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때는 둘째랑 약속한 대로 칼국수를 끓였다. 둘째는 칼국수 안 먹는데, 어린이집에서 한 번 먹어봤다고 시도해보겠단다. 둘째는 입 겁나게 짧다.

물론 밀가루 밀어서 만든 건 아니고, 그냥 생면 사다가. 그래도 둘째한테 처음 해주는 칼국수라서 공은 엄청 들였다.

멸치 등 국물 먼저 내고, 당근이랑 호박도 엄청 넣었다. 냉동 새우살도 한 봉지 전부, 생조갯살 사온 것도 다 때려넣었다.

생면 칼국수는 녹말이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그냥 같이 넣고 끓이면 맛도 그렇지만 분량이 감당하기 어렵다. 따로 끓여서 찬물로 헹구었다.

처음에 둘째랑 한 약속이 국물은 안 먹고 면만 먹는다는 거여서, 헹군 칼국수 면만 가지고 토렴하듯이 국물에 담갔다가 찬 기운은 빼고.

그리고 나서 국물은 떠 먹으라고 따로 한 그릇 줬는데..

면만 한 번 먹더니, 다시 국물에 말았다. 그리고 한 그릇 뚝딱.

이리하여 우리 식구는 바닷가 가면 그냥 칼국수나 한 그릇 먹고 와도 되는 상태가 되었다. 둘째가 칼국수 안 먹어서 바닷가에 가면 먹을 게 영 마땅치가 않았다. 매운탕 당연히 안 먹고. 생선구이는 딱 메뉴에 있는 경우가 그리 흔하지 않고.

요즘 입 까다로운 둘째랑 이것저것 먹어보는 연습 중이다. 뭔가 어린이집에서 먹어 봤다고 하면, 대부분 집에서 해준다. 고추가루 같은 걸 쓸 수가 없어서, 맛 내는 조건이 아주 열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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