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까지로 코로나 격리는 끝났다. 크게 아픈 데는 없는데, 계속 잠이 온다. 시도 때도 없이 잤다. 오늘도 낮에 너무 졸려서, 또 잤다. 

우리 집 어린이들은 여전히 방학 중이고, 이번 주부터 태권도장을 다시 나가기 시작했다. 아내도 다시 출근을 시작했다. 

격리되는 중에, 잠이 많이 오는 것 말고는 딱히 힘든 것은 없었는데.. 우리 집에서 제일 더운 둘째 방에서 자는 게 가장 힘들었다. 더워도 너무 더웠다. 올해는 그 방에도 에어컨을 놓으려고 했는데, 내년에 좀 더 좋은 거 나오면 달기로 하고 한 해 미루었다. 우와. 더워서 정말 죽을 뻔. 

그 와중에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즐거운 얘기도, 그렇게 웃기는 얘기도 아니지만.. 다시 보니까 장면 하나하나가 그림 엽서 같다. 맥락도 없이 보케가 끝없이 잡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맥락 없이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가 엄청 온다. 80년 빈도, 100년 빈도, 통계로만 다루던 수치들이다. 100년 빈도, 200년 빈도, 이런 걸 가지고 논쟁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까마득해서 잘 기억도 안 난다. 100년 빈도 논쟁 같이하던 어떤 엔지니어가 결혼식 때 엄청 큰 돈을 보냈던 게 기억이 났다.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서인지, 이름도 기억이 안 난다. 고맙다는 얘기도 못 했다. 80년 빈도의 홍수.. mv가 100년 빈도로 4대강 설계하겠다고 했던 얘기가 잠시 기억이 났다. 

아직도 잠이 너무 많이 온다.. 계속 졸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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