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야구는 재밌게 봤다. 시즌을 마감하는 경기. 영화 머니볼에서 빌리빈은 마지막 경기에서 지면 꽝이라고 했다. 그 마지막 경기다.

영화 보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조선의 8번 타자다." 원래 8번은 투수들이 들어가는 자리다. 지명타자가 있으면 그 팀에서 제일 못하는, 수비 전문 같은 사람들이 들어간다. 하여간 타격으로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그래도 게임에는 나오는.

남은 인생, 8번 타자로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뭔가 해줄 거라고 기대하지 않고, 또 그럴 실력도 안 되고. 그래도 8번에서 뭔가 나오면 게임 풀어가기가 훨씬 쉬워진다. 누가 나한테 인생을 대하는 태도 같은 거 물어보면, "나는 조선의 8번 타자다"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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