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선물..

잠시 생각을 2020. 9. 27. 11:50

청와대에서 온 추석 선물.

비록 코로나 국면이지만, 다들 마음만은 행복한 한가위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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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그레이버.. 아나키즘에 대해서 잠시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영화 배트맨을 누구의 시선으로 볼 것인가.. 1:99의 설명틀을 만든 사나이. 여당 시절, 정부를 옹호하는 게 민주주의의 핵심인가, 그런 생각을 잠시. 한국 민주주의의 적은 지금의 야당인가, 천박한 한국 자본주의인가, 그런 근본적인 질문을 잠시 가져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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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을 바꾼 아나키스트, 데이비드 그레이버

[토요판] 박홍규의 이단아 읽기(27) 데이비드 그레이버(1961~2020)제국주의 침략 첨병이던 인류학을자본주의 비판 대안학문으로 바꿔‘월가 시위’ 등으로 예일대서 해고‘부채, 그 첫 5000년’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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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장기적으로 기본소득을 지지하지만, 꼭 모든 재정지출의 원칙에서 보편적 복지가 최고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선별적 복지가 더 나을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와 관련된 긴급 재정은 전례가 별로 없어서 여러모로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다. 어쨌든 이번의 2차 지원금은 '맞춤형'이라는 이름으로, 선별 지급 그것도 극단적으로 미세한 검토를 하기로 결정을 했다. 수많은 논란거리가 생길 것이다. 

자영업자는 누굴 주느냐, 얼만큼 주느냐를 비롯한 세세한 논란들은 '선별'이라는 말 속에 이미 포함된 논란이다. 고르기로 하면 '어떻게' 고를 것이냐, 이 질문은 '자연빵'이다. 

선별복지와 보편복지라는 넓고 기본적인 차이 혹은 자영업자에게 직접 주는 게 낫느냐, 소비할 사람들에게 주는 게 낫느냐, 이런 차이점 보다 더 근본적인 차이점이 하나 숨어있는 것 같다. 

중산층에게도 지원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 이게 1차 지원과 2차 지원의 가장 큰 정신적인 차이다. 좀 넓게 구분을 하자면, 복지 기반 전문가와 격차 현상, 소위 '양극화' 기반의 전문가 사이에 생겨나는 시선 차이가 바로 이 문제다. 

복지에서 출발한 사람들은 저소득 기반으로 사유를 한다. 전통적인 시각이다. 멀게는 90년대의 세계화 그리고 격차와 분리 현상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은 중산층의 붕괴를 경제의 가장 큰 위협으로 본다. 중산층을 잡아야한다는 것은 경제도 마찬가지겠지만, 경제의 구조 문제도 마찬가지다. 중산층이 갈수록 줄어드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협소해가는 중산층에 대한 지원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반면 협소한 의미의 복지는 중산층 이상은 알아서들 하시고, 사회 최약층의 최소한의 기반 마련을 중심으로 생각하게 된다. 여기에도 국민경제의 건전성과 국민경제의 최소 기반 같은 시선의 차이가 존재한다. 

코로나 19와 중산층이라는 질문.. 이게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국민의 70% 안을 지지하게 된다. 그래야 부유층을 제외하고 중산층 이상을 지급한다는 말이 형성된다. 여기에 기술적인 애로사항까지 감안하면, 구분하느라고 힘을 빼느니, 차라리 다 주고, 부자들에게는 세제 등 별도의 메카니즘을 만들자, 이렇게 된다. 어차피 세금은 그 사람들이 많이 낸다. 맨날 받기만 하고 줄 때 빼면, 장기적으로 조세 저항이 오히려 구조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할 수 있다. 

이번에 2차 긴급 지원이 가지고 있는 정책적 철학은 "중산층은 안 준다"이다. '피해'라고 말은 하지만, 중산층들은 별 피해가 없거나, 어차피 먹고 살만하잖아, 이런 생각이 근저에 깔려 있다. 이게 90년대 이전의 경제이론으로 무장한 경제 관료들의 생각이기는 하다. 그 사람들은 옛날에 교육 받았고, 중산층 이상은 효율상, 빈민층은 복지, 이런 시대의 시선이 기본이다. 

홍남기로 대표되는 정부의 시선의 기본은 이거다. 돈이 부족하니, 이번에는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만 지원하겠습니다, 송구합니다.. 이 말을 축약하면 "이번에는 중산층은 아닙니다", 이 말이다. 그리고 이건 최소한 90년대의 민주화 이후로 한국 엘리트 경제 관료들의 머리에서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는 프레임이다. 중산층에게도 뭔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 믿거나 말거나, 이건 대선 후보 시절의 박근혜가 처음 본격적으로 들고 온 프레임이다. 

경제 관료들은 이번에 자기들이 수십 년간 하던 습관대로 했다. 이건 그럴 수 있다. 가끔 정권과 정부를 같은 의미로 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정권은 정권이고, 정부는 정부다. 정부는 수장이 바뀌어도 잘 변하지 않는다. 

문제는 민주당이다. 코로나 19와 중산층 사이의 경제적 관계에 대한 연관성은 차지하고라도.. 나도 중산층은 아니라고 본다, 이런 말을 지도부가 하고 있는 거다. 이낙연이 "송구스럽습니다"라고 말을 해도, "아, 나는 아니구나", 이런 걸 그런 메시지와 방송 속에서 사람들이 일일이 확인하는 거다. 바보다. 신념을 지켜서 노무현식 의미로 바보인 게 아니라, 자기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무슨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면서 착한 얼굴로 그냥 말하는 건, 그게 바로 바보다. 

자, 이제 계산의 문제로 가보자. 

많은 중산층들이 최근 코로나 블루를 호소할 정도로 어려워졌다. 일자리든 육아든 혹은 개인의 정신세계든, 어려워진 것은 마찬가지다. 이 사람들에게 민주당이 준 메시지는 "참으시라", 이 한 마디다. 예를 들면, 무슨 돌봄교실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학원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옴팡지게 집에서 같이 버텨야 하는 중학생이라고 생각해보자. "엄마, 우리 집은 이번에 안 준대?", 이렇게 질문할 것이다. "응." 그러면 바로 반문할 것이다. "왜? 우리도 힘들잖아?" 

그럼 그 반대편에 있는 자영업자나 저소득층은 중산층의 실망감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 아니 남지는 않더라도 딱 본전인 정도로 정부의 대책에 대해서 감사할까? 이리저리 쪼개고 나면 최대 200만 원 정도다. 자영업자 가정이라도 4인 기준이면 지난 번에 100만 원 정도 받았는데, 온갖 수혜를 집중시켜서 받는다고 해야 200만 원이다. "고맙습니다"라고 그런 마음이 들 정도의 지원은 애당초 없다. 

개개인에게 주는 것이 자영업자에 대한 효과가 높을지, 자영업자에게 몰아주는 게 좋을지, 사실 지금의 지원금은 그런 계산을 해볼 필요도 없을 정도로, 그 돈이 그 돈이다. 중산층이 이번에 받게 되는 상실감을 상쇄할 정도의 '감사한 마음'은 별로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경제적인 손실 계산은 차지하고라도, 정치적인 손실은 확실하다. 민주당 폭망. 

지나간 얘기지만, 박근혜도 이 정도로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중산층이라는 국정 기조가 있어서 그렇게 생각해볼 수 있다. 

슈퍼 여당이 된 지금의 민주당이 정치적으로는 처음하는 경제적 결정이 이번 긴급 지원금이다. 경제를 누구랑 할 거냐는 건 좀 복잡한 질문인데, 정치를 누구랑 할 거냐는 건 좀 상대적으로 좀 단순한 질문이다. 

부자들을 확실하게 부자로 만들고, 그 대신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거기에서 뒤처지는 소외된 사람들은 복지 정책으로 확실하게 안고 가겠다.. 이게 90년대의 신자유주의 경제 프레임이다. 지금 우리는 이낙연과 함께, 이 과거 프레임의 귀환을 보는 중이다. 

정치는 누구랑 할 거냐? 그게 바로 경제 운용의 기반이기도 하다. 

그래도 빚을 져야 하지 않느냐? 질 빚은 지고, 부자들에게 더 걷을 방법을 생각해내라, 이게 지난 총선의 메시지 중의 하나이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걸 기대하면서 수도권의 중산층들이 민주당에게 표를 몰아주지 않았을까 싶다. 

중산층과 코로나, 이게 앞으로 2~3년을 관철할 경제 프레임의 핵심이다. 

홍남기는 다른 집 사람이다. 어차피 부총리까지 했고, 지금 그들을 보좌하는 국장급, 실장급, 이런 사람들은 정권 넘어가도 또 승승장구할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 승, 민주당 패! 이게 코로나 2차 긴급지원의 경제적 메시지의 핵심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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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이 총리로서 썩 괜찮게 했다는 데에는 나도 동의한다. 최상이었냐고 하면, 그런 건 아닌데, 최선을 다했다고 하는 정도.. 하여간 별 목소리 없이, 무탈하게 총리직을 수행했다.

이제 그는 당 대표가 되었다. 당 대표는 총리와는 다르고, 또 달라야 한다. 그런데 이번 4차 추경까지 가는 과정을 보면, 총리 이낙연과 당 대표 이낙연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총리 주제로 앞으로의 코로나 정책 방향에 관한 당정청 협의회에서 모두 발언을 잠시 보았다. 총리 공관에서 열린 자리라서 더 그런 느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총리 뒤에 대표로서 얘기를 하는데, 대표라는 느낌 보다는 총리 발언 뒤에 부총리 얘기하는 것 같았다. 내용으로 보면 더 그렇다. 총리가 하는 얘기에, 옳고, 맞소,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 느낌이 강했다. 뭐야, 이건.

당이란 무엇인가, 그런 걸 잠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정권을 만들어내는 원천의 힘이 당이고, 그걸 유지하는 힘도 당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집권당의 산물이 정권이고, 정부인 것이고..

총리 시절에 하던 것처럼 대통령이 얘기한 것을 일사불란하게 집행하고, 약간의 양념을 추가하는 것.. 당 대표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총리의 임명권자는 대통령이지만, 당 대표의 임명권자는 당원과 국민이다. 그런 점에서 이낙연의 목소리를 사람들이 귀기울여서 보게 되는데..

지금 같으면 전혀 귀 기울여 들을 필요가 없는 사람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 같다.

대통령이 하는 얘기를 총리가 그대로 받아들일 것인가, 그게 지금 국면에서 1차 촛점이라면, 당 대표로서는 실격이다. 있으나 마나한 존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세균은 여우 스타일이다. 대통령의 얘기를 기계적으로 다 받지는 않는다. 슬쩍슬쩍, 자기 의견을 넣는다. 2차 추경, 그러니까 온국민 지급을 하게 되던 결정적 계기는 정세균이 마련했다. 어느 정도 다 주는 걸로 의견이 수렴되어 가는 과정에서 지재부 실무자들이 개겼다.. 정부 내에서 다른 목소리 나오는 건 곤란하다고, 기재부 깨갱.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재난 지원금을 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번 판에는? 상황 보면서, 정세균은 머리 안 드는 걸로 . 그렇게 상황 정리?

당 대표가 대통령 보고, 총리 보고, 그리고 자기 얘기를, "네, 저도 그렇습니다", 그러면 일상적인 정책을 당에다 얘기할 이유가 없다. 어차피 거수기.. 뭐하러 힘들게 그 사람들한테 이것저것 설명하고 그러냐. 그냥 속 편하게 청와대에 줄 대지.

이낙연이 당대표로서 자기 존재를 가질 수 있는 시간도 그리 길게 남지 않은 것 같다. 추석 지나고 나면, 한국에서는 대체적으로 상황이 종료다.

저 사람은 대선 나올 때까지는 그냥 머리 숙이고 있겠구나, 아 네..

그런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굳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겠나? 이낙연은 지금 이 질문 앞에 서 있는 것 아닌가 싶다.

부총리급의 당 대표,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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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몸이 너무 힘들어서 저녁 먹기 전에 좀 잤다. 아이고, 삭신이야. 요번 주에는 태권도장도 안 하고, 세 시 반에 아이들 데리고 오는 중이다. 방법이 없다. 동네에 있는 특공무술에서는 학원은 안 하는데, 차는 운행한다고.. 우와, 진짜 유능한 사범이다. 왜 이렇게 특공 다니는 애들이 많나 싶었는데, 기가 막히게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걸 잘 아는. 

작년에 프로야구에서는 ‘간절함’이 유행을 했었다. 뭐, 간절하게 한다고 해서 없는 실력이 생기는 건 아닌데, 코로나 이 와중에 학원은 안 하더라도 차는 운행하는 특공무술 보면서.. 나는 이렇게 간절함을 가져본 적이 있었나, 문득 그런 생각이. 

나는 그렇게 간절하게, 그 정도로 열심히 살아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내가 열심히 하려고 했던 것은, 아마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하고, 조금이라도 서로 웃으면서 살아가려고 하던 거 정도 아닐까 싶다. 

저녁 때 비도 오고, 태권도도 못 가는 아이들이 하도 야구 하자고 졸라대서.. 보통은 타격 10개씩 두 턴을 하는데, 오늘은 4턴을 했다. 두 명이니까 공 80개를 던졌다. 뭐, 살살 던지니까 그게 힘든 건 아닌데, 애들은 땀범벅이 되었다. 나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좀 힘들기는 한. 

살다 보면 세상이 확 바뀌는 듯한, 정말로 시대 변화와 같은 순간을 만날 때가 있다. IMF 경제위기가 그랬다. 그 이전에 하던 얘기가 이 새로운 시대에는 어쩐지 한가해 보이고, 삶의 고생을 모르는 듯이 느껴지기도 한다.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Mb가 집권하고 생겨난 변화가 겹쳐지고, 세상은 미친 듯이 뒤로 갔다. 그 흐름이 결국 순실이라는 괴물스러운 걸 만들어내고, 스스로 파탄에 가고 만 것 같다. 

촛불집회는 정치적으로는 컸지만, 문화적으로까지 그렇게 큰 변화를 만든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적어도 imf 경제 위기급의 그런 변화는 아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아마도 한국에서는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큰 변화가 생겨나는 중인 것 같다. 세계적 흐름을 얘기할 때 흔히 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경계지점으로 삼는데, 아마 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대공황과 세계대전은 겹쳐진 사건이라서, 굳이 구분을 할 필요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런 큰 변화가 생기면 사람들의 정서도 바뀌고 문화도 바뀐다. 경제에 대해서 ‘살아남는 것’이라는 은유를 쓰는데, 팬데믹은 진짜로 살아남는 게 급선무인 긴급 상황을 만든다. 런던 같이 대공습을 겪었던 사람들의 마음 속에 무언가 남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내가 요즈음 노력하는 단 하나는 침착함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것 그리고 조급하게 판단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지공, 천천히 생각하고, 천천히 행동하고, 그 대신 주위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권투에서 맞으면서도 눈을 떠야 한다고 가르치는데, 지금 그와 비슷한 상황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일상성의 소중함을 90년대 이후, 너무 오래 잊고 지냈던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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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때 간만에 슈퍼에 갔다. 한동안 냉장고에 있는 것만 퍼 먹다가, 도저히 먹을 게 없어서 양념도 좀 사고, 이것저것.. 20만 원 넘었다. 오매나야.

그냥 배달시킬까 했는데, 배달이 밀려서 세 시간 넘게 걸린단다. 그럴 수는 없지.

집에서 밥만 해먹으니까 요리 특히 기본기만 는다.

홍석천이 하던 식당도 문을 닫는다는데, 마음이 아프다. 아주 전에는 이태원 자주 가던 시절도 있었는데, 애들 태어나고는 거의 안 갔다. 후배들이 가고 싶다고 해서, 작년에 몇 번 갔던..

밥하기 싫어서 나처럼 외식 자주하던 사람도 집에서 밥만 해먹고 있으니까.. 버틸 방법이 없을 것 같다.

전원에게 주든, 저소득 중심으로 주던, 지금까지의 지원하는 방식을 코로나에서는 좀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얼핏얼핏 들기는 하는데.. 나는 또 내가 쓰는 글에 집중해야 하니까, 머리를 여기에 많이 빼기가 어렵다.

지금까지 경제 정책은 크게 보면 미국식, 유럽식을 주로 참고했다. 앵글로 색슨과 콘티넨탈, 뭐 이렇게 나누기도 하고. 영국을 넣을까냐 말까냐. 가끔 노르딕.

코로나에 대한 대응 방안은 사실 다 별로다. 경제 정책도 마찬가지다. 뭔가 좀 새로운 메카니즘을 생각할 때가 된 것 같기는 한데.. 머리 아프다.

예전에 기든스가 제 3의 길 얘기할 때 얼척 없다고 생각을 했었다. 별로 기든스 노선을 따라갈 생각도 없었고..

그런데 코로나를 맞아, 미국식도 아니고 유럽식도 아닌 제 3의 길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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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진보가 무능이라는 프레임과 싸워야 한다면, 보수는 혐오라는 프레임과 싸우게 된다. 태극기 집회에 최대한의 공경심을 가지려고 하는데, 이 코로나 국면에 잔뜩 모여서, 게다가 성조기 휘날리며. 트럼프도 이 정도로 혐오스럽지는 않다. 틈틈히 의도치 않은 개그 코드로 웃겨주기도 하고.

오늘 아내가 성적 '수치심'이 아니라 성적 '빡치심'이라는 얘기를 했다. 수치를 느끼는 게 아니라 빡치는 거라고.

광화문 광장을 보면서 그 생각이 문득 났다. 이건 혐오가 아니라 빡침이라는.. 애들 생일 선물 사주러 조심조심 마스크 쓰고 장난감 가게 갔다온 생각이 나면서, 문득 빡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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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논란과 통합당의 딜레마

최근에 민주당과 통합당 지지율이 딱 붙었다.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지지율이 역전되었다. 총선이 4월이었으니까, 네 달 사이에 확 뒤집힌 셈이다. 아마 지금 당장 서울시장 선거를 한다면 통합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걸 20대의 보수화로 보기도 하지만, 그런 것 보다는.. 부동산으로 인한 30~40대의 이탈, 박원순 이후로 폭발한 젠더 이슈 그리고 '공정'이라는 용어를 통한 20대의 불만 같은 것이 주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에 대한 불만이야 워낙 광범위해서 하나의 흐름으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20대, 30대, 여성, 하여간 각각의 이유로 등을 돌렸고, 이제는 통합당을 지지한다고 대답하는 지경이 되었다. 

우리와는 조금 사정과 기준이 다르지만, 20대와 젠더의 불만은 유럽 식으로는 구좌파에 대한 신좌파의 불만에 조금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미테랑 집권이 오래 된 다음에 68세대의 노조 지휘부와 정치 엘리트들이 딱딱해졌다. 그걸 부패라고 분석하기도 하고. 하여간 대체적으로 그들이 구좌파에 해당한다. 

지금의 586들, 뭐 별로 집권하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미테랑 14년 집권 마지막에 구좌파들이 보여준 모습과 별로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젠더와 생태를 축으로, 유럽에서는 대체적으로 사민주의 말기에 녹색당이 약진을 하게 된다. 지금에 와서 보면 유럽의 오래된 구좌파들과 현 집권층이 모습은 진짜로 판박이처럼 유사하다. 무능하기도 부패하기도 하고, 권력욕만 남았던 것도 그렇고. 끼리끼리, 그 모습까지. 뭐, 결국 구좌파는 망했다. 

지금의 20대와 젠더 문제를 포괄한다면, 신좌파 혹은 신신좌파의 흐름 정도로 볼 수 있다. 586보다는 낫게 하자는 거지, 그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고 싶어하지는 않는 것 같다. 

정치 지형이 우리와 유럽이 좀 다른 것은, 공산당은 아예 없고, 녹색당도 전혀 힘 못쓴다. 그렇다고 나름 사민주의를 표방하는 정의당도 새로운 대안으로 보여지지는 않고. 

극우와 덜 극우를 통합해놓은 통합당에 이런 신좌파 혹은 신신좌파의 흐름이 일단은 머무르게 된다. 케미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통합당도 아주 바보들만 모여 있는 것은 아니라서, 지도부도 더 젊게 만들고, 젠더 문제와 관련해서 새로운 입장도 만들려고 한다. 뭐, 쉽지는 않지만, 그게 필요하다는 것 정도는 그 사람들도 안다. 

그러기는 했는데.. 

4대강 나오자 말자, 구좌파도 아니고, 그냥 토건형 보수의 '앙시앙 레짐'의 모습으로 돌아가버린다. 봐, 4대강이 맞다고 했쟈나! 

신좌파가 정의하기가 참 애매하다. 68 이후에 생겨난 새로운 흐름을 이렇게 지칭하는 것인데, 젠더와 생태 그리고 문화주의 같은 것들을 통칭해서 이렇게 부른다. '노동자 중심주의'로 포착되지 않는 새로운 문제, 간단히 말하면 전통적인 노조 지도부가 생각하지 않았던 질문이 출발점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그러다 보니까 젠더와 생태는 반드시 출발이 같을 필요는 없는데, 좀 같이 다니는 속성이 있다. 서브 컬처 중심의 문화주의 역시 이런 흐름과 같이 다닌다. 

4대강 문제는 기본적으로는 생태 이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2008년 촛불집회 이후로는 두 흐름이 딱 붙어 다녔다. 원래 신좌파의 속성이 그렇게 다면적이고 중층적이다. 고유의 운동 영역이 있는 것 같지만, 서로 미세하게 연대하고, 미묘하게 교감한다. 

통합당은 구좌파도 아니고 그냥 구세력이다. 신좌파랑 화학적으로 결합하기에는 좀 어렵다. 물론 잘 결합하는 일본 사례도 있다. 자민당 내에서 별의별 흐름이 다 있고, 그 안에는 나름 자기들 버전의 좌파 블록도 있다. 

통합당이 홍수를 맞아 4대강 얘기하는 기분은 잘 알겠는데, 그렇게 토건을 축으로 하는 구세력임을 공공연하게 보여서, 문화적으로 좋을 건 없다. 신좌파 혹은 신신좌파에 대해서, 한국의 보수들도 고민을 좀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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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도 너무 많이 온다.

요즘 안 쓰는 안방에 빨래 걸어놓고 제습기 돌리는데, 물이 어마무시하게 나온다. 누가 한국을 물 부족 국가라고 하는가. 아열대 기후가 되고, 건기와 우기로 나뉘게 될 것 같다.

큰 애 방학이라서 집에 같이 있는데, 심심하다고 그런다. 틈틈이 이것저것 간식거리 해주는데, 간식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프로그램의 아쉬움이.. 그렇다고 계속 같이 앉아서 놀아주기에는, 나도 할 일이 태산 같이 밀린.

대통령의 부동산에 관한 언급이 있었는데, 망했다는 생각이 문득. "지금 잘 되고 있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문득 임진왜란 때 생각이 났다. 전쟁이 나겠냐, 안 나겠냐.. 안 난다고들 대답했다. 전쟁은 났다.

그렇다고 딱히 선조 때의 신하들이 무능하거나 간신배들만 가득 찼던 것도 아니다. 조선조 최고 학자들과 최고 신하들이 공교롭게도 줄줄이 배출된 것도 그 시기다. 그냥, 망할 때가 되어서 망한 건가?

몇 년 전까지 선조 때 조선이 망하지 않아서 결국 우리나라가 망한 거다, 그런 얘기들이 많았다. 뭐, 꼭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가, 그랬다.

이번 정부의 인사와 부동산을 보면서, 선조 때 생각이 났다. 그게 꼭 간신들 때문에 망했나, 망할 때가 되니까 망한 거지..

통합당이 지지율 넘어서는 순간인데, "모든 것은 잘 되고 있다", 그런 기조가 더욱 강한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이, 아마 무병장수하기는 할 것 같다. 마음 줄도 굵고, 당황하는 법도 없다. 속도 잘 안 타는 스타일들인 것 같다, 자기만 승진하면.

이 와중에도 쭉쭉 잘 승진하는 사람들 보면, 정말 "재주가 기가 막힙니다!", 이런 소리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재주가 하늘을 찌른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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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등 사퇴. 음..

김조원은 처음부터 너무 황당한 인사라고 생각했다. 한 번은 대형 사고 분명히 칠 거라고 생각했던..

그만 두는 것도 기술 아닌가 싶다. 노영민 사퇴는 좀 뜬굼 없다. 잘 하고 있다는 건 아니지만, 그만 둘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줄사퇴는 줄사퇴인데, 이렇게 황당한 사퇴는 또 처음 보는 것 같다.

사퇴에도 절도가 필요한데, 절도도 너무 없다. 그만 두면 그만 두는 거지, 순서대로 조금씩 바꾸겠다는 반응도 황당하고.

결국 그만 둘 사람들은 그만두게 된다. 순리는 보이지 않고, 억지만 보인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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