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의 Timeless라는 단편영화 시사회에 다녀왔다.

 

20분짜리 단편 영화였지만, 나야 류승완 감독의 무조건 팬, 게다가 그는 그런 단편 영화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데, 안 갈 이유가 없었다.

 

아, 정두홍!

 

씨바.

 

정두홍은 요즘은 볼 때마다 눈물 난다. 언제 하반신 마비가 올지 모른다고 얼핏 들었는데, 연골이 빈 자리를 근육의 힘으로 버티는 중이라고 한다.

 

여전히 정두홍은  "너 왜 그래"라고 한 마디가 입에서 자꾸 튀어나올려고 하지만, 어쨌든 아주 조금, 짝패보다 아주 조금, 연기가 나아지기는 했다... 고 믿으려고 한다.

 

정두홍을 잘 알고 있으면, 정두홍을 본다는 이유만으로도 영화는 재밌게 볼 수 있고, 정두홍표 액션을 원껏 볼 수 있다. 그 날 것.

 

하여간 예전에 BMW가 그렇게 한 것처럼 모토로라에서 홍보용 영화에 대한 지원을 해준 것인데, 이게 해석이 좀 어렵다.

 

류승완 감독이 요즘 경제적으로 아주 어렵다고 들었는데, 모토로라 측에서는 영화 제작 과정에서 별로 신경 쓰이게 하지는 않았다는 후일담이고, 모토로라 측에서 들은 얘기로는 최대한 류승완 감독이 불편하지 않게 하도록 상당한 배려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짝패>에 나오는 대사대로, 강한 놈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 강한 것일지도 모른다. 한국 영화, 줄줄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고 사방에서 곡소리 튀어나오는 이즈음, 사무실 경상비를 대기 위해서 모토로라 손이라도 잡아야 하는 것에 대해서 뭐라고 할 처지는 아니고.

 

나는 극장에서 봤기 때문에 영화 감과 질은 아주 좋았고, 또 몇 가지 형식 실험 같은 것들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다. 돈 주고 봤으면 봤겠냐고 물으면. 대답이 애매할 수밖에 없는데, 나는 B급 영화나 보는 사람이라서, 아마 봤을 거고, 정두홍 나오면 또 무조건 본다.

 

일단은 나쁘지 않은 합작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이런 식의 모델이 어느 정도 일반화되고 보편화될 수 있을까, 그야말로 문화경제학이라는 눈에서 좀 복잡하게 생각을 해봤지만. 아직은 조금 더 지켜볼 일일 것 같다.

 

모토로라 클래식이라는 모델이 출시되면서, 모토로라를 모티브로 만들어본 영화인 셈이다.

 

(모토로라 홈페이지에서 공개되어 있어서 누구나 바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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