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에 귀뚜라미가 들어왔다. 그래서 휴지 들고 잡았다. 마침 옆에 이런저런 벌레가 있어서 몇 마리 더 잡았다. 엄청나게 큰 귀뚜라미 한 번에 잡았다고 아이들이 감탄한다.
몇 달만에 처음으로 아이들이 아빠를 존경하는 눈빛으로 보는 것 같다.
"엄마, 아빠가 엄청 큰 귀뚜라미 한 번에 잡으셨어."
둘째가 뛰어가면서 막 소리 친다. 일상에서 존경받을 일이 하나도 없는데, 귀뚜라미 한 마리가 잔잔하던 일상에 악센트가 되었다. 이런 걸로 기분 좋아지면 안 되는데, 어렸을 때 귀뚜라미 잡던 얘기를 또 한참 설래발.. 사람 참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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