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 당대표가 되었다.

격동의 시대가 되었다. 비유를 들자면, mb가 대통령 되는 것보다 더 큰 변화가 올 것 같다.

mb 때에는 전향을 고민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요즘은 그보다는 더 많은 것 같다. 아마 그보다 더 큰 변화가 올 것 같다.

정부 근처에서는 얼마 전부터 보험차원에서라도 보수 쪽 인사들에게 줄대고 인사하기가 벌써 시작된 걸로 알고 있다. 먹고 살아야 하니께!

이게 애당초 게임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이준석이 맘에 들든 맘에 안 들든, 그는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움직이려고 한 거의 여권 최초의 인사다. 이준석 앞에 있던, 그야말로 박정희 시절부터 이준석 전임자들은 다 정서적으로 얘기하고, 감정에 호소하려고 했다. "절 찍어주시면 대통령 되겠습니다", 그런 스타일로 얘기했다. JP는 굉장히 논리적인 사람이지만, 당에만 오면 정서적으로 얘기했다. 충청도 핫바지, 그렇게 감정을 자극하면서 정치를 했다. 이준석은 후보가 누가 되든, 룰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 이놈 민다, 저놈 민다, 아니다 내가 한다, 이렇게 얘기하지 않은 최초의 보수 정치인이다.

그 반대편은 어느덧 정서로 정치를 하는 집단이 되었다. YS 역풍을 만든 "우리가 남이가", 이게 민주당을 대표하는 문장이 되어버렸다. 팬데믹 시대, 우리가 남이가, 이런 게 안 먹힌다. 서로 다른 남들이 국가라는 공동의 장치를 공유하면서 한 사회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 이게 정치다.

새 시대가 온다. 물론 내가 사랑하지 않는 시대가 될 거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전향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고, 오늘부터는 진지하게 행동을 고민할 것이다. 논리와 감정의 전투, 익숙하지 않은 이 전선은 오늘부터 한국의 표준 전선이 되었다. 감정이 무서운 것은, 내려놓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논리와 부딪히면 이기기가 어려운 것이 선진국이다. 이준석은 선진국으로 갔고, 많은 사람들은 80년대에서 아직 나오지를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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