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에게 자녀 조기 불법유학으로 시끄러워졌다. 중학교 3학년까지 마치지 않으면 조기 유학이 불가능했던 시절에 갔던 게 문제가 된 것 같다. 글쎄.

개인 형편상 조기 유학을 보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철학이 다를 수도 있고, 이상이 다를 수도 있고, 경제적 형편이 다를 수도 있고. 그걸 법적으로 막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말도 되지 않는 비용을 지불하면서 조기 유학 갈 필요가 없는 시스템을 정비하는 게 더 나은 것이 아니겠나 싶다.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그렇고.. 최소한의 기준이라면,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자녀 조기유학 보낸 사람이 고위 공직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자기 자식은 외국 사람으로 키우면서, 우리나라 정책에 무슨 진심이 있겠느냐 싶은 생각이. 자기 식구는 외국에서 살면서, 국민경제를 비롯한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게 과연 맞느냐, 그런 게 평소 생각이다. 물론 전문적인 분야로 들어가면, “흑묘 백묘” 같은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잘 하는 게 중요하지, 개인적인 삶이 뭐가 중요하냐, 그런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렇기는 한데.. 교육부 장관이 조기유학 보낸 사람일 수 있나 싶다. 자기 나라 교육 시스템을 불신해서 외국에서 교육시키는데, 무슨 교육을 하고, 정책을 하겠나 싶다. 이런 비슷한 얘기를 아주 오래 전 프랑스의 보수 쪽 외교관한테 들은 적이 있다. 프랑스도 부자들은 미국에서 공부시켜서 미국 영주권 가지면 어떨까, 그런 고민들을 하기는 한다. 사람 사는 데가 더 거기서 거기다. 그래도 그런 사람이 주요한 공직에 가면 곤란할 것 같다는 얘기를 사석에서 들었던 기억이 있다. 

다른 공직도 문제겠지만, 외교나 국제 업무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닌데 자녀 조기 유학을 보낸 사람이 교육부 장관이 되는 건 절대 안 된다. 국가라는 것도 일종의 공동체다. 같이 행복하고, 같이 고통 받으면서 정책도 나오고, 대안도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국민들에 대한, 그리고 학부모에 대한 최소한의 ‘매너’다. 너네들이 한국에서 자녀들 공부시키는 건, 순전히 돈이 없기 때문이 아니냐.. 이런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내는 건 좀, 메롱이다. 힘들어도 한국에서 자녀들과 지지고 볶는 학부모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고위 공직자의 인선은 방향성에 대한 메시지다. 우리나라의 행정 부처에서 장관 한 명이 잘 하면 뭘 얼마나 잘 하겠느냐. 밖에서 드러나는 공이 열 개면 있으면, 그 뒤에 일상적인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서 생겨나는 과가 스무 개인 게 현실이다. 진짜로 지나보니까 성과가 있는 장관은 매우 드물다. 시끄러운 데도 실제로 일도 잘 했던 장관은 진짜 별로 없다. 그래서 개인적인 성과보다 현실에서 더 중요한 것은 장관 등 고위 공직자 인선이 주는 방향성에 대한 메시지다. 

자녀 조기유학 한 교육부 장관 인선, 공직자 인선 메시지로는 개 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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