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에세이에서 뻔뻐니즘이라는 단어를 쓴 적이 있다. 책도 그렇지만 뭔가 만드는 일에는 다 공통적으로 이게 필요한 것 같다. 책은 대표적으로 그렇다. 공부해서 책을... 그렇게는 못 한다. 이미 아는 것을 쓰는 것이지, 그 때부터 공부해서, 그렇게는 못 한다. 공부는 평소에 그리고 작업 시작하기 전에. 책 쓰면서 할 수 있는 것은 몇 개 항목의 업데이트, 수치 작업과 확인 그리고 인터뷰를 통한 현실 검토, 그 정도다. 내 안에 이미 있고, 알고 있는 것을 쓰는 것이다. 책을 쓰면, 뭘 모르는지는 확실히 알게 된다. 쓸 수 없는 것은, 모르는 것이다. 아는 것만 쓰는 것이다. 아무도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 잠깐 뻔뻔해지는 수밖에 없다. 내가 제일 잘 알아, 뻔뻔하게. 만드는 것, 그것은 잠시 뻔뻐니즘 속으로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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