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하고 슈퍼 갔는데, 별 거 안 집었는데, 8만6천 원 나왔다. 무슨 법칙처럼, 대개 슈퍼 가면 요 정도 돈이 나온다. 빵집 가서 애들 간식용 빵 몇 개 집어들고 나니, 얄짤 없이 10만 원 채운다.
몇 년째 슈퍼 가면 8만원 좀 넘은 선에서 돈을 쓰고 온다. 그 사이 가끔 집어들던 살라미도 안 사게 되었고, 심심하면 집어들던 까망메르도 안 집게 되고. 오늘은 심지어 포도주도 내려놓았다.
점점 더 애들 먹는 음식과 간식 위주로 집어드는 게 바뀌었다. 오늘은 큰 애가 처음으로 바나나 칩 먹고 싶단다. 비싸면 안 사도 된다고는 했는데.. 내 기억으로는 저거 사달라고 한 게 처음이다. 집어들었다.
슈퍼 이제 혼자 가야겠다. 나도 좀 먹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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