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씨를 뿌린다, 내꿈나라

 

대선 이후, 여기저기 어기적거리는 소리가 보통 아니다. 뭐,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소망하던 것들이 이렇게 되었으니 말이다. 나도 나와 관련된 많은 일들을 정리하고, 신변을 단촐하게 해놓았다. 약속도 없고, 계획도 없고.

 

정치권은 어렵고, 시민단체는 더 어렵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양쪽을 연결시키는 역할을 자임했던 시민단체, 내가 꿈꾸는 나라는 더 어렵다.

 

우여곡절 끝에, 이 단체의 공동대표를 맡기로 했고, 오늘 총회를 했다. 특별히 뭐 내가 대단한 것을 생각했거나 결심해서 그런 건 아니고, 조국 선생이 내려놓은 자리를 누군가 맡아야 하니까, 여전히 땜빵 인생인 셈이다.

 

하여튼  나도 얼마 전부터는, 꼭 내가 하고 싶은 것이나 하고자 하는 일만 할 수는 없는 처지가 되었다.

 

 

 

(김혜애 소장과는 그렇게 많은 일들을 같이 하면서도, 정작 소주 잔 한 번 정식으로 기울여본 적이 없다. 어쨌든 또 한 해를 같이!)

 

올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냐 싶기는 하지만, 지방선거와 관련된 준비에 관해서는 나도 조금은 손을 보태려고 한다. 그렇다고 뭐 거창한 그런 일은 아니고, 기초의원으로 출마하려는 사람들이 있으면, 조금씩 도우면서, 뭐 그 정도.

 

하여간 누군가는 씨를 뿌려야, 언젠가 또 추수가 가능하지 않겠나 싶다. 총회라고 하지만 정말 몇 사람 안 왔고, 몸은 없고 대가리만 있는 조직답게, 그야말로 대가리들만. 선배들만 있는 조직과도 같다.

 

"내가 하리, 이 나이에?"

 

언젠가 누군가 추수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오늘도 씨앗을 뿌린다. 삶은 멈추는 법이 없는 것처럼, 어쨌든 조금씩은 뭔가를 얹어야 할 것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조국 선생한테 받은 건 거의 없고, 해준 것만 많은 듯 싶어서 갑자기 억울한 생각이. 다음에는 소주라도 한 잔 찰지게 사달라고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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