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신자유주의라는 표현을 꽤 쓰는 것 같다. 어쨌든 신자유주의 최고이 이데올로그라면 바로 밀턴 프리드만을 꼽을 수 있다.
새벽에 일어나서 옛날에 읽던 책들을 뒤적뒤적 거리다가 밀턴 프리드만의 53년 논문집을 찾아냈다. 유학 시절에 여기저기 헌책방 돌아다니면서 구하기 어려운 책들을 구해놨었는데, 이제는 여기저기 다 찢겨져서 어디있는지도 잘 모르는데, 용캐 이 책이 지금까지 사라지지 않고 있었나 보다.
밀턴 프리드만에 대해서는 이래저래 꽤 공부했다고 생각했었는데, 나오미 클라인이 알려준 그의 과거 행적은 나에게도 충격이었다. 중남미 국가들에서 그야말로 고문관 행세도 톡톡히 했었다. 이런 짓까지 했었나?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오미 클라인의 쇼크 독트린은 추천사를 부탁받아서 읽었던 책인데... 그야말로 추천할 기회가 생겨서 고마워... 라고 할 정도로, 나도 잘 모르던 밀턴 프리드만의 중장년사에 대해서 공부할 기회가 되었었다.
내년에 나올 사회과학 방법론 책에는 학부시절의 밀턴 프리드만의 생각에 대해서 그가 청년기에 정리했던 생각들을 좀 써볼 생각이다. 바로 카르납의 수업을 들으면서 그가 했던 '실증주의'에 대한 생각들... 이 논문도 어딘가 잘 뒤지면 나오기는 할텐데, 찾을 자신이 없다. 직장도 몇 번씩 옮기고 이사도 몇 번씩 하면서, 한 때는 애지중지하면서 정리했던 자료들이, 산산히 흩어졌다.
레닌이 난리를 치면서 비판했던 그 마하에서 카르납 그리고 밀턴 프리드만을 거쳐서 지금의 명박 진영의 경제학자들까지. 그 인식의 계보가 신기하기만 하지만, 정작 우리가 지금 옳다고 생각하는 그 도그마들이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해서 연구한 것은 잘 보기가 어렵다.
geneology 같은 것은 귀찮고 정말로 밥 먹고 살기에 도움 안되는 학문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너무 이런 것을 공부하지 않는다.
돈 안되는 일을 재미든, 사명감이든, 하여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사회가 잘 속지 않는 사회라는 나의 20대의 신념을 지금도 버릴 생각은 없지만.
밀턴 프리드만을 찬양하고 찬송하거나 비난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 많은 미국 유학 경제학자 중에서 밀턴 프리드만의 책들을 정식으로 앞에서부터 찬찬히 읽은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가 어렵다.
하이에크의 책도 마찬가지이다. 하이에크의 제자라고 스스로를 칭하는 한국 사람들은 많지만, 하이에크의 책들 특히 예전에 슘페터 같은 사람들과 논쟁하면서 썼던 책들을 꼼꼼히 읽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스스로를 monetarist라고 부르고 싶어했던 밀턴 프리드만, 신자유주의가 이제 클라이막스를 넘어 조금씩 꺾여가는 요즘, 더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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