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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경력단절에 관한 문제

2018.12.17 20:02 | Posted by 우석훈 retired

 

조한혜정 선생하고 차 마시고 얘기하다가 여성들의 경력단절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

 

남자들에게 생활 에티켓 차원에서 한 마디 하자면, ‘경단녀라는 말은 안 쓰는 게 좋다. 남의 아픈 구석을 속설없이 후벼파서 매너 없는 정도가 아니라 개싸기지로 찍히기 딱 좋다. 모 공기업의 임원께서 얼마 전에 단기 채용을 위해서 주변에 노는 경단녀 없냐?”는 말씀을 하셨다. 여직원들의 단톡방 등 순식간에 개싸가지, 386 운동권이라고 잘난 척은 다 하더니, 하여간 별의별 욕을 삽시간에 다 쳐드셨다. 애 키우고 있는 내 귀에 들어올 정도니, 아마 그 동네에서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양아치로 찍힌. 사람을 경단이라고 불렀대, 본인은 억울할지도 모르지만, 하여간 그런 단어다. 가급적이면 안 쓰는 게 좋은 단어다. 서민과 같다. “서민은 내 생각은”, 이렇게는 말할 수 있지만 당신 서민들이”, 이렇게 말했다가는 난리 난다. 여성들 스스로 자조적인 표현으로 경단녀 신세라는 용법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면 가급적이면 안 쓰는 게 좋다.

 

그렇지만 아직은 사회적으로 대체할 용어가 없어서 경력단절이라는 표현을 쓰기는 한다. 언젠가는 사라질 표현일 것 같다. 본인들이 그렇게 극구 싫다는데, 그 단어의 생명력이 오래 가기는 어렵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둘째가 아프면서 아내는 결국 퇴사를 하게 되었다. 좀 복잡한 사정이 있기는 한데, 하여간 나나 아내나 소송으로 갈 형편이 아니라서 결국 그냥 퇴사하였다. 내가 결국 하던 일을 다 내려놓고 애들을 보기 시작한 게, 둘째가 폐렴으로 계속 입원하던 비상 상황도 있었지만, 아내가 일을 다시 하고 싶어했던 이유도 있다. 시간은 좀 걸렸지만 아내는 결국 작은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연봉은 많이 줄었지만, 그나마도 다행인 편이다.

 

이런 일을 최소화하는 메커니즘이 젠더 경제학의 한 부분이 될 것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기간의 노동을 경력으로 인정해주는 일이다. 그게 사회적 일이라는 합의만 있으면 아무 일도 아니다. 그래서 승진과 연봉 계산에 그 기간을 산정해주는 것, 가장 간단한 일이다. 그리고 이건 아빠의 경우도 해당된다. 아빠들의 육아 휴직만큼 경력 기간으로 인정해주는 것. 이게 tier 1이라면 가산점을 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아빠들의 육아 휴직을 2배의 경력 기간으로 환산해주면? 이건 군 복무 기간을 경력으로 인정해주는 것과 같은 메커니즘메카. 국가와 사회에 대한 기여가 있었느냐 없느냐, 그것만 합의하면 된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해서 출산 때문에 퇴직하게 된 사람이 바로 재취업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1차적으로는 출산으로 인한 퇴사를 줄여야겠지만, 현실에서 발생하는 것을 없애기는 어렵다. 중소기업 그리고 작은 규모의 회사일수록, 이런 걸 막기가 쉽지 않다.

 

출산 후 퇴직한 엄마 혹은 아빠 의 경력기간 인정과 함께 재취업에 늘 쓰는 인센티브 장치를 연동시킬 수 있다. 세금감면 같은 감초 같은 정책도 있을 수 있고, 디자인에 따라서는 좀 더 강력한 인센티브들을 세밀하게 디자인할 수 있다. 정책적 수단이 없는 게 아니라, 그냥 경단녀라고 부르면서, 쟤들 불쌍해서 어째, 그리고 속으로는 고소하게 생각하는 정서가 있어서 지금 이렇게 된 거 아니겠는가?

 

하여간 아직은 방담 수준의 간단한 요소만 있는 상태지만, 이건 충분히 디자인이 가능한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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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땡이 2018.12.17 21:20 신고

    선생님 직장 민주주의 한권 주문 했어요 친구들 한테도 추천 할게요
    힘을 내어 더많은 책을 써주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네, 고맙습니다, 꾸벅꾸벅. 직장 민주주의 책은 너무 안 팔려서, 더 속상해하지 말고. 그냥 좌판 접고, 다음 책 작업이나 열심히 할까 싶은 ^^..

  2. 2018.12.18 19:04

    비밀댓글입니다

사소한 모임

2018.12.16 22:08 | Posted by 우석훈 retired

 

조한혜정 선생이 좀 보자고 해서 나갔더니, 엄기호, 신지예 등이 있었다. 엄기호 박사는 진짜 오랜만이고, 신지예는 처음 본다.

 

아마 여성가족부 장관이 자문위원회를 만드는데, 조한혜정 선생이 위원장이 되었나보다. 하여간 이것저것 좀 생각들을 모아 보자는데. 어차피 나도 내년에는 젠더경제학과 10대들을 위한 농업경제학, 두 가지로 고민할 문제들을 좁혀 놓은 상황이라.

 

8살부터 20, 그렇게 고민의 대상을 좁히자는 얘기를 했다. 원래 이런 종류의 연구모임이 생기면 실무 총괄 같은 것을 내가 오래 했었는데, 나도 이제 50이 넘었다. 그냥 되는 대로 구경하면서 생각을 좀 보탤 일이 있으면 그렇게 하면 어떻겠나 싶다. 애 보면서 시간을 많이 쓸 수 있는 형편도 아니고.

 

그래도 재밌는 얘기들은 꽤 나왔다. 엄마들이 육아하는 기간을 단절로 방치하지 말고 이걸 복무 기간으로 계산해주는 것은 어떨까.. 이 연구는 내가 맡기로 했다. 엄마만 그런 게 아니라 아빠도.

 

내가 지금 뭘 하는 중인가? 누가 물어보면 복잡하니까 그냥 애 보고 논다”, 이렇게 말한다. 아마 들은 사람들은 속으로 놀고 자빠졌네”,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예전에는 정부 프로젝트 같은 연구용역이 아니더라도 그냥 뜻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이런저런 연구를 많이 했었다. 그게 선구적인 흐름들을 만들었다. 요즘은 이것도 거의 상업적 활동처럼 바뀌어서, 연구를 위한 사전 연구, 이런 모색이 거의 없어졌다.

 

조한이 우에노 치즈코의 최근 논의를 보면 좀 좋을 것 같다는.. 재미있을 것 같다.

 

아마 포럼 수준의 모임 하나는 만들어질 것 같다.

 

연구 시작할 때 그림을 크게 그리는 사람이 있고, 작게 그리는 사람이 있다. 나는 좀 크게 그리는 편이다. 그리고 아마 지금 한국에서는 내가 가장 과격하게, 그 얘기로 끌어낼 수 있는 최대치를 끌어내려고 하는 편일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정부 등 외부 과제는 안 하고, 돈을 받는 일도 절대 안 하기 때문이다. 필요하면 그냥 내 돈 쓰고 한다. 그래서 눈치 봐야 할 기관이나 총장 같은 대가리가 없다. 필요하면 말고, 아니면 그냥 놀고, 선택 자체가 단순하다.

 

연말, 여전히 나는 돈과는 상관 없는 사소한 모임에서 사소한 얘기를 하면서 살고 있다. 원래 사회랑 호흡하는 학자의 삶이라는 것이, 사실 그냥 사소한 일상적인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 들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냥 사소하게 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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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별하나 2018.12.16 22:26 신고

    좋은 모임에 다녀오셨네요.^~

    • 예전에는 이런 게 일상적이었는데, 애 둘 키우다보니, 진짜 어쩌다 큰 맘 먹고 시간을 내게 되는군요..

  2. 2018.12.16 22:32

    비밀댓글입니다

  3. 2018.12.16 22:41

    비밀댓글입니다

  4. 저는 개인적으로 "북유럽에 관한 사소한 모임"을 하고 싶어지네요
    2019년 조금씩 진행해 보려구요~^^

    • 노르딕 스타일, 올해 생각 많이 해봤던 주제입니다. 덴마크랑 노르웨이 한 번 가보고 싶은데, 도니가..

  5. 2018.12.16 23:01

    비밀댓글입니다

    • 이게 단순한 가부장제 문제도 아니고, 극단적으로 폐쇄적인 남성 엘리트 문화의.. 이런 거 아닌가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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