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경제학

도서관 경제학, 절 두 개 추가하고..

retired 2024. 11. 10. 09:02

도서관 경제학은 사람들이 추가적으로 넣었으면 하는 얘기가 있었다. 경제성에 대한 얘기랑 사서에 대한 얘기, 그렇게 절 두 개를 넣었다. 죽는 줄 알았다. 일단 덮은 다음에 다시 원고를 열기는 쉽지 않다. 딱 맞춰놨는데, 균형을 깨지 않고 새 얘기를 밀어넣기가 쉽지 않다. 결국은 나머지 부분도 전체적으로 한 번 손을 봐야 한다. 

히키코모리 얘기는 처음부터 구상에 있었는데, 막상 그 순간이 왔을 때 결국 뺐다. 너무 과도한 요구를 한다는 생각도 들었고, 너무 우울한 얘기가 들어가서 톤이 깨진다는 느낌도 받았다. 결국 뺐다.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그래도 그 얘기를 넣었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이 좀 있었다. 그래서 길지는 않게, 도서관 복지 얘기하는 데에서 몇 절 집어넣기로 했다. 

너무 며칠 동안 긴장을 했더니, 몸이 다 뻐근하다. 긴장도를 너무 높였다. 원래 구상했던 얘기가 아닌 얘기를 넣을 때에는, 머리를 몇 배로 돌려야 한다. 

도서관 경제학은 아마 내 삶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경제학을 공부했는지, 그런 보람이 특히 많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까, 어떤 스타일의 글을 쓸까, 그런 생각들을 특히 많이 했다. 영화 <졸업>은 충격적이었다. 와, 개막장 얘기네.. 좀 더 개막장 스타일의 얘기들을 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인생은 개막장이다. 세상의 구조에도 개막장이 많다. 좀 더 적극적으로 개막장 스타일을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책은 언제나 시대의 최전선이다. 그 최전선에서 한 발 더 나가기 위한 노력을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안 할 거면 뭐하러 책을 쓸 필요가 있겠나. 

도서관 책을 쓰면서 느낀 게 많았다, 다음에 쓸 책들의 스타일과 헤드, 그런 생각들이 많이 들었다. 워낙 집중적으로 생각을 하다 보니까, 다른 잡생각도 자연스럽게 많이 나는. 정말 중요한 주제 아니면 다루지 않을 생각이다. 이것저것, 많이 버렸다. 

이제 도서관 책 끝나면, 연초에 써놓은 죽음 에세이를 크게 고치려고 한다. 나는 재밌었는데, 사람들은 재미 없어하는 얘기들은 다 덜어내려고 한다. 한동안 제목을 못 잡았는데, 제목도 잡았다. 일단은 “사랑, 죽는 날까지”, 이렇게 사랑과 죽음, 두 개의 모티브를 가지고 가려고 한다. 내가 그렇게 살려고 한다. 미워하는 것들, 증오하는 것들이 고꾸라지는 걸 보기 위해서 사는 삶은 재미 없다. 이제 그런 건 덜 재밌다. 고독사 얘기를 좀 더 많이 해보려고 한다. 결국은 우리가 한 번쯤은 만나게 되는 문제다. 이걸 더 뒤로 미룰지, 그냥 할지, 고민을 좀 많이 했다. 원래는 아버지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별 문제 없는 그런 상황에서 쓰려고 했다. 그 사이에서 어머니의 암이 발견되었고, 지금은 항암 치료 중이시다. 듣기만 해도 뒷골 빡빡한 상황이다. 

그래도 톤을 밝게 하고, 즐겁게 하려고 한다. 지난 번에 쓸 때는 내가 너무 고통스러웠다. 상황의 무게에 잔뜩 늘렸던 것 같다. 이제는 그렇게는 안 하려고 한다. 내가 괴로우면, 보는 사람도 너무 괴롭다. 지금까지 그런 감정과 정서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제목을 새로 잡았다. 죽음을 넘어설 수 있는 에너지는 글쎄, 내 경우에는 사랑 밖에는 없었다. 이념이 죽음을 넘을 수 있을까? 문학적 은유는 사용할 수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생활로 돌아오면 사람들 삶은 다 거기서 거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