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유쾌하고 쾌활한 사람이 있다면 아주 좋을 것 같다.
정혜윤이 그렇다.
도대체 저 종잡을 수 없고, 얼토당토 않은 일을 꾸며대는 괴물 덩어리가 어디서 튀어나왔을까?
약간 삐딱하면서도 사실은 정통파, 하여간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다.
직업은 라디오 PD로 알고 있지만, 그건 정혜윤의 1%도 설명해주지 않는 것 같고.
<세계가 두 번 진행되길 원한다면>, 여기에 나온 프롤로그가 정혜윤이 어떤 어린 시절을 보냈고, 어떻게 해서 이 명랑 덩어리 괴물이 튀어나오게 된 건가, 자세히 설명이 나온다.
아홉 페이지짜리 프롤로그는, 최소한 지난 10년 동안 한국에서 나온 책 중에서는 가장 웃기는 프롤로그이고, 가장 골 패는 프롤로그이다.
까마귀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미취학 아동의 좌충우돌기에서, 초등학교 하산 사건,
아마 다섯 번은 복통이 터지도록 웃었던 것 같다.
고전 소설에 대한 에세이는, 그야말로 이 프롤로그의 덤이다.
다른 건 몰라도, 정혜윤의 이 프롤로그 만큼은 책방에 서서라도 잠시 읽을 분량이니,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웃긴다는 게 무엇인가...
마치 웃기지 못하면 내 여기서 죽으리라,
그런 독헌 마음을 먹고 심혈을 기울여 쓴, 개그형 프롤로그!
정혜윤에게,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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