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처음 들어간 큰 애는 돌봄교실에서 4시 50분쯤 데리고 온다. 그리고 나서 둘째 어린이집에 갔는데, 둘째가 너무 늦게 온다고 뭐라고 한다. 그래서 다음 날부터는 둘째 먼저 데리고 큰 애 데리고 가는 걸로 바꿨다. 그랬더니 오늘은 큰 애가 자기 먼저 데리고 가라고 한다. 오랫만에 전에 다니던 어린이집도 가보고 싶다고 한다. 그러자,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순순히 바꾸려고 했더니.. 둘째가 난리가 났다. 안 된다는 거다. 계속 실랑이 하다가는 큰 일 날 것 같아서 결국 원래 하던 대로.

이제는 아이들도 다 커서, 다 자기 선호가 있고, 입장이 있다. 뭔가 루틴을 바꾸려면 이유가 설명이 되고, 규칙이 납득이 되어야 한다. 그냥 그렇게 해, 그딴 안이한(!) 자세는 애들한테 안 통한다.

부모는 그냥 보내지만, 어린이집이든 학교든, 사실 가고 싶어서 가는 건 아니다. 애들이야 그냥 집에서 놀고 싶은 게 자연스럽다. 그래도 어디 가서, 크게 싸우지 않고 오는 것만 해도 사실은 고마운 것 아니겠나 싶다. 큰 애가 둘째 나이 때, 친구랑 싸워서 손톱으로 친구 얼굴 긁고 온 적도 있고, 물었던 적도 있다. 아내가 사과 전화하고, 장난감 선물하고.

이해는 가는데, 나도 이렇게 실랑이하고 나면 힘들다. 아침부터 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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