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일도 없이 인생에서 가장 바쁜 순간..
히키코모리 얘기까지 정리를 했고, 이제야 도서관 경제학 초고가 끝났다. 최근에 받은 자료들은 아직 다 못 읽었다. 일단 읽어야 할 것을 읽고, 전체적으로 한 번 고칠 생각이다. 중간중간 결론이 바뀔 부분도 있다. 초기에 내가 미처 몰랐던 것들이 몇 가지 생겼다. 윤석열의 도서관 정책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것들이 있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좀 황당하고 전격적인 것들이 있다.
모든 것이 정치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정치와 연결되어 있다. 도서관의 경우도 그런 측면이 없지는 않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초등학생 의대반에 대해서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운영위원을 맡아달라고 해서 한다고 했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임명장 준다고 차 한 잔 하자고 하는데.. 여기에서 곤란한 순간이 생겼다. 차 한 잔 하는 건데도, 이게 날짜를 정하기가 곤란했다.
얼마 전부터 둘째가 수영강습을 시작했다. 화요일, 목요일인데, 가는 건 버스 타고 알아서 가는데, 오는 게 저녁 시간이다. 수영장이 너무 멀다. 혼자서 오면 한 시간 넘게 걸린다. 그래서 데리고 온다. 한 달 전에 둘째는 병원에 입원했었다. 내년에는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넘어가야 나도 좀 움직일 수 있게 된다. 목숨 같은 일이다. 수요일은 당분간 어머니 항암 치료 주사 맞는 날이다. 여기도 가야 한다. 이렇게 며칠을 움직일 수 없게 되니까, 꼭 처리해야 하는 일들을 처리하는 날이 얼마 없다.
작년까지는 찾아오는 사람들 커피 한 잔 마시는 게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았는데, 이제는 그것도 어렵다. 백수가 과로사한다더니, 진짜 하는 일도 없는데.. 커피 한 잔 마실 약속을 정하는 것도 어렵다. 왜 이러고 사나, 현타가 오는 순간들이 있다.
아버지 돌아가시면서 밀린 일들을 해결하는 데에 몇년이 걸리는 것 같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느 정도는 해결될 것 같다. 그 뒤에도 밀린 일들이 있다. 결국은 둘째가 초등학교는 졸업을 해야, 나도 지금의 히키코모리 모드에서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별로 하는 일도 없는데, 머리가 너무 복잡하다. 올해 시작할 때에만 해도 누군가 물어보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보내고 있다”고 대답을 하고는 했다. 실제로 그랬다. 지금 이 순간을 그렇게 정리하면 뭐라고 할까? 하는 일도 없이 인생에서 가장 바쁜 순간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