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라서 여기저기 개편인지, 필진 부탁이 꽤 왔다. 지금 경향에 연재하는 중이라서, 다른 데는 좀 어렵고..

결국은 씨네21 하나 더 추가하기로 했다. 처음 신문에 필자로 글을 썼던 게 서울신문이었는데, 참 오래도 썼다. 그 동안 한국은 뭐가 좀 좋아졌나, 문득 그런 생각이. 소득은 많이 높아진 것 같은데, 거기에 걸 맞는 삶의 질은 여전히 좀 그런 것 같다.

어제 김민경, 박세리 나와서 결혼에 대해서 얘기하는 걸 잠깐 봤다.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 그렇게 얘기하는 게 시대상인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은 "혼밥은 필수, 연애는 선택", 그렇게 시대가 변한 것 같다. 코로나와 함께 연애는 더 줄어든 것 같고, 대충 막 사는 아저씨들은 이 와중에도 단란주점 가시겠다고 또 온갖 편법이.

예전에 친구들 모이는데 좀 가던 시절도 있었는데, 맨날 증권 얘기만 하는 것까지는 그래도 좀 참았는데.. 골프장에서 캐디 꼬시는 얘기들만 길게 해서, 확 질려버렸던 적이.

내가 사람을 좀 가리지는 않는데, 일상적으로 노는 공간에는 노 골프. 그러다보니까 내 주변에는 골프 안 치는 사람들이. 골프 안 치는 남자들이 보통은 유흥주점도 잘 안 간다. 그 대신에 뭔가 좀 엎어보자는 반역의 흐름은 아주 강하고.

개혁이라는 얘기가 참 개떡 같은 얘기라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말이야 부드럽고 현실적인 얘기 같지만, 결국 손 하나 까딱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이미지만 가져가고 싶어서 그렇게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내년에는 좀 더 앞으로 좀 나가보려고 한다. '진보', 이런 개 뼉다구 같은 얘기는 가급적 안 하려고 한다. 좌파면 좌파고, 우파면 우판 거지, 뭔 제대로 하지도 못하면서 진보 같은 소리하고 있네.. 그래서 좌파를 좀 더 전면에 내세울까 한다.

내 앞에 있던 사람들도 공개된 장소가 되면 좌파라고 잘 말하지 못하고, 진보라고 적당히 얼버무렸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까 말도 꼬이고, 논리도 꼬이고. 내 뒤로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생각보다 변화가 많지 않다.

어차피 꼴통에 똘아이라고 몰린 처지, 뭐 더 하고 싶은 생각도 별로 없고, 되고 싶은 것도 없고. 50대 나머지 인생은 '자랑스러운 좌파'로 살아갈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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