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우석훈 블로그
retired

글 보관함

광주 교육 토크콘서트를 끝내고...

2017.11.07 21:44 | Posted by 우석훈 retired

(같이 참여한 패널분들이 너무 극진하게 챙겨주셔서, 진짜로 몸둘 바를 몰랐다...)


오늘 ebs랑 교육부에서 한 광주 지역 토크콘서트에 갔다왔다. 같이 한 패널들이랑 관객들이 너무 극진히 챙겨주시는 바람에, 몸둘 바를 몰랐다. 그냥 나는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삶을 살았을 뿐인데, 그게 다른 사람들에게 의미가 되었다면 다행이고.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기 위해 산 것, 사실 그런 건 아니다. 내가 아이들 영어 유치원에 안 보내는 것은, 그게 걔들에게 더 나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뿐이다. 따로 특목고에 보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좀 더 편안하게 청소년 시기를 보내는 것이 길게 삶을 행복하게 보내기에 좀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내 피를 물려 받았다면, 학원은 물론이고, 학교도 안 가겠다고 방방 거릴 것이 분명하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되자, 나는 학교 안 간다고 그냥 버텼다. 몇 달 간을 그냥 집에서 아프다고 버텼다. 학교 가자고 하면, 죽는다고 버텼다. 절대로 공부하라는 얘기나 복잡한 얘기 안 한다고 다짐을 받고서야 2학기 때에나 겨우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나의 두 아이들이 만약 나를 닮았다면, 학원은 물론이고 학교도 죽어도 안 간다고 버틸 가능성이 높다. 특목고? 학교도 자퇴한다고 하기 딱 좋을 성격이다. 대학교 4학년 때, 졸업 한 학기 남겨두고 좌퇴한다고 방방거린 적이 있었다. 그 때 내 마음도 진심이었다.

그냥 고분고분하게, 학교 보내주면 고마워하고, 학원 보내주면 더 고마워하고... 나의 유전자는 그렇지 않다.

뭔가 이유도 없이 잘난 척 하고, 뭔가 가르치려는 사람들, 꺼져... 평생을 그렇게 살았다.

나의 아이들이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편하고, 조금이라도 즐겁게...

지금도 수틀리면, 꺼져... 다 필요없어.

이렇게 살면, 돈도 많이 손해보고, 세상 살이도 많이 손해보지만, 속 마음만큼은 편하다. 그렇게 해도, 하루 세 끼 입에 밥 들어가는 데에는 아무 문제 없다


'옛날 글들 > 50대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50대 에세이, 작업을 시작하며  (0) 2017.11.14
강연에 대해서  (2) 2017.11.10
광주 교육 토크콘서트를 끝내고...  (5) 2017.11.07
50대 에세이 제목  (5) 2017.10.25
책 쓰는 법?  (4) 2017.09.12
블로그, 페이스북, 사진들 바꾸다...  (0) 2017.08.28

Comment

  1. 홍보라 2017.11.07 22:09 신고

    선생님~잘 들어가셨나요?
    저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걸 한번 더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였고.. 선생님의 생각과 확신이 많은 부모님께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부모가 잘해야된다는 무거운짐도 조금 덜어지는 세상이 왔으면 해요. 그저 오늘 하루하루 먹고 자고 하다보면 아이들 스스로 인생을 살수있길 바래봅니다~~~ 너무너무 반가웠고 감사했어요.

  2. 김은수 2017.11.07 22:39 신고

    선생님 저도 댓글을 남깁니다.
    오늘 뵙고 말씀 나눌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평안한 밤 보내세요 :-)

  3. 김민태 2017.11.08 09:46 신고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리액션 좋은 아이로 키워야겠다고 다짐했던 시간입니다. 감사합니다!

  4. 김영옥 2017.11.08 17:24 신고

    귀한 분들을뵙고 많이배웠습니다.
    언제 또 뵐수있기를바랍니다.
    평안하세요~
    김영옥올림.

  5. 하이고 감사... 언제 같이 차 한 잔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