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다음 주제는?
오랫동안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 정했던 주제는 ‘40대’였다, 그 글들은 ‘1인분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묶였다. 그 다음은 주제라기 보다는 소재였다. 나랑 같이 지내는 마당 고양이들과의 삶과 애정 그리고 슬픔. 이 글들은 ‘아닐로그 사랑법’이라는 제목으로 묶여서, 아마 다음 주면 시중에 나오게 될 것 같다.
요즘은 내 삶도 길을 잃은 듯하고, 사람들도 길을 잃은 듯하다. 대선 이후, 한국은 전체적으로 길을 잃은 듯 싶다.
아마 길을 잃지 않고 마음 먹은 대로 가는 사람이라면 변희재와 고성국 정도? 뭐, 좀 그로테스크하지만, 그들이 길을 잃은 것 같지는 않다.
하여간 나는 무엇을 해야할지도 잘 모르겠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물론 살던 대로 살면 그만이고, 하던 대로 하면 그만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개인적 삶이나 사회적 삶이나, 지는 것은 그닥, 매력적이지 않은 것 아닌가?
그렇다고 엄청나게 정치적인 얘기를 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정치를 할 것도 아니고, 그런 얘기를 엄청 재밌게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재수없지 않고, 불편하지 않고, 너무 무겁지 않고 그리고 슬프지 않고.
그렇게 소일 삼아 새로 생각해보면서 쓸 수 있는 주제들을 요즘 생각해보는 중이다. 그렇지만 아직은 이거다 싶은 게 잘 떠오르지는 않는다.
좀 더 아줌마틱하고, 좀 더 수다스럽고, 뭐 그런 글을 써보고 싶다는 막연한 방향감만 있는 게 딱 지금 상황이다.
각을 잡고 정확하게 테제를 향해서 돌진하는 글, 그렇지만 그런 걸 일상 속에서 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살다 보면 아픔도 있고, 실망도 있고, 예기치 않게 남에게 상처주기도 한다. 그런 게 삶이다.
40대 후반의 삶을 보내면서, 아기와 함께 같이 생각해볼 수 있는 그런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중이다.
사람들의 지혜를 좀 빌리고 싶다.
선거에서 진 우리들, 무슨 얘기를 하고 있으면 좀 재미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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