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경제학 책은 3장 끝나고 잠시 길을 잃었다. 4장은 원래 직업 선택에 관한 얘기를 하려고 했던 것인데, 3장이 너무 재밌게 써지는 바람에.. 원래 생각한 얘기가 그 포맷 그대로는 뒤에 붙지 않게 되었다. 3장이 오프닝 정도로 생각한 고양이 얘기가, 국민경제 전체를 관통할 정도의 얘기로 커져 버렸다. 이게, 생각지도 않은 욕심이 좀 생겼다. 뻔한 얘기는 하지도 말고, 뒤가 뻔히 보이는 식으로는 절대로 전개하지 않겠다는. 10대용 책이지만, 그냥 1, 3, 5, 7, 9 스타일로, 그렇게 뻔하게 얘기를 이어나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꽤 고민을 하다가.. 내가 경제학을 배우면서 가장 도움이 된 개념이 뭔가 생각해봤다. 이건 더 고민할 필요가 없다. 모딜리아니의 평생소득가설. 여러 번 배우기는 하는데, 화폐경제학에서 가장 극적으로 이 개념을 배우게 되고, 모닐리아니에 대해서도 더 배우게 된다. 마지막 순간에 생태경제학으로 박사 논문 주제를 바꾸지 않았으면, 화폐경제학으로 박사 논문을 썼을 것이다.
물론 거시경제학이나 화폐경제학에서 다루는 방식으로 평생소득가설을 다룰 생각은 없다.
이 소제가 좋은 것은, 내가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기계적으로 혹은 기능적으로 글을 쓰면, 가슴이 뛰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청소년 경제학 책은, 내가 가슴이 뛰는 방식으로 끝까지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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