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서 팬데믹 관련 조찬 강연하기로 했다. 몇 주 전에 조찬 강연하고, 정말로 내 인생에 조찬은 없다고 다짐을 했는데.. 몇 주를 못 지켰다.

나에게 사회과학이란, 잠시 생각이 들었다.

올드매체와 신매체란 눈으로 보면, 책은 올드 중에서도 올드다. 사회과학 역시 얘기 중에서는 가장 오래되었고, 올드한 방식이다.

처음 책 쓰기 시작할 때 한국에서 사회과학 독자는 2만 명 정도 된다는 게 작업 가설이었다. 그래서 최대로 많이 보면, 내가 쓰는 책은 2만 명 정도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작업을 시작하였다.

나는 운이 좋은 경우였던 것 같다. 몇 권의 책은 이 정도 범위를 훨씬 넘어갔다. 사회과학 독자가 아닌 사람들도 책을 집어들어야 그런 일이 벌어진다.

지난 몇 년간, 한국의 사회과학 독자는 더 줄어들어서 만 명 내외 아닌가 싶다. 예전 같으면 2~3만 부는 거뜬히 넘어갈 것 같은 언론 노출을 보여준 문제작들도 비리비리, 크게 약진하지 못 한다.

전체적으로 위축되어 있다. 아니, 고사되는 중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런데 왜 나는 계속 이 일을 하고 있는가? 내가 버티고 있는 것은, 순전히 50권까지라는 종점이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벌써 그만두었을 것 같다. 세상 일을 냉정하게 보는 게 하는 일인데,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만 너그럽게 보지는 않을 것 아닌가? 나는 아주 야박하게 현실을 평가하는 게 습관이 된 사람이다.

그건 핑계고..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아직은 책 쓰는 것만큼 보람 있는 일을 아직 찾지 못했다. 팟캐스트나 방송을 중간에 접은 것은, 그 일은 짧게는 보람이 있지만, 길게 보람을 느끼기가 어려웠다. 내 스타일이 그렇다.

우리 편이 이기면 되고, 상대편이 지면 모든 일이 해결되는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사회과학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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