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애가 며칠째 학교 갔다 오면 색종이로 표창을 진짜 공장처럼 수북이 만들어 놓았다. 얘기를 들어보니까 친구들이 돈을 모아서 이걸 사려고 한다고..

"친구한테는 돈 받는 거 아니고, 그냥 선물하는 거야."

그랬더니 실망한 얼굴로, 제일 안 좋은 걸 준다고 한다.

"친구한네 선물할 때는, 제일 좋은 거 주는 거야. 니 친구도 너한테 포켓몬 카드 선물했잖아."

선물이 아니고, 그냥 바꾼거랜다. 아차. 포켓문 카드 선물은 둘째가 받은 거다.

"어쨌든 친구들끼리 돈 주고 받고 하면 안 돼. 저번에 혼났지?"

작년에 애들끼리 돈 꿔주고 받고 하다가 급기야 둘째 용돈까지 받아들고 나가서 레고 사왔다가, tv 한 달 동안 시청금지하는 벌을 받은 적이 있었다.

남자 애들의 세계는 거칠다. 초등학교 2학년 후반부쯤 되니까, 돈이 오고 가고, 거래가 벌어진다.

여고생들 분식 집에서 밥 먹고 나면 한 명씩 칼 같이 자기 카드를 내는 걸 종종 본다. 자주 보기는 하는데, 문화적으로는 아직도 적응이 잘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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