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임팩트 : 국가의 귀환, 정치의 소환, 로컬의 부상

팬데믹은 많은 것을 바꿀 것이다. 눈에 보이는 데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그 중에 눈에 보이는 것들을 먼저 정리해보자.

1) 국가의 귀환

세계화 이후로 국가는 아무 것도 아니다, 그렇게 국가 단위가 뒤로 밀렸다. 국경은 무의미하다, 그렇게들 간주했다.

바이러스와 함께, 국가가 돌아왔다. 방역 단위가 국가별이다. 국경 아래로, 희비가 엇갈린다.

자본 아니라 자본 할아비라도 지금은 국가에게 납짝 엎드린다. 정부가 쥔 돈의 향방에 따라 울음과 웃음이 갈린다.

국가가 개혁을 하든 안 하든, 키를 쥔 건 당분간 국가다. 대기업에게 줄을 선 공무원들이 국가를 장악하든 말든, 일단은 국가라는 단위가 귀환하게 된다.

2) 정치의 소환

정치 냉소주의를 넘어 정치의 희화화까지 갔다. 한국은 그래도 좀 낫다. 프랑스 같은 일부 국가는 도대체 이게 정치냐 싶게, 아무나 해라, 화끈한 넘 먼저. 극우 정치가 대선 결선에 가는 상황이다. EU 의회에서 이제 극우 빼고는 정책 협상 자체가 무의미하다.

국가를 움직이는 것은 정치다.

아베를 움직이는 것도 정치고, 트럼프를 움직이는 것도 정치다. 정치 대충하고 나라 잘 되기를 바라는 극한의 냉소주의, 이런 것도 당분간 끝이다.

바이러스의 특징을 이해한 집단과 이해하지 못한 집단이 정치로 갈리게 된다.

통합당은 아직도 바이러스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정치가 돌아오는데, 이번에 돌아온 정치는 가혹하다. 정의롭다고 해서 봐주는 것도 아니고, 힘 세다고 해서 봐주는 것도 아니다.

누가 방역 잘 하게 생겼느냐, 누가 대응책 빨리 그리고 잘 만들게 생겼느냐, 처절하다.

지금 상황은 좌우 아니다. 독일의 메르켈은 우파다.

실용이고, 중도고, 그런 레토릭도 이제는 죽음이다. 잘 하느냐, 못 하느냐, 사람들은 그것만 본다.

안철수의 새정치도 어려워진 게, 의사 안철수는 눈여겨 봐도, 달리기 하는 안철수에게는 관심 없다.

3) 로컬의 부상

방침을 정하는 것은 중앙정부지만, 실제로 방역과 삶의 최전선에서 정책을 집행하는 것은 로컬이다.

뉴욕 주지사가 쿠오모인지 아닌지, 누가 알았겠냐. 요즘은 매일 하는 쿠오모의 브리핑이 많은 사람들의 본방 사수 성지가 되었다.

대구 시장이 누군지 누가 알았겠냐. 지켜보지 않을 수가 없다.

"지방방송 꺼라", 그렇게 얘기하던 로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어디는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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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이후로 생겨난 세 개의 트렌드다.

경제는 분기 단위로 실적이 나온다. 그것도 4년 주기 혹은 5년 주기인 선거보다 엄청 빠른 거다.

염병.. 코로나 실적은 매일 나온다. 많은 사람들의 에너지가 집중되지 않을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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