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 선생에 관한 다큐 <경계도시2>가 개봉관에서 상영을 하게 된다.

 

어찌어찌하다보니, 개봉일인 3월 18일, 압구정 CGV에 가기로 했다. 압구정 CGV는, 6년 전인가, 7년 전인가, <달마야 놀자>를 그곳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송두율 선생과는 딱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파리에서 공부할 때, 파리 유학생들을 보고 싶다고 해서, 몇 사람이 같이 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 홍성민 교수가 아마 그 때 같이 식사했던 사람 중의 한 명으로 기억이 나는데, 다른 사람들은, 내가 워낙 그런 걸 잘 기억을 못해서.

 

프랑스에는 학생회가 따로 없었는데, 몇 번 만들어볼려고 하다가, 귀찮다... 그냥 접어버린 적이 있었다. 파리의 유학생 사이에는 국립대학과 에꼴 나시오날 같은 데, 그러니까 정부에서 운영하는 대학에 다니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으로 나뉘는데. 이런 구분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지만, 이 사이에서 묘한 알력 관계가 있어서, 특별히 전공이 같거나 아니면 좀 넓게 만나는 경우가 아니라면 잘 만나지 않게 된다. 나는 한국 사람을 많이 만난 편은 아닌데, 박사 코스웍도 끝나고 논문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던 후반기에 학생회라도 하나 제대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송두율 선생을 만났던 것은, 그런 때였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없는데, 감자 얘기를 아주 오랫동안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송두율 선생은 감자 종류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고, 나는 장 밥티스트 세이의 책에 나왔던 감자 얘기와 아일랜드 얘기를 했던 것 같다.

 

송두율 사건이 생겼을 때에는 독일 유학생들이 워낙 열심히 손 걷고 나서서, 내가 할 일은 별로 없었다만.

 

송두율 선생의 사모님에 관해서는 상당히 관심이 있어서 좀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아마 3월에 마지막으로 정리하기로 생각하고 있는 문화경제학에는 도서관과 관련해서 사서에 관한 얘기가 별도의 절로 정리될 것인데, 여기에서 송두율 선생의 사모님과 그 유명한 탄원서에 관해서 애기를 좀 해볼려고 한다.

 

보르에스처럼 도서관 관장 출신들도 있지만, 푸코도 한참 공부할 때에는 도서관 사서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유럽에는 사서 출신 학자들이 많기도 하고, 또 사서가 되는 것을 꿈으로 생각하는 학자들도 많다.

 

한 때는 알레르기가 심해지기 전에는, 도서관의 전문 사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알레르기가 심해서, 도서관 안에서 책 먼지 맞으면서 그렇게 오래 있기가 어려워서 포기했다.

 

그 대신 아직도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꿈 하나가 가난한 10대 소녀들을 위한 수학 도서관 같은 것은, 언젠가 내가 가진 것들을 모두 정리하고 하나 만들고 싶기는 하다.

 

유럽에서 사서라는 직업이 어떤 직업이고, 얼마나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 위치에 있는가, 그 얘기를 하면서 송두율 선생 사모님 얘기를 좀 하려고 생각 중이다.

 

<경계도시2>는, 나에게는 일종의 기준이 되는 영화가 될 것 같다.

 

극장에서 개봉한 다큐 중에서 내가 가장 인상적으로 봤던 다큐는 <송환>이었다.

 

한국 다큐에 대해서는, 별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만. 여전히 지원이 많이 필요한데, 명박 정부 들어오면서 이래저래 탈탈 털려서, 가장 충격받은 장르가, 내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다큐와 에니메이션이다.

 

한 마디로...

 

아직나기 직전이다.

 

송두율 선생의 얘기는, 다큐로 친다면 특A급 관심도를 가지고 있는 얘기이다. 이게 개봉관에 걸리는 것, 그리고 어느 정도 관객의 들어오는지, 이게 또 다른 하나의 기준이 될 것 같다.

 

하바마스한테 배운 이런 좋은 철학자에 관한 얘기가 과연 얼마나 사람들을 모을 수 있을지, 궁금하게 지켜보는 중이다.

 

일단 배급은 시네마 '달'에서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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