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연령을 16세로 낮추자는 얘기가 국힘에서 나왔다.
좀 지난 일이지만, 어느 신문사 대담에서 박원순 시장이랑 선거 얘기하다가, 선거 연령 문제로 한바탕 붙은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장기적으로 16세 정도로는 낮추어야 한다고 얘기했고, 박원순 시장은 말이 되는 얘기를 하라고 뭐라고 한 적이 있었다. 시민 단체 내에서는 내가 선거연령에 대해서는 가장 낮게, 가장 적극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워낙 한국에서는 ‘아이들’이라고 청소년은 물론 청년들까지 부르는 경향이 있고, 너무 오랫동안 미성숙한 인간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이게 청년들의 독립을 지체시키고 있다는 생각에서, 선거연령은 낮출 수 있는 한 낮추는 게 좋다고 주장을 했었다.
당시에는 새누리당 같은 보수 쪽에서는, 선거 너무 쉽게 치루려는 되도 않는 정치적 술책이라고들 했다. 나는 그런 생각은 없었다.
시대가 바뀌어서, 10대의 극우화가 진행되면서, 보수 쪽에서 먼저 선거 연령을 낮추자는 얘기가 나왔다. 두 가지 흐름이 있는데, 남학생들의 극우화는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는데, 여학생들의 경우는 양상과 속도가 좀 다르다. 20대 이상에서는 남성들이 극우로 갈수록 여성들은 더욱 진보로 갔는데, 이게 지금의 10대에서도 관철될 것인지는 명확하지는 않다. 혐오정치라는 관점에서, 중국을 증오하고, 외국인을 혐오하는 것에 대해서는 10대 여학생들도 상당히 적극적이라고 알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10대 청소년들의 남성이 먼저 극우화되고, 순차적으로 여학생들도 같은 경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정치만 보면, 민주당 입장에서는 반대할 것 같다. 당장 표가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건 단견이다.
현재 10대들은 정상적인 정치적 토론을 하거나, 훈련을 받을 기회가 거의 없다. 교육이 워낙 이상해져서 그렇게 되었고, 토론 교육 자체가 부재한 상황에서 생겨난 기현상이라고 본다. 그러다보니 유튜브 같은 데 많이 노출되고, 여러가지 생각을 순차적으로 비교해볼 가능성이 별로 없다.
보수가 이상해도, 정상적인 정당이 그래도 정식 방송이 아닌 유튜브에서 나오는 극단적인 주장보다는 좀 낫다. 그래도 1차적으로는 좀 걸러진다.
선거권이 내려가면, 지금의 사실상 무허가 정치 방송이 아니라, 정상적인 정당의 활동이 작동할 수 있게 된다. 고등학교에서 민주당 대표, 국민의힘 대표, 이렇게 각각 뽑고, 학생들을 대표하는 활동을 하는 게 이상한 것은 아니다. 청소년들의 정치적 활동을 금기시한 한국에서만 그런 것이지, 어지간한 나라들은 다 그렇게 한다.
지금의 정당들은 투표권 없는 청소년들에게는 큰 관심 없다. 정치 평론가들도 마찬가지다. 16세로 선거권 연령을 낮추면, 어쨌든 이들의 생각과 관심도 여론조사에 잡히고, 본격적으로 정당 정치가 작동하게 된다. 물론 보수 쪽에 유리할 것이다.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지금 투표권 연령을 낮추자고 하는 것이고.
10대들의 마음을 둘러싼 정당들의 정치, 사실 그게 정상적인 정치다. 그들이 집단적으로 극우화된다면, 그게 또 다른 하나의 현실이다. 그 속에서 자신들의 정치가 뭐가 좋고, 뭐가 우수한 것인지, 실제로 토론을 하면서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보수들이 선거 연령을 낮추는 것에 대해서 강력하게 반대했지만, 마침 그들이 이걸 제안한 상황, 더 먼 미래를 위해서 10대들의 정치 논쟁을 좀 더 밝고 정상적인 정치 훈련의 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그냥 지금처럼 방치하면, 결국은 혐오라는 정서 하나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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