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막무가내로 우기는 거 읽다 보니까 문득 이혜훈 생각 났다. 예전에 이혜훈과는 토론도 많이 했고, 논쟁도 많이 했었다. 서초구 동네 사정을 반영한 부동산 주장 외에는 상당한 수준 의견 접근이 가능했었다. 가끔 이혜훈과는 토론 방송 같은 거 하다 보면, 나랑 이혜훈의 의견이 같고, 오히려 민주당 쪽 사람들 의견이 다른 경우도 발생하기도 하고. 총론이 달라도, 세부적인 문제에서 기술적으로는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이재오라면 사람들이 학을 떼겠지만, 국회토론회에서 이재오랑 같은 편 먹고, 같은 입장에서 발제한 적도 있었다. 골프장 반대할 때 그랬다. 4대강 때에는 완전히 갈라져서 죽어라고 논쟁하기는 했었지만 말이다.
홍준표와는 오히려 비슷한 부분이 더 많다. 반값 아파트 추진하던 시절의 홍준표는 보수 내에서 가장 강력한 개혁파였다.
'노룩 패스'로 초등학생도 다 아는 셀럽의 반열에 오른 김무성은 MB 시절, 협동조합기본법을 대표발의하였다. 그냥 우기기만 하는 인생을 산 사람은 아니다.
한국에서 내가 현장에서 보수들을 지켜본 게 25년 정도 되는 것 같다. 이혜훈과 비교하면, 확실히 윤희숙은 돌연변이다. 김문수도 일부 논의를 제외하면 이 정도로 막무가내는 아니었다.
그리고 전태일 정도 되면 최소한의 예의는 지켰던 것 같다. 전태일, 박종철, 이한열 같이, 일단 고개 한 번 같이 숙여서 묵념하고 들어가는 열사들이 있다. 생각이야 어떻든, 독립운동했던 분들에게 머리 한 번 숙이고 시작하는 것처럼, 전태일 정도면 피차 머리 한 번 숙이고 경의를 표하면서 논쟁을 시작한 것 같다. "이게 전태일 정신이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들어가는 사람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이혜훈, 김무성, 유승민 같은 사람과 비교하면..
윤희숙은, "괴물이 나타났다", 요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게 전태일 정신이다", 이렇게 마구잡이로 우기는 보수는 아직 한국에는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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