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옥상 개인적 '바람 일다'에 갔다. 일부러 예정을 했던 건 아닌데, 차 한 잔 마실까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마침 개인전이 있어서.
일부러 엄청나게 전시회를 찾아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기회가 되면 가급적 보려고 하는 편이다. 보면 좀 아나? 자꾸 보면 알까 싶어서.
흙을 소재로 민중적 일상성 같은 것을 모티브로 했다. 그리고 아주 수다스럽다. 하고 싶은 말이 이렇게 많았나?
2008년 촛불집회부터 지난 겨울의 촛불집회까지의 이야기다.
용산참사에 대한 대형작품은 차마 눈 뜨고 보기가 어렵다. 그리고 농민집회와 물대포.
댓구 형식의 mb 그림과 박근혜 그림은 좀 참혹하지만 눈길이 끌린다.
'대한민국 재도약의 힘, 창조경제'는 저런 일이 언제 있어나 싶게, 그렇게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기억 저편으로 넘어가 있다.
이 사건이 예술가의 눈에는 어떻게 비추었을까?
마침 이재용도 나온다.
가끔 개인전에는 화가들의 메모나 작품 노트 같은 게 같이 전시되는 경우가 있다. 난 본작품보다 이렇게 사이드 디쉬가 더 좋았던 경우가 많다. 아주 오래 전에 이수근 전시회에서도 그가 남긴 그림 노트와 자녀들에게 만들어준 그림 책, 그런 게 훨씬 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새만금은 임옥상에게 어떤 이미지로 남게 되었는가, 노트 너머로 약간의 이미지를 볼 수 있었다.
'새만금에 도요새 난다'
그런 메모가 있었다. 가슴이 약간 먹먹했다.
별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이런저런 잔상이 가슴 한 가운데.
이겨서 기쁘고 행복하다...
가 아니라, 예술가의 잔상 속에 남은 시대상, 그렇게 가슴에 맺혔다.
2002년에 많은 사람이 외쳤던 "오, 필승 코리아"와는 정반대편의 상이라고 할까? 잠시의 기쁨 그리고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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