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원고와 결론을 수정한 팬데믹 경제학 최종 원고를 끝냈다. 요즘 누가 책을 본다고 그렇게 책을 쓰느냐, 그런 얘기를 종종 듣는다. 그렇기는 하지만, 방송은 그 시기에 가장 핫한 얘기 1회성으로 다루고 넘어가는 것 이상은 하기 힘들다. 언론의 기획 기사도 깊이는 들어갈 수 있어도, 종합적으로 사태를 다루기는 힘들다. 한 사건을 일정한 깊이 이상으로 넓게 볼 수 있는 매체는 여전히 책이다.

이번의 팬데믹 경제는 내가 책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가장 애먹었던 책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팔리지 않아서 힘들었던 책들은 좀 있었는데, 쓰는 것 자체가 힘들어서 이렇게 애를 먹었던 책은 처음이다. 책 말고도 주변 여건이 너무 복잡하고 힘들었다.

지난 몇 달간 진짜 이를 악물고 버텼다. 팬데믹 상황에서 팬데믹에 대한 얘기를 하기,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그렇다고 애들이 협조를 하냐, 절대 그런 거 없다.

방학 중에 끝낼 생각이었는데, 이런저런 일들이 겹쳐서 그새 개강을 했고, 벌써 학기도 절반이나 지나갔다. 낮은 걸음걸이로, 조금씩 조금씩.

사회과학책만 기준으로 하면, 10대를 위한 독서 책이 여름 후반부부터 작업을 시작할 것이고, 그게 끝나면 젠더 경제학 작업을 할 예정이다. 그 틈틈이 빨갱이 에세이를 몇 달에 걸쳐서 조금씩 쓸 생각이고.

어떻게든 필라델피아에 갈 수 있으면 도서관 경제학을 올해 시작하려고 했었는데, 아마도 미국은 올해에도 가기 어려울 것 같다.

내년까지 밀린 책들 어느 정도 정리하고 나면 '한중일 경제학' 준비 모드로 넘어가려고 한다. 50권을 채우려고 지난 몇 년간 계속 책을 쓴 건데, 몇 년 전부터 이 책을 마지막 책으로 하려고 했었다. 준비 기간이 좀 오래 걸릴 것 같다.

지인들이 북경에 있는데, 간만에 북경도 좀 다녀오고.. 준비하면서 일본에 좀 길게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정 내 실력으로 딸리면 중국과 일본의 주요 인사들 인터뷰를 할 생각도 있다. 그 전에 출판사 관련된 일들을 좀 정리정돈을 하려는 것은.. 출판사에 돈을 좀 벌어줘야 몇 년이 될 이 큰 일에 연구자금을 좀 투입할 수 있을 거라서.

나도 학자 생명의 마지막을 건 일이라서, 숨 크게 쉬고 여유 있게 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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