 

파리 패션쇼를 준비하는 과정이 아주 자세히 나와 있는데, 내가 늘 만들어보고 싶었던 공방의 모습과 비슷하기도 했었고.

 

'모델'이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약간은 이해를 하게 되었다. 슈퍼 모델에 대한 찬사들이 줄줄줄 이어지고, '스마트 모델'이라는 말을 듣거나, 샤날이 '100시간을 서 있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할 때, 왜 모델이 그렇게 중요한지 잘 이해하지를 못했었는데...

 

마크 제이콥스의 다큐를 보고 이걸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패션쇼의 맨 앞 줄에 서 있는 모델들은, 디자이너 팀과 같이 밤샘을 하면서 현장에서 바로 옷을 입고 워킹을 한다. 즉... 처음부터 특정 모델을 위해서 옷이 만들어지는데, 그 느낌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마크 제이콥스가 뉴욕에 있던 시절에는 중심이 뉴욕으로 간다고 했다가, 마크 제이콥스가 파리로 가니까, 이제 뉴욕 자본이 파리 시장을 잠식한다는 말이 떠돌았었는데...

 

그 진실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지금 패션 시장의 맨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고, 소통을 하고, 그 아뜰리에 내에서 믿음을 만드는지, 아주 약간 이해를 하게 되었다.

 

샤넬은 다른 사람들하고 옷을 만드는 방식이 좀 달랐다고 한다. 노년에, 그녀가 옷을 만드는 과정 자체를 쇼로 만들어서 공개를 한 적이 있다는...

 

영화 <여배우>를 비롯해서 생산 과정으로서의 패션에 대한 영화나 다큐가 슬슬 유행할 기미를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가 그 과정을 진짜 손으로 보게 될 때는, 언제나 뒷북이다. 마크 제이콥스도, 이제는 약간 한 물 간 느낌이 든다. 새로운 유행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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