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88만원 세대> 시리즈 디자인할 때, 후반부에 있던 책 중의 하나가 “방송과 언론의 경제학”이었다. 이래저래 사정이 생겨서, 시리즈를 마무리하지 못하게 되었다. 마침 그 시기 즈음에 종편이 생겨났는데, 종편 얘기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묻었다. 

한동안 잊고 있던 이 얘기가 다시 생각난 것은 kbs를 그만둔 이후의 최경영 유튜브에 가기 위해서 운전하고 가던 중이었다. 이제는 정말로 공중파와 유튜브 사이의 구분점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이런 변한 상황에 대해서 생각을 좀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도 생각이 정리된 것은 아니다. 한겨레 출판사에 계약을 해놓고 취소된 책이 하나 있는데, 내년 말쯤 이 주제를 다루면 어떨까, 그런 마음이다. 요즘은 아는 기자도 별로 없다. 그 동안 시간이 많이 지났고, 같이 작업했던 기자들이 때로는 은퇴하거나, 아주 나이가 많아졌다. 인터뷰도 새로 하고, 조사도 새로 하기는 해야 한다. 

전에 마지막으로 신문을 봤던 건 요미우리 영자판이었다. 처음에는 재밌게 봤었는데, 노안이 심해져서 신문 보기가 어려워졌다. 그래도 꽤 도움을 받아서, 아직 나오면 다시 볼 생각이다. 

한동안 신문을 안 보다가, 큰 애가 신문 보고 싶다고 해서 몇 달 전부터 다시 신문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요즘은 다시 신문을 안 본다. 신문 끊을까? 그래도 좋다고 했다. 잠시 생각을 해봤다. 제목이라도 보라고 했고, 둘째도 신문을 보라고 했다. 보겠다고 한다. 

그냥 혼자 생각을 해봤는데, 지금 어린이들은 신문을 대충 보는 것만으로도 그야말로 경쟁력이 생길 것 같았다. 얕은 속셈이다. 텍스트에 익숙해지는 것은, 미래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신문의 교육적 가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언론이 강한 나라가 선진국이다. 어떻게 다음 세대에게도 언론이 존재하는 사회를 물려줄 것인가, 이제 그런 고민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종이 신문이 주는 매력이 있지만, 종이로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다. 결국은 지불의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하여간 언론 문제를 본격적으로 돈의 관점에서 한 번 생각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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