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청춘?
옛날부터 '마음은 청춘'이라는 말이 그렇게 싫었다. '88만원 세대'를 쓰게 된 가장 직접적인 동기도, 친하게 아는 선배가 '마음은 청춘'이라는 개수작을 부려서. 그 말 듣자마자, 진짜로 청년에 대한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 때 나는 30대였다.
그 때에 비하면 나도 나이를 많이 먹었다. 내 동료들도 다 늙어가고. 늙어가면서 알 것 같다. '마음은 청춘'이 아니라, 마음부터 먼저 늙는다. 몸이 늙고 마음이 늙는 게 아니라, 마음이 늙고 몸은 뒤따라 늙는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뭔가 깨닫고 깨우치는 게 아니라, 비겁한 변명과 못된 짓할 잔대가리만 늘어난다. 죽어도 '마음은 청춘', 이런 개수작을 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 2모작'이라는 얘기를 듣고, 초반에 이건 아니다라는 얘기를 못한 건... 그 땐 몰랐다. '마음은 청춘'이나 '인생2모작'이나, 대 개수작에 불과한 것. 그냥 조용히 사는 것, 할 일 하는 것, 그게 그렇게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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