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대한 단상'에 해당되는 글 316건

  1. 2021.10.02 둘째 입원하고..
  2. 2021.09.14 앞으로 뭐 하나.. 1
  3. 2021.08.31 굽은 나무가.. 1
  4. 2021.08.27 해금 살롱.. 4
  5. 2021.08.22 은퇴 이후의 삶.. 2
  6. 2021.08.18 10대 책시장.. 2
  7. 2021.06.01 새 만년필.. 2
  8. 2021.06.01 장검의 밤.. 1
  9. 2021.06.01 이준석 책 ㅠㅠ.. 1
  10. 2021.05.30 나이 처먹은 후에.. 1

 

둘째는 오늘부터 입원이다. 워낙 입원이 잦은 아이라, 이제 입원한다고 해도 별 긴장감은 없는데, 다만 몸은 좀 고되다. 

팬데믹 한 가운데 입원을 했더니, 보호자도 코로나 검사를 해야 병실에 들어갈 수가 있다. 이해는 하겠는데, 얄짤 없이 3만5천 원 받는다. 장모님까지, 10만 원이 넘는다. 돈이 그냥 주머니에서 막 흘러나간다. 

어린이들 전문 병원에서 주는 밥 먹고는 도저히 양이 안 되어서 삼각김밥 두 개에 단팥빵도 하나 더 먹었다. 다른 일도 처리할 게 있어서 하루 종일 이것저것 한 데다, 점심도 집에서 잠시 대기하는 동안 둘째 준다고 끓여 놓은 죽 남은 걸로 때웠다. 영양은 없고 칼로리만 높은 걸로 저녁을 먹고 나니, 잠시 현타.. 

지난 몇 달 동안 살 좀 빠져서, 이제 7킬로만 더 빼면 60킬로대로 진입이기는 한데.. 수영장 가기 어렵게 만드는 일이 단기적으로도 많고, 장기적으로도 많다. 스케쥴이 인생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어쨌든 7킬로만 더 빼면 대학 졸업하던 시절 몸무게 정도 된다. 유학 시절에는 워낙 빠져서 그거랑은 도저히 비교할 수가 없고. 

아내랑 병실 교대하고 돌아왔더니, 천둥 막 치더니 비가 겁나게 쏟아붓는다. 아내가 병실에서 이불을 안 준다고 해서 이불 가지고 간다고 했는데, 오지 말라고 한다. 요즘 너무 무리해서 쓰러질 것 같다고, 그냥 적당히 처리한다고 한다. 병원은 또 왜 이렇게 먼지. 

마침 병원 가기 전에 좌파 에세이 고치던 데가 애 보면서 고생한 데.. 뭔 고생을 했더라, 시간이 지나니까 감정 자체가 잘 기억이 안 난다. 뭐였지? 그러고 있는데, 둘째 폐렴으로 거듭 입원하면서 먹먹하던 그 시절을 바로 다시 경험하게 된. 병원에 약 타러 갔는데, 그 길로 바로 입원하게 될 줄은 그때만 해도 몰랐다. 숨 소리 듣고 입원할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는데, 그건 아침 생각이고, 오전에는 또 아무 생각 나지 않았던. 

방송국에서 강연 방송 하나 자문을 해달라고 하는데, 젠장.. 좀 알기는 아는 사람이지만, 제대로 책을 정독한 적이 없는 사람이라. 후다닥 몇 권 읽어야 하는데, 읽을 시간을 또 어서 쥐어짜나. 카메라 휠 맛탱이가 간 걸 2년만에야 고쳤다. 진공관 앰프 등 오래된 앰프들은 10년만에 고쳤다. 그나마 프리앰프는 그 사이 천안으로 사무실을 옮겨서, 아직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방송하면서 자기 일도 다 하는 사람들은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지금 별로 하는 일도 없는데도 맨날 숨이 턱턱 차게 일정이 돌아가는데, 대단한 사람들은 따로 있는 것 같다. 난 그렇게 못한다. 

더스쿠프라는 매체의 기자에게 전화가 와서 둘째 병원 갈 시간 기다리면서 정말 엄청 자세하게 설명을 해줬다. 지금도 좋은 일 하는 사람에게는 매체의 크기나 기존의 친분, 이런 거 따지지 않고 성심성의껏 알려준다. 올해 아니 지난 3년으로 시간을 넓혀보면, 오늘 설명한 기자가 내가 본 기자 중에서는 가장 어려운 주제를 가장 성심성의껏 취재한 것 같다. 그래서 나에게도 작은 감동이 있어서, 알려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성실하게. 그야말로 감동이 있었다. 

기자나 피디들에게 내가 느끼는 감동이라는 게, 좀 지랄맞다. 아무리 규모가 크고, 유명해도, 루틴한 일을 처리하고, 위에서 좋아할 만한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걸로는 감동이라는 것은 생기지 않는다. 일상적으로 것, 투린으로부터 벗어난 일을 누군가 할 때, 감동이 생기고 뭐라도 도와주고 싶어진다. 

내 성격이 지랄 맞아서, 남들 다 가는 길이나, 남들 다 하는 일에서는 아무런 감흥과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 나도 그런 건 지겨워서 못한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거들어보지도 않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 그런 사람에게서 감동을 느낀다. 

천상 마이너의 마이너가 체질이다. 30대 초반에 청와대에서 근무할 일이 생겼다. 듣자마자 “싫어요”, 그랬다. 남들 다 하고 싶어하는 것에 대해서 즉각적으로 싫다는 생각이 들었고, 새벽부터 기어 나가서 죽어라고 사는 것도 싫었다. 그러면 나중에 보상이 있지 않느냐? 그딴 보상 필요 없다는 게 30대 초반의 내 생각이었다. 

어제 경기과학고의 고등학생들하고 줌으로 강연을 했다. 질문이 엄청 많았다. 결국에는 주어진 시간 내에 다 처리할 수가 없으니까, 나중에는 줄 서서 하나씩 질문을 했다. 학교에서 하는 행사라서 9시 반을 넘길 수가 없어서, 몇 가지 몰아서 한꺼번에 대답하고 마무리했다. 나도 행사 끝나고 나서 나름대로 생각이 많아졌다. 아마 팬데믹 국면이 아니었으면, 코로나 문제로는 고등학교 강연을 좀 더 많이 하게 되었을 것 같지만, 그렇게 하지는 못했다.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어쨌든 10대들을 위한 책은 계획된 대로 몇 권 최선을 다 해서 해 볼 생각이다. 

더 낮고 더 춥고 배고픈 곳으로, 내 삶의 모토와도 같은 것이었다. 나머지 인생은 더 그렇게 살아보려고 한다. 그래야 나중에 나를 돌아봐야, 지 처먹는 것만 생각하고, 진짜 개돼지처럼 막 살았다, 그렇게 돌아보게 되지 않을 것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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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부터 모닝을 타기 시작했다. 아내 전기차 사느라고 내 차는 끼워서 같이 팔았고, 아내가 타던 10년 된 모닝으로 바꾸었다. 오늘 차에 기름 넣느라고 주유소 갔는데, 정말 기름값 헐다. 아반떼 반값 밖에 안 되는 느낌이다. 

앰프 여기저기 손 보고, 컴 바꾸느라 돈 솔찮게 들었다. 당분간 그냥 모닝 타고 지내려고 한다. 돈 없을 때에는 아끼는 게 최고다. 

올해는 카메라를 바꿀려고 했는데, 여력이 안 된다. 그냥 일단은 고쳐서 쓰는 걸로. 내부 접점이 이상해졌는지, 조그 다이얼 같은 게 제대로 안 돌아가거나, 막 돌아간다. 

어제는 집 근처에 아는 사람이 와서 차 한 잔 마시려고 했는데, 자주 가던 카페 두 군데가 모두 문을 닫았다. 한 군데는 윤종신 아내가 하던 집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아닌가? 하여간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한계 상황에 몰린 곳들이 점점 더 늘어나는 것 같다. 

둘째가 후년이면 3학년이 된다. 큰 애는 5학년이 되고. 그때부터는 그냥 알아서 학교 갔다 오라고 할 생각이다. 이제 1년 반 정도만 더 지나면 나도 길고 긴 육아 기간이 끝나고, 드디어 움직일 수 있게 된다. 뭐 할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2016년부터 고정적인 뭔가를 하지 않고, 방송 등 대부분의 일들을 정말 최소한으로만 했다. 강연도 꼭 필요한 것 외에는 거의 안 했고. 

좀 움직일 수 있으면, 해금 연주자들 인터뷰집을 좀 해보고 싶다. 이게 해야 해서 하는 일이 있고, 좋아서 하는 일이 있다. 다른 악기는 잘 모르고, 해금은 좀 안다. 한 때는 유명한 연주자들도 좀 알았었고, 사부들도 있었는데.. 그건 정말 20대 일이고, 음악 안 들은지도 좀 된다. ‘해금 살롱’ 들으면서 요즘 좀 다시 찾아듣는 중인데, 정말 간단히 앨범 내면서 안간힘을 쓰면서 버티는 것 같다. 여유를 갖고 천천히 하나하나 찾아 들으면서 얘기들 엮어보는 일은 해보고 싶다. 

여유가 될지는 모르지만, 돈을 좀 쓸 수 있을 상황이면, 다큐도 같이 만들면 좋을 것 같고. 물론 이건 아주 나중에 생각해도 될 일이고. 

2016년에 애들 보기 시작하면서 이게 언제 끝나나 했다. 오늘 문득 생각해보니까, 그것도 이제 거의 끝나간다. 그 후에 뭐 할지, 이제 조금씩 생각해보려고 한다. 해야 하는 것만 하면서 나의 남은 인생을 다 소모하고 싶지는 않다. 나도 이제는 하고 싶은 일들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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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수영장 강사 중의 한 명이 확진이다. 수영장 문 닫았고, 언제 다시 열지 모른다는 문자 왔다. 그 시간에 강습 받은 사람들은 검사 받으라고 한다. 동네 수영장에서 확진자 나온 건 처음이다. 

지난 토요일 오후에 애들 데리고 수영장 갔었다. 하이고. 전후방이 따로 없다. 시껍했다. 

팬데믹 얘기 가지고 며칠 전에 jtbc 다큐에 인터뷰를 했고, 오늘 낮에는 연합뉴스 tv에서 인터뷰 했다. 안 그래도 좀 정신 없는 시기이기는 하지만, 출판사 생각하면 또 그냥 모른 척 하기도 어려워서 억지로 시간을 내서 나갔다. 

책이나 다큐나, 정말 인기 없는 매체들이기는 하다. 사람들이 틈틈이 비웃는다. 뭐하러 그런 걸 하고 자빠졌냐고들 말한다. 등 돌리고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재미 없는 주제로 "놀자"고 하는 것과 같다. 그래도 당분간은 더 버티려고 한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게 내 얘기가 될 줄은 나도 몰랐다. 살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그래도 누군가는 차분히 앉아서 니 편 내 편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좀 정리도 좀 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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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해금살롱이라는 그룹의 곡을 들었다. 오매나야.. 딱 이거다 싶었다. 

우선 cd가 한 장 있어서 cd부터 샀다. 사는 김에 매번 뒤로 미루기만 하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ost도 같이. 

이런 그룹이 얼마나 갈까 싶어서, 내가 할 수 있는 팬질이 뭐가 있나 잠시 생각을 해봤다. 국악도 손 놓은지 너무 오래 되어서, 사실 요즘 활동하는 사람들은 잘 모른다. 

정말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유튜브 동영상에 응원의 댓글을 달았다. 이것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팬질을 하고는 싶은데, 뭘 해야 좋은 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채리 필터의 '낭만고양이'를 아주 좋아했었다. mb 때 kbs 파업할 때인가, 지지 연설을 한 적이 있었다. 내 잠깐 앞에 채리필터가 왔었다고.. 하이고, 직접 볼 기회였는데. 

하여간 내가 작은 힘이나마 팬으로서 뭘 도울 수 있는지는 좀 천천히 생각해보려고 한다. 

현재로서는 택도 없는 일이지만, 언젠가 국악 방송 같은 데에서 현대적 의미에서 국악 소개하는 방송 같은 거 하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이 있다. 하고 싶은 일과 하는 일이 딱 만나는 거라면, 내 경우에는 그런 거다. 실제로 그런 게 실현될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닌데, 내가 정말로 그런 고민을 했을 때에는 mb 정권 때였다. 게다가 청와대 홍보수석인가, 나한테 완전히 열 받아서 "입 좀 다물어라", 그렇게 여러 루트로 경고를 막 보내던 시절이라서, 실제로 현실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mb 청와대가 여기저기 막 연락하다가, 막내 동생한테도 연락을 햇었나보다. "저도 형 거의 못봐요", 동생은 그러고 말았다고 한다. 

국악과 관련해서 책도 몇 권 준비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래저래 mb와 박근혜를 거치면서 여건이 너무 안 좋아서 결국 내려놓기는 했지만.. 

예전에는 내 주변 인간들이 대부분 국악하거나 음악하는 사람들이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야말로 불우한 근현대사를 지내다보니까, 언제 그런 시절이 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게. 지금 내 주변에는 경제학 하는 인간들이 한 무더기, 연극과 영화하는 인간들이 약간명.. 

CD 한 장 구매하면서, 나도 내가 살고 싶은 삶에 대한 생각을 잠시 했다. 이제 다시 연주회에 오르기에는 악기 손에서 내려놓은지도 너무 오래 되었고, 또 다시 집을 나이도 지났다. 

그래도 팬으로 사는 거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문득. 젊은 음악가들이 자기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평생을 살아갈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을 만드는, 그런 정도의 일은 좀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https://youtu.be/VPURLTafzk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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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여름 방학이 오늘로 끝이다. 올 겨울 방학은 내년 1월에 시작해서 봄방학까지 붙여서 그냥 두 달간 계속 가는 모양이다.

어쨌든 방학이 끝나고, 내일부터는 좀 사정이 나아질 것 같다.

지금 쓰는 방은 야옹구 방에 내가 무단으로 들어와서 쓰는 중이다. 원래 내 방은 진작에 애들이 침실로 쓰는 중이고.

2012년에 이사를 왔는데, 그뒤로 나는 대충대충 지냈다. 드디어 큰 맘 먹고, 이 방에 오디오를 놓기로 했다. 고양이 털로 엉켜 있던 앰프들부터 일단 수리 맡기기로.

뮤지컬 피델러티 인티 앰프는 거의 초창기에 샀던 앰프인데, 볼륨 노브가 그 사이 맛탱이가 갔다. 리모컨도 사라져서 그냥 폐기할까 했는데, 연초 극적으로 리모컨이 케이블 사이에서 나왔다. 다시 살리기로. 사실 용산에 가지고 가서 손 봐달라고 하면 간단한 일인데, 워낙 무거워서 들고 나가기가 영 엄두가 나지가 않았던.

한동안 잘 쓰던 진공관 앰프도 하나 있는데, 이것도 진공관 쪽에 메롱이라.. 이것도 가지고 오면 손 봐줄 데가 있다. 그것도 10몇 년만에 여기저기 먼지 닦으면서, 진짜 지나간 내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턴테이블 다시 운용하기에는 장소가 비좁다. 이건 공간 만드는 차원에서 책장들 위로 올라갔다. 그대신 블루투스 리시버에 dac 달린 걸 하나 주문했다.

거의 10년만에 방에 다시 음악 들을 준비를 하는 건, 나도 뭔가 심기일전하는 계기가 필요해서 그렇다. 결혼하기 전에 한참 헤매고 있던 시절, 대인기피증도 점점 더 심해지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던 시절이 있었드랬다.

그때 음악을 열심히 들었다. 스피커를 좀 모았고, 앰프도 거기 맞춰서 약간은 구색을 맞추어놓았던.

아이들 태어나면서, 이건 뭐.. 사운드바에 cd 달린 소형 기기로 애들 동요 틀어주면서 그렇게 살았다.

내년도 출간 일정을 전면적으로 조정하면서 도서관 경제학을 맨 앞으로 놓았다. 젠더 경제학은 대선 이후로.. 그 대신 원래는 거기 넣을려고 생각했던 핵심들을 좌파 에세이에 끌어다 썼다.

이제 애들 개학도 하겠다, 나도 곧 개학이다. 도서관 경제학에 대한 준비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방에서 음악 들을 수 있는 장치부터..

나도 내 인생의 마지막 카드를 던질 순간이 온 것 같다. 오래 전부터 도서관 경제학의 첫 페이지는 필라델피아에서 쓰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사실 이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첫 모티브 등 대부분이 필라델피아 얘기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꼭 그렇게 하지는 않아도 되지만, 많은 일에는 제식과 같은 일들이 있다. 이건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은..

"우리는 도서관이 뭔지 모른다."

이게 오래 전부터 생각한 도서관 경제학의 첫 문장이다. 나도 뭔지 몰랐었다.

그 얘기를 하기 위해서 앰프부터 고치러 나갈 준비를 하는 게, 뭔가 앞뒤가 맞지는 않아 보인다. 그렇지만 마음의 준비가 되어야 뭐든 시작할 수 있는 것이라서..

예전에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 오페라 dvd를 산 적이 있다. 앞부터 시작해서 끝까지 보는 시도를 몇 번을 했는데,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중간중간에 아는 데들 보고, 넘겨 보고.. 이러지 말고, 처음부터 진짜 한 번 보자고 했는데, 늘 밤 늦게 시작하니까 결국 중간에 자버린.

최근에 해금살롱이라는 밴드의 음악을 우연히 들었다. 아, 진짜 인생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던.

사회니 경제니, 이런 복잡한 얘기들에 대해서 더 이상 내가 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오면..

최근의 국악하는 사람들 만나서 그런 얘기들 정리하면서 나머지 여생을 보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좌파 보다도 더 한 구석에 처박혀 있는 듯한..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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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jbc에서 팬데믹 관련된 다큐 인터뷰를 부탁해서 한다고 그랬다. 책 관련된 내용이면 마냥 안 한다고 하기도 좀 그래서. 머니투데이는 청약 통장 문제와 분양 시스템 개편에 관해서.. 이것도 <국가의 사기> 때 크게 다루었던 문제다. 

이래저래 8월달은 애들 방학이고, 나도 책 마무리해야 하고 해서 다 비워놨더니, 방송인터뷰들이 빈 공간을 다 채워버렸다. 강연을 다 비웠는데, 한동안 10대 얘기들을 많이 할 거라서 고등학교 강연만 받는 중이다. 그것도 다 할 수는 없고, 정말 최소한으로만. 

방송 인터뷰도 그닥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없는 약속이 있다고 거짓말하는 데는 익숙하지 않아서. 망했다. 그 와중에 국책 연구소 한 군데에서 발제해주기로 한 것까지.. 

몇 년 책과 서점 돌아가는 형편에 그닥 관심 두지 않고 살았더니, 그새 10대 출판 시장이라는 게 완전히 없어져버린 것 같다. 요즘 10대들은 책을 안 본다는 게 정설이 되었는데, 따로 10대들에게 책을 노출하는 서점 페이지도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 같다. 

큰 변화는 엄마가 책을 사주는 게 한비야 이후로 한동안 유행이었던 것 같은데, 이제 그것도 끝난 것 같다. 10대들이 책은 거의 안 보는데, 특히나 엄마가 사준 책은 절대 안 본다는 게 또 다른 정설이다. 

좌파 에세이 마무리하면서 10대들과 책에 관해서 한 번 살펴봤는데, 마케터들 반응은 절망적인 것 같다. 일단 1보 후퇴. 어쨌든 이런 상황을 보면서, 고등학교 강연은 일단 가능하면 자주 가보기로. 본다고 무슨 방법이 있겠냐마는, 그래도 조금이라도 빈도수를 늘리면 뭐라도 새로운 생각이 날지도 모르니까, 횟수를 늘리는 수밖에. 

전체적으로 내년 출간 일정을 재조정하기로 했다. 제일 큰 건 이래저래 뒤로 밀렸던 도서관 경제학을 내년 첫 책으로 하기로 한 것. 젠더 경제학은 그 뒤로 미루었다. 대선 이후가 될 것 같다. 

코로나 때문에 필라델피아 방문 일정을 이리저리 미루고 있었는데, 올 겨울에 그냥 혼자라도 갔다오기로 했다. 애들은 백신이 없어서, 애들 데리고 가려면 내년에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내년에는 도서관과 학교의 사서 선생님들 관련된 얘기들을 많이 하려고 한다. 10대들이 책을 덜 보는 건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독서가 내려가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이건 정상적인 일은 아니다. 팬데믹 영향이 있다고 해도, 10대 출판시장 붕괴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다. 

책을 읽고, 책을 지키는 일들이 원래는 보수들이 신경 많이 쓰는 일들인데, 우리나라는 어캐 된 건지, 보수들이 10대 얘기나 책 얘기에는 아무 관심이 없다. 보수의 미덕은 무엇인가? 우리나라에는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보수의 미덕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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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되는 일도 없고, 정신만 산만해서.. 우울증 올까봐, 싼 만년필 하나 샀다. 크로스를 업글하고 싶은데, 지금처럼 책 팔려서는 택도 없고. 라미는 예전 학생들이 선물해준 건데, 빨간색 모나미 잉크 넣어서 쓴다. 빨간색은 모나미가 제일 예쁘다. (구하기 너무 어렵다.) 사인할 때 빨간색으로 할 수가 없어서, 오렌지색 쓸 만년필이 하나 필요하다는 개수작으로.. 크로스는 녹색 넣어서 쓴다. 가끔 방송에서 보니까, 너무 재수 없어 보여서 얘는 그냥 집에서만 쓰는 걸로. 그리하야 가지고 다닐 수 있고, 잃어버려도 눈물 안 나고, 오렌지색 잉크에 어울릴 "새" 만년필이 꼭 필요했다는. 난 꼭 필요해서 산 것이지, 괜히 산 건 아니다. 마침 orange indien 잉크가 놀고 있고. (노는 잉크가 서른 병이 넘는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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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시대이다 보니, 나치 초기 역사를 다시 한 번 공부할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나치는 파시즘=극우파, 이런 공식으로 풀지만, 나치라는 이름 자체가 national + socialism에서 나왔다는 거.. 그 전에는 인종주의에 기반한 극우파 같은 것은 아예 없었었다. 간만에 '장강의 밤'에 대한 자료도 다 찾아봤다. 히틀러의 친위 쿠데타로 나치 안에 있던 좌파 계열들 한꺼번에 숙청한 대학살극.

경제사 공부하면서 대충대충 보고 넘어간 나치 역사를 막상 다시 들여다보려니까 뭐부터 봐야 할지도 모르겠고, 좀 막막하다..

예전에 프랑크푸르트 학파 공부하거나, 사회심리학 공부할 때 히틀러 얘기가 엄청 나오기는 했는데.. 욕부터 하고 시작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라서, 유럽 사람들은 히틀러가 힘을 갖게 되는 과정을 다 상식적으로 알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좀 아리까리하기도 했다.

바이마르 공화국 무너진 것도, 단결을 못해서 그렇다, 전두환 시절에는 그렇게 배웠었다. 그런 간단한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이래저래 내 눈에는 딱 극우파인데, "나는 극우파 아니다"는 사람들 보면서.. '장검의 밤'부터 다시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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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책 e북으로 사려고 하다가 잠시 멈춰섰다. 내가 이 책까지 봐야하나? 이준석 관련된 인터뷰 부탁이 와서, 해준다고는 했는데.. 참 난감하다.

이준석 얘기는 보수들이 자기들끼리 해도 될텐데, 나같은 사람까지 와서 부탁을 다..

별 수 없이 책을 보기는 해야할 것 같다. 국민의 힘 당대표 임기를 보기 위해서 진짜 간만에 국민의 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다. 당규에 있을 줄 알았는데, 없고, 결국 당헌을 들여다봤다. 대표와 최고위원의 임기는 2년이다.

국민의 힘이 대선에서 이긴다면, 이준석이 여당 대표가 된다. 우와.. 보통 일 아니다.

이준석 마지막 본 게 2년 전 일이었나? 기억도 잘 안 난다. 그날 행사에서 박형준도 봤던 것 같은데..

e북은 있으면 생큐, 그냥 사는데, 아직 고민이다. 이걸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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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내가 인기가 바닥은 커녕, 거의 무명 수준, 아니 맛탱이 간 늙은이 수준이지만.. 한 때는 인기가 아주 좋았던 적이 있었드랬다.

요즘은 거의 파리 날리는 블로그지만, 한 때 수천 명씩 와서 복닥거리던 시절도 있었다.

그 시절에 만 명 정도가 같이 움직이면서 책을 사면 좋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한 번에 만 명이 움직이면, 어떤 책이든지 나올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 사회과학에서 만 명이 움직이면, 비록 소수라도 정말로 세상을 다른 방향으로 가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꿈을 꾼 적이 있었다.

지금은 내 책도 만 권 팔기 힘든 처지라서, 그런 건 꿈도 못 꾼다. 괜히 그딴 짓 하면, 책 팔려고 별 짓을 다 한다고, 돌 맞아 죽기 딱 좋다.

2년만 지나면 둘째가 3학년 중반 정도 되어서, 애들끼리 알아서 학교 오고 가고 하는 건 할 수 있게 된다.

나이 처먹으면 무슨 일을 하면 좋을까, 조금씩 생각해보다가 예전에 책 사는 사람들 만 명이 뭉쳐 다니면 어떨까, 30대에 했던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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