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C

좌파 에세이 2021. 9. 5. 13:52

dac는 digital-analogoe-converter이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이건 번역어가 없다.

cd에서 디지털 신호를 읽으면, 자체 dac로 디지털을 아날로그 소리로 전환시켜 주는 작은 장치가 내장되어 있다. 이 dac를 외부에서 하면 소리가 좋아, 아니 달라진다. 나는 예전부터 이렇게 들었다.

그런데 오래된 기기들을 새로 꺼내서 설치했는데, 내가 쓰던 dac가 완전 맛탱이가 간 사실을.. 다른 건 오래 되어도 고쳐가면서 쓰면 되는데, 이건 국산을 샀더니 고칠 데가 이제는 없게 되었다.

결국 부랴부랴 musical fidelity의 초미니 dac를 급히.. 내가 가진 인티가 뮤피 a3다. 뮤피 소리를 워낙 내가 좋아하기도 했고. 그래서 cd 문제는 해결.

다음에 해결한 문제가 블루투스. 윈도 10에서 aptx만 되고, aptx hd는 설정할 방법이 없는 듯 싶다. 블루투스 리시버와 송신기 다 사기로.. 결국 aptx hd 코덱 내장된 최신형으로 다 샀다. 이때부터 내가 뭔 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하여간 이래서 일단 cdp 문제와 블루투스 모두 해결.

근데 뮤피 dac에 광케이블이 두 개 들어간다. 블루투스 리시버에도 나름 자기들이 열심히 설계한 dac가 있다고 엄청 광고한다. 영국 회사다. 그런데 그 회사에서도 자기네 dac를 판다.

블루투스도 디지털 신호인 것은 마찬가지라서 외장 dac에서 처리할 수가 있다. 그래서 연결했는데, 이게 안 된다. 연결이 되면 신호 램프에서 파란 불이 들어오는데, 먹통이다.

며칠 동안 우울했다. 내가 물건을 잘 못 샀나, 아니면 설정이 틀렸나.. 이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머리를 쥐어 뜯는 며칠을 보냈다. 물론 소리는 잘 나오는데, 그래도 기왕에 산 dac를 블루투스에 연결해보는 일을 못 한다고 하니, 은근히 존심 상하고.

일요일 오전, 잠시 쉬는 김에 노는 광케이블 꺼내서 다시 시도..

별의별 짓을 다 했다. 블루투스 리시버 매뉴얼도 샅샅이 뒤져서, 이게 원래 자체 dac단을 거치도록만 되어 있고, 바이패스 하는 기능은 없는 물건인지.. 매뉴얼은 그렇게까지 자세하지 않다. 제조사 홈페이지도 뒤졌다.

안 되는가벼, 내가 아는 상식이랑 요즘 새로운 양식의 상식은 다른가벼.. 막 포기하고 커피 끓여서 글 고치려고 하는 순간.

블루투스 리시버를 껐다켰다. 그랬더니 테스트용으로 물려놓은 take five가 흘러나왔다. 오 예..

이유는 모르는데, 블루투스 리시버의 외부 송출 신호 아날로그와 디지털 변경 스위치가 껐다 켜야 활성화되는. 이런.. 이 정도 되는 최신식 디지털 기기에서도 껐다 켜야 하는 일이 ㅠㅠ.

하여간 컴 -> 블루투스 송신기 (사운드 블래스터 제품) -> 블루스터 수신기 (zen 제품) -> 외장 dac (뮤지컬 피델러티 제품), 요렇게 넘어가는 영 지랄맞은 조합이 발생하게 되었다.

스트리밍 음원을 이번에 전면적으로 flac으로 바꿨다. 이론적으로는 인간 가청 범위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그렇게 큰 변화가 느껴질 것은 아니기는 아닌데, 소리가 훨씬 더 단정해진다.

하여간 뮤피의 외장 dac가 불루투스 신호를 받는데 겨우겨우 성공하면서.. 2000년에 처음 뮤피 앰프 샀던 시절의 그 느낌이 아스라히 났다. 그때는 스피커가 jbl이었다. zen이라는 블루투스 리시버에 달려 있는 dac도 형편 없는 물건은 아니다. 그 소리도 괜찮았다. 사실 그게 별로였으면, 벌써 난리를 쳐서라도 해법을 찾아냈을 것인데, 그것도 들을만해서 그럭저럭 잘 듣고 있었다.

2001년이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어렵던 시기였다. 그때까지는 그냥 사운드 블래스터, 흔히 사블이라고 부르는 컴용 오디오 기기의 미니 기기들 가지고 듣고 있었다. 그때도 잘 들었다.

그 시절에는 국무조정 실장이 김호식이었다. 총리 이한동, 국무조정 실장 김호식 그리고 나중에 산업부 차관이 된 오영호가 국장이던 시절, 내 인생에서 상사 라인이 가장 잘 맞았던 시기였던 것 같다. 기후변화협약 2차 종합계획이라는 것을 그때 만들었다.

이한동이 대선 출마한다고 총리 그만두고, 장상 총리 서리가 오던 시기에 위의 라인들이 다 바뀌었다. 그 와중에 국무조정 실장으로 김진표가 오게 되었다.

그 시절에 돌아버릴 것 같은 마음으로 방황하다가 처음 산 것이 뮤지컬 피델러티 a3 앰프였다. (오래 되어서 내부가 꽤 부식된 놈을 이번에 다시 살렸다.)

그렇다고 주말에 음악을 들으면서 편하게 쉬었냐, 그런 건 아니다. 어머니가 일요일이면 빨리 결혼하라고 집으로 와서 달달 볶았다.

토요일 저녁에 일찍 자서 밤 12시에 출발해서 강진이나 목포 같은 데 갔다가 아침 먹고 돌아오는 주말 여행을 하면서 그 시간을 보냈다.

그 시절에 김진표와는 도저히 일을 못 하겠다고 판단을 하고, 사직서를 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때 썼던 앰프가 뮤피다.

그렇게 해서 총리실 근무를 마쳤고, 사람들이 조언해준 대로, 바로 그만두지는 않고, 좀 있다가 그만두는..

에너지관리공단은 다음 해에 사직서를 냈다. 그 사이에 김진표는 노무현 정부의 인수위원회를 쥐락펴락했다. 인수위원회에 산업계 자문을 해달라고 연락이 왔는데.. 니미럴, 나중에 명박 때 차관을 하게 되는 양반 통해서 연락이 왔다. 싫어요, 그리고 3월에 사직서 내고, 월급쟁이 시절을 정리했다.

그리고는 2001년에 뮤피로 음악을 들으면서 결정한 대로, 거의 그 시절의 설계대로 20년을 살았다. 책 쓸 준비는 3년 동안 하고, 2005년에 첫 책이 나왔다. 유일하게 설계대로 안 된 건, 아내와의 결혼이다. 아내는 정부 기관 부장하고 결혼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그만두면서 소득이 없는 시기를 몇 년을 보냈더니.. 아내는 고생 엄청 했다.

뮤피 dac를 통과하고 나니까, 2001년에 총리실 그만두기로 마음을 먹던 시절에 들었던 그 소리결이 흘러나왔다. 일요일 아침, 오래된 재즈 틀어놓으니까, 20년을 거슬려, 나에게 너무 익숙한 그 뮤피의 소리가..

dac는 보통의 경우 칩 하나로 처리되는 일이다. 컴으로 cd 들으면 당연히 이렇게 처리하는데, 나도 사무실에 있을 때에는 이렇게 컴 cd로 이어폰 끼고 음악 잘 들었다. 그걸 별도의 외장 dac로 바뀌면, 소리가 엄청 좋아지느냐.,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아날로그의 세계로 들어오면, 소리결이 바뀌기는 한다. 그때부터는 그냥 취향의 세계다.

셋팅 클리어.. 이렇게 해놓고 제일 처음 들은 노래가 엘라 피츠제럴드의 lullaby of birdland. 이 오래된 녹음을 꼭 이렇게까지 해놓고 들을 필요가 있느냐.. 그것 참 답하기 어렵다.

드는 김에 빌리 할러데이, 이런 거 몇 곡 듣고 나니까, 생각이 좀 차분해졌다.

좌파 에세이에서 일단 뺐던 박현채, 정운영 얘기 등 오래된 좌파들의 노스탈지아에 관한 얘기를 다시 넣기로 했다.

지금 좁은 고양이랑 같이 쓰는 방에는 턴테이블 놓을 자리도 없어서, lp는 당분간 쓰기 어렵다. 그 대신 그래도 무손실 음원에 가까운 flac으로 바꾸면서, 윈도 10이 제공하지 않는 aptx hd 코덱을 쓰기 위해서 몇 주간 생난리를 쳤다.

내 안에서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한 것들, 나를 움직이게 만든 것들, 그런 얘기가 빠지면 결국 내 안의 완결성이 무너진다. 나도 감동하지 못하는 얘기가 누구 마음에 다가가겠느냐,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한 얘기들, 내가 멋지다고 생각한 얘기들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좌파가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내가 얼마나 더 살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남은 시간 동안에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서 조금은 더 생각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dac 하나를 놓고 생나리를 치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삶,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을 까먹었다는 생각이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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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ㅁㄴㅇㄹㅁㄴㅇㄹ 2021.09.05 21: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는 좌파가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ㅋㅋㅋㅋ

    재밌네요. 언론중재법 통과시키려는 거 보면 아릅답죠 ㅋㅋ

  2. KN 2021.09.07 14: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는 그래도 우쌤이 좋아^^

  3. Favicon of https://kdjcomputer.tistory.com BlogIcon kdj 2021.09.08 12: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구독해요~

좌파 에세이 수정 중이다. 앞부분을 불편하게 생각하거나, 재미 없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어렵다고 하는 사람들이 좀 있어서, 앞부분을 가능한 한 슬림하게 만드는 중이다. 

눈물을 머금고 1장 끝에 나오는 ‘빨간색 아반떼’ 절 하나를 통으로 들어냈다. 프랑스 공산당 얘기와 로베르 위가 거기 들어가 있고, 박현채와 정운영 얘기도 거기 있었다. 로베르 위 얘기는 재밌기는 한데, 한국에서는 익숙한 얘기도 아니고, 좀 슬픈 얘기이기도 하다. 내 책 인생에서 한 번쯤은 박현채 선생과 정운영 선생에 대한 얘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는 있었는데, 여기가 딱 그 자리라고 생각했다. 

자리는 거기가 맞기는 한데, 좌파 얘기도 버거운데, 박현채는 또 누구고, 정운영은 또 누구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눈물을 머금고 빼기로 했다. 

벽에 대고 얘기하는 기분이다. 그래도 벽에 대한 예의를 갖춘다는 마음으로, 벽에 대해 얘기할 때에는 정말 최소한의 얘기만을.. 

그렇게 책으로 치면 15페이지 정도를 한 방에 들어냈다. 채식주의 얘기도 거기 들어가 있었는데, 이건 나중에 뒤에서 진짜로 채식주의를 좀 키워서 넣는 걸로. 아 참, 카톨릭과 기독교 얘기도 거기 들어가 있었는데.. 모르겠다. 내가 지금 카톨릭 얘기까지 다룰 처지는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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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ㅁㄴㅇㄹㅁㄴㅇㄹ 2021.09.02 19: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 제발.... 언론중재법에 대해서 좀 이야기 해주세요. 야채 먹는게 중요한가요??? UN에서도 머라고 했잖아요. 제발 부탁드릴게요.

    그 무엇보다도 진정한 좌파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선생님 제발요.

    un에라도 따끔하게 한마디 해주세요

  2. 2021.09.03 09: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어후~ 2021.09.03 1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가 징징이 궐기대회 하는 곳 맞죠?
    휴 어렵게 찾았네~

좌파 에세이는 이전에는 없던 종류의 책이다. 좌파라는 얘기 자체가 희소한 시대가 되어서. 

전체적으로 튜닝 작업을 좀 할 생각인데, 아마 가을에는 나오게 될 것 같다. 쓰기는 즐겁게 썼는데, 막상 책 나올 단계로 접어드니까 겁부터 난다. 누가 이 책을 볼까, 그러면 쉽게 답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팬데믹 상황이라서 해볼 수 있는 게 너무 없다. 그렇다고 큰 출판사라서 대대적으로 홍보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고민고민하다가 이번에는 추천사를 좀 받기로 했다. 좌파 얘기인데, 메인 모티브가 10대다. 

중학교 남녀 학생, 고등학교 남녀 학생 그리고 주부, 그렇게 추천사를 받을 생각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의견이 나오면, 원고에도 좀 반영을 하고. 

책 시장 자체가 워낙 어려운 데다가, 좌파 얘기 같은 게 어디 먹힐 구석이 아무리 살펴봐도 한 군데도 없다. 이게 완전히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다. 보수와 진보로 구성된 한국 사회에서 좌파라니! 

하여간 나를 낮추는 것에서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보통 추천사는 좀 더 권위있는 사람에게 뭐라도 한 마디 받아서 권위를 높이려고 할 때 쓴다. 내가 지금 이 시점에 뭔 권위가 있겠나. 앞으로도 10대와 관련된 책을 몇 권 쓸 계획이 있어서, 이래저래 학생들 중에서 이 책 추천할 사람이 있으면 그걸로 추천사를 가름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게 좌파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에 대한 얘기가 뭐겠나? 영광스러운 지난 날들에 대한 것을 과감히 잊고, 아직 오지 않은 시간에 대한 고민을 하고, 뭐라도 돌파하기 위한 일들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야말로 몸부림을 치는 중이다. 그래도 해보지 않은 시도들을 하면서, 그 과정을 나름대로는 즐기려고 한다. 몸을 낮추고 더 낮추고, 그래서 땅바닥에 귀를 대고 사람들이 걸어가면서 내는 소리라도 들으려고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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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에세이, 마지막 순간에 '들어가는 말' 썼다. 원래는 인토로 없이 바로 버나드 쇼 얘기로 들어가면서 시작하는 게 좋았었는데, 다시 한 번 보니까 뭔가 앞에 들어가는 게 있어도 좋을 것 같았다. 중2병 아들과 갱년기 엄마의 말다툼을 모티브로 서문 끝냈다. 

마지막으로 책을 덮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감수해야 할 일이기는 한데, 좌파라는 얘기는 공개적으로 안 쓰는 게 편안한 삶을 위해서는 더 좋다는 것. 그냥 무난하고 편안하게 사는 방법들이 많은데, 그렇게 살지 않았다. 꼭 그럴 필요가 있나 싶지만, 뒤돌아서 생각해보니까 그냥 나는 그렇게 태어난 것 같다. 그렇게 생겨먹은 걸 어쩌겠나 싶다. 

써놓고 보니까 좌파 얘기는 텍스트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내용을 유튜브나 혹은 라디오 같은 형식으로 얘기하면, 완전 미친 놈 떠드는 소리처럼 보였을 것이다. 별로 자극적이지도 않고. 그렇지만 이게 텍스트 형식이 되고, 예전 얘기와 지금 얘기가 얽혀서 나가면, 머리를 자꾸 자극하게 된다. 딱딱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고, 찬란했던 역사 얘기만 하는 복고풍의 훈고학처럼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신경을 좀 썼다. 

어쨌든 이게 40 번째 책이다. 정세균 책까지 해서 올해 세 번째 책인데, 연내에 한 권 더 나올 계획이다. 젠더 경제학은 좌파 에세이랑 내용이 많이 겹쳐서, 내년으로 좀 사이를 떼는 걸로, 뒤로 미루었다. 

아마 후년 말 정도면 50권이 어느 정도 가시점에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 거기까지는 일단 가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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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서의 좌파 생활'이라고 제목을 정해놓고, 어떻게 얘기를 시작해야 할지 도통 감이 오지 않아서 헤매고 있는 중이다. 제목만 써놓고 새벽 세 시부터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제목 지우고 다른 거로 써보고, 그러다 그냥 잤다. 그새 애들하고 수영장도 갔다 오고, 짜장면집도 갔다 왔는데, 새벽 4시에 긴가민가하는 그 상태에서 변한 게 없다. 

원래 제목은 '재미 없는 건 못한다'였다. 그런데 악플 달고 키득키득거리는 사람들 생각하니, 어떤 사람들에게는 남 욕하는 것만큼 재밌는 것도 없는 듯하고.

처음에 감성적으로만 구조를 잡았을 때에는 원래 이 위치쯤에는 1차 세계대전 앞두고 로자 룩셈부르크가 군인들에게 맞아죽는 얘기를 쓸까 했었다. 그런데 결국 빼기로 했다. 맞아죽고, 도끼맞아 죽고, 총 맞아 죽은 사람들, 좌파 얘기에는 그런 얘기들이 너무 많다. 나는 전쟁하지 말자고 말했다가 길거리에서 맞아 죽은 로자 룩셈부르크 얘기가 너무 충격적이었고, 그 인상이 오래 갔다. 그런데 지금의 20대에게도 그 얘기가 뭐 느끼게 하는 바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평화에 대해서 엄청 강조하는 책이 될 것도 아니라서, 논리적으로 딱 그 얘기가 맞아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쉬운 얘기를 쓰는 게 더 어렵고, 오히려 논리적으로 잘 구성된 얘기는 오히려 쉽다. 그리고 맨 땅에 헤딩하는 건, 그냥 죽을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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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적조 2021.07.31 1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벽화 그리는 취미라도....

 

양궁 선수의 숏컷에 대해서 페미니즘이라고 막 뭐라고 하는 걸 보면서, 이건 좀 이념 과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야말로 남이사.. 
숏컷 원조는 오드리 햅번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햅번룩이 세상을 휩쓸던 시절이. 배우 오드리 또뜨처럼 그 시절에 태어난 많은 여자 아이들에게 부모들이 기꺼이 오드리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던. 
운동 선수의 헤어 스타일까지 뭐라고 하는 건, 좀 나가도 너무 나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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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ㅁㄴㅇㄹㅁㄴㅇㄹ 2021.07.29 20: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헤어스탈이 문제가 아니라 단어가 문제여서 그렇습니다. 진짜 오팔육 너무 모르네요

  2. 조적조 2021.07.30 21: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선수가 sns에 대깨문 어쩌구 썼으면 어떤 상황이 됐을지 궁금함.

  3. 먹이를 찾아 인터넷을 헤매는~ 2021.07.30 22: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날씨가 넘 더워 그런가..
    아님 열등감 쩔은 방구석 개그맨들인가.
    설마 초딩들은 아닐테고.

 

"내가 죽거든 어떤 종류의 의식이나 추도식도 없이 최대한 빨리, 비용을 들이지 말고 화장해주기 바란다. 재는 바다에 뿌리거나 바다로 흘러갈 작은 시냇물에 뿌리기 바란다. 어떤 종류나 성격의 것이든 나를 회고하거나 나의 이름을 적은 비석·석판·비명·기념물을 언제 어디서나 세우지 말기 바란다. 사망기사·회고록·초상화·전기·편지들은 인쇄되거나 발간되지 않기를 바라며 또 복사해서 유통시키지 않기 바란다."

1929년 베블런의 유서. 깔끔하다. 그는 살아서 미국경제학회 학회장 자리도 거부했다. "나에게 이 자리가 정말로 필요할 때, 이 자리는 나를 외면하였다."

학위 논문 쓸때 베블런의 글들을 많이 인용하기도 했고, 또 많이 보기도 했다. 베블런의 삶이 나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나도 죽을 때에는 베블런처럼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조용히 사라지도록.

그의 유골은 태평양에 뿌려졌지만.. 100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글들은 여전히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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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다중들은 가부장제의 판을 습곡·침강·절단·붕괴시키는 고도의 실천 전략들을 펼쳐내는 동시에 우리의 욕망과 존재, 인식과 가치라는 다각적 요소들을 수평적 관계망 안에서 유연하고 다채로운 방식으로 결합·접속·배치시키는 새로운 '조성의 판(plan de consistance)'을 길어 올리면서 새로운 시대를 격발시키는 혁명의 추동체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탈코르셋 선언> 읽는 중인데, 다이어트와 화장 거부 얘기를 하는데 뭔 놈의 글이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20년 전에 흔히 보던 스타일의 글 읽는 것 같다. 보르디외의 아비투스 얘기하는 것까지는 이해를 하겠는데, 이 정도 얘기를 하기 위해서 들레쥬를 이렇게까지 가지고 올 필요가 있나 싶고.. 얼핏얼핏 네그리 용어도 보이는 것 같다. 혁명을 하자는 일종의 선언이기는 한데, 말이 이렇게 어려워서야 누가 알아먹겠나 싶다. 20세기 후반부에 윤소영 선생하고 과천 연구소, '과대망상 천방지축' 연구소에서 같이 네그리 읽던 시절이 생각난다. 나는 데리다, 들레쥬 혹은 네그리는 20세기에 두고 21세기로 왔다. 가끔 데리다 얘기는 하기는 하지만. 권위에 대한 의존 그것도 정확히 잘 맞지도 않는 개념에 대한 의존이 너무 강한 것 같다. '다중'이라고 하면 듣는 '다중'이 못 알아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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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웃기는 아방가르드 2021.07.26 15: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머리로 운동하는 부류들이 늘 저지르는
    즈그들만의 혁명이죠.

좌파 에세이 4장 설계 – 취미로서의 좌파 생활

정치 / 재미 / 미래

좌파 에세이는 4장으로 구성되고, 3장까지는 각 장마다 다섯 개의 글이 들어간다. 좀 긴 것도 있고, 상대적으로 좀 짧은 것도 있고.

이제 4장을 쓰고 마무리를 지을 순간이 왔다. 4장의 제목은 ‘취미로서의 좌파 생활’로 하려고 한다. 글 쓰기 시작하면서 이건 아주 초기에 결정된 제목이다.

앞의 글들이 덩치가 있는 것들이라서, 4장은 훨씬 더 가볍게 갈 생각이다. 형식적으로도, 5개씩 들어간 앞의 장들과 달리, 3개의 글로 좀 줄일 생각이다.

세 개의 글은 정치/재미/미래, 이 세 개의 주제를 가지고 쓰려고 한다.

나중에 진짜로 쓰기 시작하면서 제목은 바뀔 수 있는데, 일단 뭔가 쓰기 위해서 잡아놓은 제목은..

1. 취미로도 괜찮아

2. 재미 없는 건 참을 수 없다

3. 좌파의 미래를 위하여

요렇게 해놓았다. 사실 이게 내 마음에 있는 얘기이기도 하다. 너무 인상 쓰고 목숨 거는 것도 이제는 별로다. 그래도 재미가 없으면 안 된다. 어떤 의미로든 재미가 느껴지지 않는 일은 하기가 싫다. 그렇다고 해서 미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고, 개인으로서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그게 미래에 관한 이야기다.

좌파 에세이, 이제 슬슬 마무리로 들어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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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애들하고 놀아주다 보니까,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다. 인생이라는 게 뭐가 있겠냐. 그냥 나도 마음 가는 데로 살려고 한다.

진짜 간만에 베토벤 교향곡 5번을 들었다. 고등학교 1학년, 2학년,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을 잠시. 내 인생에 베토벤 가장 열심히 듣던 시절이다. 락을 죽어라고 듣던 시절이기도 하고. 뭔지도 모르면서도 아이언 메이든 열심히 들었던 것도 그 시절이기도 하고.

좌파 에세이 쓰면서, 이것저것 여러 사람들 눈초리가 생각이 나는데..

베토벤 듣다가 보니까, 그냥 내 마음 가는 대로 마무리를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에세이가 그런 거 아니겠냐는 생각이.

서른 살 넘어가면서 베토벤 보다는 슈베르트를 훨씬 많이 들었다. 뭔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중학교 때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듣던 슈베르트 가곡들이 나이를 처먹고 나니까, 어느 날 진짜 가슴 속에 절절하게 느껴지고는 했던. 베토벤, 딱딱해서 못 듣겠다, 그러던 순간도.

진짜 간만에 베토벤 운명 들으니까, 중학교 2학년 때 생각이 겁나게 났다. 그때는 내가 어떤 인생을 살지, 전혀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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