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같은 며칠을 보내고, 이별도 마무리하고..

마음이 아프다. 모든 이별은 다 마음이 아프다.

살면서 늘 욕 먹으면서 산다.

삼성 쪽 사람들에게 너무 아픈 얘기한다고 하면서 욕 먹고, 현대 쪽 사람들에게 그래도 너도 우리 ob 아니냐, 욕 먹고.

보수 쪽 사람들에게는 맨날 약점만 후벼판다고 욕 먹고. 전직 총리 한 명이, 내가 제일 싫었다고, 그런 얘기 들으면서 산다.

민주당 사람들에게도 욕 먹는다. 대충대충 넘어가지, 꼭 그렇게 헛점을 짚느냐, 욕 먹는다.

하다 못해 정의당 사람들에게도 욕 먹는다. 그렇게 잘 할 수 있으면, 니가 좀 하지 그래.

한 걸 가지고도 욕 먹고, 하지 않은 걸 가지고도 욕 먹는다.

남자들한테는 남자들 약점 자꾸 드러내게 한다고 욕 먹고, 여자들한테는 가정 얘기 너무 많이 한다고 욕 먹는다.

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얘기들로 욕 먹는다.

원래 '갈래치기'라고 정치에서 흔히 쓰는, 절반한테는 욕 먹지만 절반을 우리 편으로 하는 전법.. 그딴 게 난 체질상 싫다.

한 거 가지고 욕 먹을 때에도 참고, 하지 않은 거 가지고 욕 먹을 때에도 참는다.

이유는 별 거 아니다. 귀찮아서..

진짜로 내가 게으른 스타일이다. 천성이 그렇게 타고 태어났다.

별의별 욕을 다 먹어도 크게 뭐라고 안 하는 건..

나중에 내 인생은 진짜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하려고 한 삶이었다, 그 한 마디를 하고 싶어서 그런 건지도 모른다.

정의, 민주주의, 진리, 그딴 어려운 건 잘 모른다. 그렇지만 누가 힘든지,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금방 알 수 있다.

내 책에서도 나쁜 놈에 대해서 얘기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 나쁜 놈 다 잡으면 세상 좋아진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넘버 3 원칙 같은 거. 나쁜 짓 할 나쁜 넘 후보는 세상에 정말 많다.

김상조를 대통령에게 소개한 사람이 나였다. 그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지, 정말 몰랐다.

나쁜 넘은 아무리 분석해도 나는 잘 모르겠다. 50이 넘으니까 안 그랬던 사람이 나쁜 넘 자리에 가고, 그런 일을 하는 걸 종종 보게 되었다.

아마 내 인생에 김상조와 다시 술잔을 들게 될 일은 없을 것 같다.

아주 나중에라도, 용서하고 말고, 그런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누가 누구를 용서하고, 그럴 권능과 권리가 있겠는가.

그렇지만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희망을 같이 얘기하고 술을 기울이지는 않을 것 같다.

그렇게는 못할 것 같다.

평생을 어려운 처지에 처한 사람들이 덜 힘들게 하기 위해서 노력한 삶이라면, 난 그 삶을 영광스럽게 생각할 것 같다.

진리? 20대에는 진리를 찾아헤매던 적이 내 인생에도 있었던 것 같다.

이제 내가 알 수 있는 진리는 e=mc스퀘어, 그런 거 외에는 잘 모르겠다.

이제 사람을 추천하고, 그런 일도 그만 하려고 한다. 그딴 거, 필요 없다.

내가 살아가는 한, 이 사회의 최전선에서 힘겹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고민하고 노력하고..

그걸로 충분하다.

보상은 필요 없다.

세상이 조금이라도 좋아지거나, 아니면 조금이라도 천천히 나빠진다면, 그걸로 행복하다..

(오늘 며칠만에 술을 마시기 위해서, 내가 술을 마셔도 되는 별 개떡 같은 이유를 찾기 위해서 몸부림 중..)

'책에 대한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후회하지 않는 삶..  (3) 2020.06.03
다시 대학생이 되었을 때..  (3) 2020.05.31
궁상은 나의 힘..  (2) 2020.05.26
다시 골목길로..  (0) 2020.05.23
홍성에서 열린 비정규직 노조 행사..  (0) 2020.05.22
Posted by retir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