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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1.16 소설 제목은 결국 '모피아'로... 6
  2. 2012.11.03 안 해보던 일들 3
  3. 2012.10.28 김선정씨의 그림 2
  4. 2012.10.26 공무원 삼부작, 교육 얘기 3
  5. 2012.10.25 50대 보수 얘기, 뒤로 미루다 3

 

 

맨 처음 구상부터 생각하면 거의 1년만에 작업이 끝이 났다.

 

오늘 오후에 마지막 교정지 출판사에 보내고, 이제는 진짜로 손을 떠나갔다.

 

제목이 끝까지 문제였는데, 결국 모피아 돈과 마음의 전쟁으로 확정이 났다. 정말로 맨 처음 시작할 때에는 론스타 포였고, 시나리오 버전의 첫 제목이 모피아, 그리고 소설 버전의 첫 제목은 경제 쿠데타였다. 그 동안 내용도 많이 바뀌고, 버전도 10개 넘는 버전들이 생겨났는데, 하여간 이게 최종 제목이 되었다.

 

분량 조정이 좀 힘들었는데, 어쨌든 340페이지에 떨어뜨렸다. 에피소드들이 계속 추가되면서, 지문들을 엄청 덜어냈다. 공들여서 만든 지문들도 많은데, 어차피 이 책에서 국제 경제에 대한 얘기들도 전부 다루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

 

홀가분하다.

 

다음 작업이 몇 가지 있는데, 일단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동화책부터 만들면서, 좀 쉬엄쉬엄.

 

호모 콰트로라고 일단 제목을 잡아놓은 SF가 하나 있는데, 이건 당장 하기가 좀 어려울 것 같다. 기본적인 설정은 어느 정도는 된 상태인데, 아내가 반대가 심하다. 얘기는 재밌는데, 한국에서 SF, 아직은 너무 멀다고, 2년쯤 지난 다음에 다시 생각해보라고 한다.

 

습작 삼아서 써보고 싶은 얘기로 제일 먼저 앞에 있는 건, ‘카프카의 변신을 내 스타일로 다시 써보는 것. 실험적인 시도이기는 한데, 이건 일단 반응이 괜찮다. 200페이지 넘어가지 않는, 좀 가벼운 방식으로 2010년대의 한국에서의 30대의 갈등과 고난, 그런 얘기를 좀 해볼까 싶다. 이건 아직 출판사를 못 정했다. 언제 쓸지도 아직 일정을 못 잡고 있다. 당분간은 그냥 계속 구상 중.

 

모피아는 원래는 3부작으로 구성을 했는데, 이번에 나간 게 1부인 셈이다. 교육 마피아와 토건족, 이렇게 2개의 얘기가 더 있다. 영화 쪽 피플들은 교육 얘기를 먼저 하는 게 낫다는 거고, 출판사에서는 모피아 후속 얘기로 토건족을 먼저 하는 게 낫지 않나, 그런 입장인 것 같다.

 

일단 나는 교육 쪽에 더 마음이 가 있다. 모피아의 딸과 아버지를 그냥 투입시켜서, 국제중학교 문제 같은 것을 바로 다룰 수 있는 장점이 있다. 3부에서는? 아직 모르겠다. 그게 마음 속에 정리가 되면, 바로 작업을 시작해도 되겠지만, 아직은 덜 정리되어 있다.

 

하여간 월요일날 모피아는 인쇄소로 넘어간다는 것 같고, 나는 당분간 수영장 다니면서 몸 좀 추스리고, 좀 쉴 생각이다. 소설 작업하고 나니, 몸 상태가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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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해보던 일들

 

2주 후면 소설책이 나오는데, 아직 제목을 못 정했다. 시나리오 버전은 모피아로 시작을 했었는데, 소설 버전은 경제 쿠데타로 시작했다. 거의 마지막 단계인데, 아직까지도 딱 이거다 싶은 제목이 잘 안 잡혀서 고심 중이다. 내용과 연결해서 딱 이거다 싶은 제목이 떠오른 건, ‘해적이었는데, 아무래도 문화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듯 싶어

 

며칠 사이로 기똥찬 제목이 떠오르지 않으면 소설 모피아정도의 제목으로 갈 것 같다. 이 제목은 대장금의 작가인 김영현 선배가 제안한 것이다. 처음에는 별로 반응들이 좀 그랬는데, 어쨌든 시간이 지나면서 제일 끝까지 버틴 제목안이기도 하다.

 

요즘 검토를 하는 작업이 몇 개가 있다. 김보람 작가의 미래도둑의 각색이 최근에 부탁 받은 일인데, ‘생태요괴전을 쓸 정도로 요괴 종류의 얘기를 내가 워낙 좋아하다보니. 어쨌든 이렇게 시작한 일인데, 30억 미만의 저예산 B급 영화로 SF 영화 기획을 준비 중이다. 몇 주 작업을 좀 했는데, 얼추 베이식 디자인은 어느 정도 했다. 당장 시나리오를 쓰지는 않을 거지만, 어쨌든 몇 달 안에 정리는 하려고 한다. 처음에는 데이브레이커스비슷한 영화를 생각했었는데, 지금의 구상으로는 SF에 훨씬 가깝게 가져갈 듯싶다.

 

처음으로 기획에 참여한 영화는 아마 최종 제목이 결국에는 킬러들의 사생활로 가게 될 것 같다. 이 영화는 내가 전체를 구상한 영화는 아니지만, 이게 영화가 될 수 있는 하는 약간의 터닝이 내가 만든 부분이다. 어쨌든 영화 크레딧에 기획으로 내 이름이 올라갈 첫 번째 영화이다.

 

요즘 준비하는 영화들은 시나리오 작가였던 조철현을 감독으로 데뷔시키기 위한 작업들이다. 한 두편 해보고, 내년부터는 나도 좀 적극적으로 젊은 감독들을 발굴하는 일들을 더 해보려고 한다. 기회가 되면, 20대 영화 감독을 발굴하는 그런 일들이, 재미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보람은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올 겨울에 할 메인 작업은 동화책을 만드는 일이다. 내년 1~2월에 작업을 하기로 했는데, 이건 정말로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다. 요즘 파트너로 일하는 화가가 김선정씨이다. 마리 이야기팀의 화가들과는 정말로 인연이 오랫동안 간다. 동화나 그림책은 아직 해본 적이 없어서 몇 달째 이래저래 고민 중이기는 한데, 일단 고양이 얘기로 한다는 것과 바보 삼촌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는 정도이다.

 

얘기 버전은 몇 가지가 있기는 한데, 한 권으로 할지, 시리즈의 여러 권으로 할지, 나도 아직 생각을 정리하지는 못했다. 일단 조금씩 해보고 익숙해지면 2시간 정도로 할 수 있는 장편 구상을 해보려고 한다. 필요하다면, 에니메이션은 직접 감독을 할 생각도 있다. 아무래도 그 편이 펀딩에 유리하다는 거 같다. , 그림을 전혀 못 그린다는 치명적인 핸디캡이 있지만, 파트너로 일하는 화가들 그림이 워낙 좋아서. 그림을 그리지는 못해도, 그림의 느낌을 볼 줄은 안다.

 

전체적으로 내가 그리는 세계는 판타지의 세계이다. 워낙 그런 식으로 생각을 오랫동안 했고, 예전에 소설 습작하던 시절에도 그런 얘기가 좋았었다. 내 얘기 중 하나를 원작으로 에니메이션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이 한 달 전에 온 게 있었는데, 이건 아직 대답을 안 했다. 아니, 못 했다는 게 맞을 거다. 원래의 얘기와 그림 풍 그리고 표현의 방식 같은 게, 원작자로서 아직 딱 매칭이 되지 않아서. 일단 판단 유보.

 

하여간 대부분의 일정은 이렇게 저렇게 조금씩 정리가 되어가는 중인데, 아직까지 전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게 에세이집이다. ‘1인분 인생다음 에세이는 포토 에세이로 한다고 처음부터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양식의 문제에서 아직도 주저하고 있다.

 

포토 에세이가 이게 완전 노가다 작업이다. 나도 힘들고 출판사도 힘들고, 그야말로 완전 패대기 작업인데, 포토 에세이라는 게 한국에서는 죽은 양식이라는 게 일반적인 판단이다. 출판사에 손해를 끼치게 하는 일은 안 한다는 게 내 기본 원칙이기는 한데, 잘못하면 손해를 끼칠지도 몰라서 선뜻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어느 정도는 해놓은 작업이 있고, 나중에 한다고 미루어놓은 것들을 정리하면 되는 일이기는 한데

 

영화나 에니메이션은 워낙 작업을 오래 하기도 했고, 또 익숙한 양식이라서 뭘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이 드는 게 있다. 그렇지만 포토 에세이라는 게, 나한테도 생경한 분야라서 아직 잘 감이 오지는 않는다. 원래 포토 에세이 작업이 시작된 건, 경제 대장정 시리즈 8권의 탈핵 문제를 토포 에세이 형태로 만들어보자는 데에서 시작한 거였다. 아직도 뒤로 미루어두고 있는 게, 아기가 태어나는 과정 그리고 이제 아기 키우는 상황에서 사진 찍는다고 지방으로 돌아다닐 일정을 도저히 뽑아낼 수가 없다.

 

하여간 요즘은 이런 거 고민 중이다. 사회과학 책들 아직 못 낸 건 어떻게 할지, 그것에 대한 판단은 뒤로 미루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내용의 대부분이 노무현 시대에 이건 문제다, 그렇게 시작된 거고, 이명박 시대의 전개 과정을 보면서 형성된 것들이다. 어떤 정부가 될지, 하여간 바뀐 정부에서 인수위 형성되는 거 보고, 첫 번째 장관들 인선하는 거 보면 어느 정도는 명확해질 것 같다.

 

노무현 초기에 인수위 구성되는 거 보고, 첫 장관 인선되는 거 보고, 그야말로 대충 눈치 깠다. 명박네 인수위와 첫 장관 인선 보면서 어느 정도는 눈치는 깠는데, 정말 상상초월이었다. 흘러나오는 소문과는 달리 정운천이 갑자기 큰 턴을 하면서 장관되는 거 보고 대충 농업은 어떻게 갈지, 결정적으로 감을 잡았다 싶었는데지금 와서 돌아보면, 그 정도 눈치로는 택도 없는, 그야말로 상상초월이었다.

 

어쨌든 나머지 책들은 내년 3월에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고, 그 때까지는 영화 작업과 동화 작업 열심히 할 생각이다. 사람 사는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경제학자로서 쓰는 사회과학 책의 마지막 책이 이번에 나온 시민의 정부 시민의 경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그 2부는 마무리하는 심정으로, 내가 이 사회에 남기고 싶은 얘기의 대강은 정리했다. 그 책 에필로그를 쓰면서 그렇게 눈물이 많이 났었다. , 그렇게 특별히 눈물이 많이 날만한 얘기도 아니었지만, 어쩌면 이게 경제학자로서 쓰는 마지막 책이 될지도 모른다는, 뭐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벌써 11월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몇 년치 출간일정이 미리 결정되어 있고, 그렇게 많은 것들이 미리 예정되어 있는 삶을 살았다. 이제는 큰 거 몇 가지만 대충 정해놓고,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삶으로 바꾸는 중이다. 세상에 큰 일 작은 일, 그런 건 없다. 삶에서 더 중요한 것이 존재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일상성 속에 우주가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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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정씨와는 촛불집회 때 만났다. 비슷한 동네에 사는 화가들과 촛불 집회에 나갔었는데, 그 때 같이 갔던 분 중의 한 명이다. 그리고 우리가 길게 여행을 가야 할 때 야옹구를 맡아주는 캣맘이기도 하고.

 

사람들이 아는 걸로는 에니메이션 <마리 이야기>팀이었고. 마리 이야기에서는 꽤 여러 사람이 결국 식구처럼 지내는 관계가 되었다. 이상하게 인연이 그렇게 되어서.

 

어쨌든 이번 시민의 경제에 김선정씨 그림이 처음 들어갔다. 이번에는 이미 시작된 기획이라서 나중에 참가하게 되었고, 원고가 좀 늦어진 신신좌파는 처음부터 공저로 작업을 하는 중이다. 하여간 그림을 가지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는 중인데, 재밌기는 하다. 나도 그림을 보면서 다시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해보고

 

사회과학에 그림을 넣으면서 톤을 다채롭게 하는 시도는 일단 재밌다.

 

김선정씨와 제일 해보고 싶은 것은 동화책을 만드는 일이다. 대선 끝나면 이젠 현역 경제학자로 살지는 않을 거라서, 별로 특별히 정해놓은 일은 없고.

 

아내가 출산 휴가 끝나고 돌아가면, 당분간 육아는 내가 맡아야 한다. 어차피 노는 거, 아기가 볼 책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아기 옆에 재워놓고 할 수 있는 일이 그런 일들이다. 올해 기획한 영화는 캐스팅 완료되면 촬영에 들어가기는 할텐데, 내가 현장에서 직접 뛰어다니는 건 아니고. 기획해보고 싶은 영화가 아직 확 땡기는 건 없다. 올해 할 일은 이미 다 했고, 내년에는 상황 봐 가면서.

 

에니메이션 기획에 대한 요구가 좀 있기는 한데, 아직 이거다 싶게 딱 느낌이 온 건 없고. 에니메이션은 좀 천천히

 

어쨌든 손발이 잘 맞는 화가와 같이 작업을 할 수 있어서 나도 즐겁다. 그리고 무엇보다 젊은 감각의 여성톤을 보면서 내가 많이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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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삼부작, 교육 얘기

 

연초에 셋트로 된 세 편의 이야기의 구상을 시작했었다. 모피아, 교육 마피아 그리고 토건족, 이걸 순차적으로 얘기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영화도 생각해보고, 드라마도 생각해봤었는데, 결국 최종 형식으로는 소설로 가기로 했다.

 

첫 번째 얘기는 얼마 전에 끝이 났고, 출판사로 넘어갔다. 아직은 조금 더 손을 보려고 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대강의 일은 끝났다. 제목은 확정을 못 지었는데, ‘소설 모피아 돈과 마음의 전쟁정도가 무난하지 않을까 싶다.

 

이 과정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얘기의 크기상, 교육 얘기를 먼저 하라는 얘기들이 많았었는데, 소재의 시급함 때문에 모피아 얘기가 먼저 나가게 되었다.

 

토건족 얘기는 아직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아직 잘 모르겠다. 소재야 있겠지만, 드라마로 만들 선을 찾을 수 있을지는 아직 자신은 없다. 2편 교육 모피아에서는 1편에 나왔던 주인공들을 그대로 투입할 생각이 좀 있다. 모피아와의 싸움을 벌였던 딸과 주인공을 그대로 교육 현장에 투입시키면서, 곽노현이 어떻게 감옥에 가게 되었고뭐 그런 얘기를 관통하는 드라마를 만들어보려고 조금씩 생각해보는 중이다.

 

다른 건 모르겠는데, 이번 기회를 맞아서, 나도 수능문제를 직접 풀어보려고 한다. 도대체 이게 사교육까지 받으면서 외워야 하는 건지,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 직접 풀어보면 뭔가 느낌이 올 것 같다.

 

어차피 대선 때까지 별 할 일도 없고, 끝나도 별 할 일도 없어서, 수능시험 10년치 놓고 풀다 보면 뭐가 문제인지 좀 잡힐 것 같다.

 

나도 학력고사 세대라서 아직까지도 수능 문제를 풀어본 적이 없다. 정말 오래된 일이기는 하지만,

 

예전에 프랑스 바깔로레아 문제는 직접 풀어본 적이 있다. 경제과목은 껌값이었는데, 철학 문제는 진짜 어려웠다. 아니 문제가 어렵다기 보다는, 철학 문제라는 아우라가 주던 게, 간단히 답을 쓰면 안 된다는 그런 부담으로 왔는지도 모른다.

 

교육 문제라

 

이건 나에게는 칠순도 훨씬 넘은 우리 부모와의 오래된 싸움을 다시 시작하는 것과 같기도 하고, 어쩌면 그 묵은 상처를 꺼내서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70대들이 생각하는 사회에 대한 이상과 접점을 찾아보려는 시도와 같기도 하고.

 

아버지는 서울 사범을 나왔다. 아버지의 친구들은 대부분 사범학교 출신들이다. 어려서부터 지겹게 본 사람들이 바로 그 양반들이다.

 

어머니는 이화여고를 나오셨고, 집안이 가난해져서 당시 2년제였던 서울교대에 1회로 들어갔다. 어머님의 친구들은 이화여고 출신 아니면 서울교대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 교육을 장악했던 이 1세대 인간들의 모습은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는 것과 같은 일이다.

 

나는 우리 집안에 처음 등장한 좌파이고, 현재로서는 마지막 좌파이다. 어느 집안이나 돌아보면 부모 말 안 듣고 데모에 나선 삼촌이 한 명씩 있기 마련인데, 우리 집에는 그런 것도 없다.

 

검사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고등학교 때인가, 자기 삼촌이 4.19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자신은 학생운동은 하지 않을 거라고 했던 게 기억난다. 실제로 대학 가서 운동은 안 했지만, 우정은 계속 되었고학생운동에 대해서 반대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어쨌든 2편은 코미디로 갈지, 아니면 스릴러 구조 같은 걸로 갈지, 아직 그런 걸 정하지는 않았다. 1편의 주인공들을 투입할 수 있다면 하겠다는 정도, 그리고 곽노현 사건은 중심이든 아니든, 꼭 집어넣겠다는 생각.

 

곽노현 처음 만났을 때가 기억난다. 남들이 생각하는 그런 감동적인 장면은 아니었다. 세 명이 같이 점심을 먹었는데, 정말로 밥 먹는 얘기 말고는 다른 얘기는 안 하고 헤어졌다. 그래서 더 기억에 오래 남는지도 모르겠다.

 

교육부와 일을 같이 했던 적이 있었다. 7차 교육과정 개편과 관련된 회의에 참가했었고, 시범학교를 만드는 일 할 때, 기후변화협약 특성화 대학원 만들 때

 

좋은 기억도 있고 안 좋은 기억도 있다.

 

아예 이 얘기를 조선시대 버전으로 해보는 게 어떠냐는 주문도 있다. 시대는 정조 시대, 과거를 둘러싼 협작질이 클라이막스로 가면서 완전히 붕괴된 시기에 관한 얘기.

 

여기에 과거제도를 혐오하였던 박지원을 등장시켜서, 조선 시대 버전으로 지금의 얘기를 해보라는 주문이 또 한 종류가 있다.

 

, 아직은 첫 번째 얘기 마무리하고 잠시 쉬는 중이라서 이것저것 열어놓고 생각해보는 중이다.

 

아주 잠깐이지만, 행정고시 준비를 잠시 한 적이 있었다. 내 인생의 마지막 시험은 20대 초반, 박사 코스웍의 마지막 시험을 보면서 끝났다. 그 다음에는 시험은 없고, 면접만 있었다.

 

민간기업이나 정부에서 하는 면접에서는 거의 붙었다. 대학에서 하는 면접은, 100% 떨어졌다. 대학 총장들은 나를 엄청 싫어한다는 것을 그 때 알았다. 좀 싫어하는 게 아니라, 인간적으로 아주 혐오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아예 총장 면접 보는 일은 안 하기로

 

공부를 아주 잘 하는 친구가 한 명 있었다. 그 친구가 해준, 자기보다 공부를 더 잘 하는 어느 친구의 얘기

 

대통령도 시험 봐서 뽑으면 자신은 대통령도 할 거라는, 객관식으로만 문제가 나온다면.

 

톰 클랜시는 우파 중에서 우파, 정말로 극우파 버전의 소설가이다. 아주 재밌는 인간이다. 자기 집 마당에 2차 대전에 썼던 탱크를 가져다 놓을 정도로, 극우파 쇼비니즘의 극한에 가 있는 사람이다. 한국 보수들도 톰 클랜시 수준으로 확 가버리면 그건 그 사람의 개성이라고 인정해줄 수 있을 것 같다.

 

평가가 많이 다를 수 있겠지만, 난 톰 클랜시가 만들어내는 얘기를 좋아했다. 그리고 민주당 계열의 헐리우드 감독들이 만들어낸 얘기들을 정말 좋아했다.

 

나중에 ‘fta 한 스푼이라는 제목으로 발간된 책이 작업용으로 달고 있던 제목이 모든 공포의 총합이었다. Sum of all fears… 여기에서 드디어 우리의 닥터 라이언이 CIA 국장이 된다. 나중에 라이언 박사는 결국 미국 대통령이 되는 얘기까지 나와 있다고 하는데, 이 최종판은 아직 못 읽어봤다. 어쨌든 레드 옥터버에서 CIA 분석관으로 처음 등장한 닥터 라이언이 결국 미국 대통령이 되는 얘기이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했던 얘기는 ‘Immediate danger’, 이 얘기를 정말 좋아했다.

 

어쨌든 하다 보니, 나도 톰 클랜시 영향을 많이 받기는 한 것 같다. 이번에 작업을 해보면서 그걸 부정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우리의 교육은 미친 교육이다. 누구 때문일까, 그런 얘기 할 필요 없다.

 

보수들은 전교조 때문에 교육 망쳤다고 하고, 진보에서는 오래된 늙은이들이 교육계의 힘이 너무 강하다고 한다.

 

그렇게 서로 남 탓이라고 하는 동안에 망가진 청춘이 5톤트럭으로 수백리를 달린다. 그런 얘기를 꼭 한 번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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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보수 얘기, 뒤로 미루다

 

이상돈이라는 양반이 있다. , 그렇게 썩 좋아하는 양반까지는 아니지만, 잘 생각해보면 존경할 구석이 아주 없지는 않다. 그런 양반이 새누리당에 있다는 게 좀 놀라운 일이다. 나름 권력욕이 있는 사람이라, 어떻게든 헤쳐나갈 거라고 생각한다.

 

원희룡 의원은 fta 문제가 아니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좋아했을 가능성이 많은 사람이다. 꼭 운동권 출신이라서 그런 건 아니다. 운동권 출신으로 새누리당 간 사람은 아주 많다. 합리적이라고 얘기하면, 원희룡에 대해서는 그 정도 평가를 하고 싶다.

 

내가 가지고 있는 보수에 대한 이미지는 아마 드골을 연상하면 편할 것이다. 알제리 사태 때 샤르트르가 당연히 알제리를 지지했고, 프랑스 보수들이 생난리를 쳤었다. 그 때 드골이 그도 애국자다라는 말로 사태를 진정시켰던 얘기를 전설적인 일화로 들었다. 앞에서는 방방거리고 있어도 상식적인 수준에서 대화가 가능한 사람 그게 내가 가지고 있는 드골 이미지의 일편이다. 샤르트르, 드골, 다 좋아한다. 시락이 대통령 되는 것에 대해서 나는 현실적인 두려움을 느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명박이나 박근혜에게 느꼈던 그런 강렬한 공포와 너저분함과는 좀 다른 감정이었다.

 

어쨌든 이런 것들을 생각해보면, 내가 본 대다수의 한국의 50대 보수는, 이건 보수도 아니고 쌩 양아치들이다. 여기에 한국 압축성장의 특수한 문제점이 집단적이고 구조적으로 결합한다.

 

이런 얘기들을 대선 전에 한 번 정리해보고 싶었는데, 기본적으로는 절대 시간이 부족했다.

 

그리고 보통은 내가 책을 쓴다고 하면 아내가 팔리든 말든, 거의 절대적으로 지지해주던 편이었는데, 이유는 모르겠는데, 이 책은 아내가 강력하게 반대했다.

 

겉으로 내세운 것은, 안 팔릴 거라는 거였다. , 늘 팔기 위해서 책을 쓰는 것만은 아니니까… fta 경우는 안 팔릴 것을 충분히 감안하고도 그냥 내 양심에 의해서 쓴 경우고.

 

어쨌든 이런 쓸 데 없는 책 쓰면서 바쁘다고 할 거면 애기나 한 번 더 앉아줘, 그런 분위기였고, 진짜로 내가 50대 보수에 관한 책 쓴다고 정신 없다고 하면

 

육아휴직 일찍 끝내고 복직할 기세다.

 

어떻게든 시간을 내겠다는 생각을 안 한 이유 중에, 아내의 반대도 컸다.

 

시민의 정부에 대한 책은 어제 나왔다. 그것과 어느 정도 쌍을 이루면서 경제정책에서의 세대 문제를 조금 더 깊숙하게 들어가볼 구상이 있었는데, 어쨌든 대선 전에는 하기가 어려워졌다.

 

대선이 지나고 나서도 여기에 대한 책을 계속해서 쓰고 싶을지, 아니면 좀 다른 식으로 문제의식이 바뀔지, 그거야 정말 대선 결과 봐야 알 것 같다.

 

하여간 지금 상황에서는 물리적으로 뭘 해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그래서 시민의 정부가 결국 이번 대선에 관한 마지막 책이 되었다. 약간 아쉬운 생각도 있기는 한데, 그렇다고 50대 보수 나빠요, 그렇게 증오만 가득 찬 책을 쓰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가만히 생각해보면, 정치학에서 얘기하는 보수와는 좀 전혀 결이 다른 얘기들이 경제에서는 풀려나오기는 한다. 지금 생각한 내용만 가지고도 책 한 권 채우는 데는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 좀 더 시간을 가지면 지난 10년간의 사회문화적 흐름에 대한 해체의 단초 같은 것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대선 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게 되었다.

 

시민의 정부는 벌써 끝났고, 소설책도 약간 튜닝 어색한 데들 잡아내고, 제목 정하고그 정도 일만 남았고.

 

캠프에는 안 들어가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어차피 급하게 해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리하여 시간이 남았다. 아기 100일 기다리는 시간과 같기도 한데, 어차피 그 동안에 여행을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생각해보니, 당장 뭔가 해야 할 게 없는 게, 도대체 이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해야 할 일은 늘 밀려 있는데, 다만 못 할 뿐인 그런 시간을 보낸 게, 짧게 보면 10, 학위 받은 뒤부터 생각하면 17년만인가?

 

그래서 맨날 본다고만 하고서 뒤로 미루어두었던 연암 박지원에 대한 공부를 하기로 했다. 열하일기부터 다시 시작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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