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애가 초등학교 들어간 이후로 하교가 몇 배로 힘들어졌다. 일단 학교와 어린이집 두 군데를 다니니까, 물리적으로도 두 배이기는 한데. 제일 힘든 건, 초등학교 앞에 차를 댈 수가 없으니까 말 그대로 불법주차. 불법주차 진짜 싫어해서 정말 하는 경우가 없는데, 인근에 유료주차장이고 뭐고, 정말 아무 것도 없다. 어린이집은 들어가서 데리고 나오는데, 초등학교는 나올 때까지 교문에서 기다리니까.. 좀 더 익숙해지면 괜찮아질까?
큰 애 끝나고 어린이집으로 가니까 둘째가 너무 늦게 온다고 뭐라고 한다. 오늘은 어린이집 먼저 들렀다 학교로 갔다. 사실 데리고 나오는 시간이 그 때 그 때 상황이 다르니까, 학교까지 딱 시간을 맞춰서 가기가 어려워서 10분 정도 여유를 둔다. 이번에는 큰 애가 자기 먼저 데리러 오면 안 되냐고.. 참, 그 맘 이해는 가는데, 그 정도는 니들이 좀 참아라.
딱 애들 데리러 나가는 시간이 보통 사무실 일과 마무리하는 시간이다. 업무용 전화하기 딱 좋은 시간. 엄청 전화 온다. 물론 한 통화 한 통화 다 사연이 있는 전화들이기는 한데, 몰려온다.
이제 좀 사회에 기여를 해야하는 거 아냐. 그냥 놀지만 말고?
별 악의 있는 얘기는 아닌데, 순간 혈압 빡.
네, 저는 사회에 이미 충분히 많이 기여했구요.
큰 애는 1교시 끝나고 우유를 주고, 점심 때까지가 너무너무 배가 고픈가 보다. 어린이집은 그 중간에 오전 간식 준다. 아침을 그냥, 죽어라고 먹는다. 그렇다고 중간에 혼자 먹으라고 간식을 챙겨주는 것도 이상하고. 적응해야지, 다들 그렇게 사는데.
내일은 건강보험에서 새로 팀장 임용되는 사람들 직장 민주주의 강연을 한다. 제천이다.. 이번 달까지는 그래도 아내가 육아휴직 중이라, 그래도 좀 여유가 있다. 다음 달부터는, 그냥 죽음이다. 방법 없다. 장모님 오시는 수밖에..
그리하여. 이미 약속된 것들 외에 추가로 뭘 더 하기는 물리적으로도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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