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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9.05 정치경제학 원론..
  2. 2019.09.03 눈을 더 낮게.. 2
  3. 2019.09.03 몸에 좋은 거..
  4. 2019.08.31 앞으로 세 권은?
  5. 2019.08.31 책의 마지막 문장..
  6. 2019.08.31 노란 띠.. 1
  7. 2019.08.29 어린이용 카시트..
  8. 2019.08.28 추석 선물.. 1
  9. 2019.08.27 부산 보수?
  10. 2019.08.26 친한 사람이란.. 2

존 스튜어트 밀의 Principles of political economy는 20대 중반에 울면서 읽었던 책이다. 논문 준비 막 하는 중인데, 선생이 이 책을 읽고 자기에게 설명해달라고 해서..

그 시절에도 이 책은 구하기가 어려웠다. 원본은 못 구하고 대빠시하게 전부 복사를 해서 읽는데.. 생시몽과의 논쟁 과정에 대한 얘기가 엄청 많이 나오는데, 이런. 생시몽을 아나? 그냥 공상적 사회주의, 그런 교과서적인 몇 구절만 아는데.

밀의 아버지인 제임스 밀과 맬더스 사이의 인생 후반에 걸친 거대한 논쟁도 어려운데, 밀과 생시몽의 논쟁 같은 것을 알 턱이..

생시몽의 얘기는 그냥 불어로 바로 써 있어서 원전은 영어와 불어를 교차로 오가는. 생시몽을 몰라서가 아니라 불어를 몰라서 더더욱 보기 힘든 책이었을 것 같다는.

겨우겨우 구해서 복사를 했는데, 이런.. 너무 두꺼운 거라. 진짜 울면서 읽었다.

이렇게 왕창 두꺼운 책들 욹면서 읽고 났더니, 그 다음에는 선생이 미방을 풀라고 했다. 너 살아가야 할 시대에는 자기 때랑 달라서 수학 못하면 살아가기가 어려울 거라고. 맨날 눈으로만 결과식을 봤던 성장 모델들, 그 때도 울면서 풀었다.

지나 보니까 그 때 읽은 원전들과 수학들이 살면서 두고두고 도움을 준 것이 사실이기는 한 것 같다.

책에 인용할 일이 있어서 밀이 정치경제학 원론은 도서관에서 몇 번 빌렸다. 절판이었다.

할 일이 없어서 그 책이나 다시 한 번 읽어볼까 했더니.. 4권으로 나누어져서 번역되어 있는데, 1권이 절판이다. 이런 된장.

존 스튜어트 밀의 책을 읽는 사람은 많은데, 정치경제학 원론을 읽는 사람은 몇 사람 못 봤다. 예전에 김수행 선생이 힘들게 읽었다는 얘기를 하셨던 기억 정도.

장 밥티스트 세이의 큰 책 두 권도 그 시절 읽었는데, 박사 논문 쓸 때 요기진 도움을 받았다.

세이 전공하면 정부 지원금 받게 해줄 수 있다는 말에 잠시 솔깃하기는 했었는데..

사실 세이 얘기가 너무너무 재밌어서, 평생 세이만 연구하면서 살아가라고 해도 할 자신은 있었다. 글이 엄청 유쾌한 사람이다. (한국에서는 욕 디지게 처먹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생각의 발상이, 기절초풍이다.

출간으로 처음은 아니지만, 책을 쓴 순서로 첫 책인 '음식국부론'의 모티브는 순전히 세이에게서 나왔다. 아일랜드와 감자 얘기를 엄청 재밌게 읽었었다. 그의 스승으로 알려진 아담 스미스는 음식 얘기는 거의 없지만, 세이는 이런 얘기들을 엄청 중요한 소재로 잘 써먹었다.

모르긴 몰라도 한국 사람 중에 세이 원전 읽은 건 나 말고는 없을 것 같다 (그걸 누가 읽어, 이 바쁜 세상에.)

혼자서 상상해보면..

아마 그 때 세이 전공한다고 나섰으면, 국적을 바꾸기는 했어야 할 것 같다. 그 대신 프랑스 정부의 따뜻한 지원을 받으면서 평생 잘 처먹고 살..

죽기 전에 다시 읽고 싶은 책들이 좀 있기는 한데.. 이게 여전히 구하기가 어렵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내가 바라는 조국 대한민국은, 학설사 공부해도 굶어죽지 않는 나라..

그렇지만 아직은 요원하다.

어쨌든 20대 중반에 교과서에만 짧게 실리고 거의 아무도 읽지 않는 원전들을 1년 가까이 죽어라고 읽던 시절이 있었다. 원전에 따라 붙는 2차 텍스트들이 10권 가까이..

그 시절에는 정말 독서가 괴로웠다. 울면서 읽었다.

세상은 좋아졌다고 하는데, 공부하는 여건은 더 안 좋아졌다.

인터넷에 뭐가 다 있다고 하는데, 그 시절에도 내가 보고 싶은 것들은 인터넷 같은 데에는 없다. 도서관에도 거의 없고.

유튜브에 뭐가뭐가 다 있다는 데, 뭐 내가 보고 싶은 게 없는 건 여전하고.

하여간 그 시절에는 원전 많이 읽은 소장파로 소문이 나서, 그냥 프랑스에 눌러 앉았으면 밥은 먹고 살 것 같았다는.

존 스튜어트 밀, 다시 한 번 읽어보려고 찾다가..

자서전이나 봐야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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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에세이는, 뭐 그닥 팔리지는 않았다. 중간에 사연들이 좀 있었는데.. 그렇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 그런 생각은 그 때 많이 정리되었다.

뭐, 그렇지만 아직도 가끔 심통도 내고 짜증도 낸다. 화 안 내고 사는 단계는, 조금 더 먼 곳에 있는 듯 싶다.

지금 농촌경제연구원장이 꽤 알고 지내던 사람이다. 농업경제학 책 작업 시작하면서 도움을 좀 받고 싶기는 한데, 여러 사람 번거롭게 안 하는 게 내 스타일이다.

높은 사람들 자꾸 보면 가까이 하고 싶고, 또 그렇게 살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자주 안 보면, 또 그런 맘도 없어진다.

살면서 별의별 인간을 다 보기는 했다. 그렇지만 나 같이 사는 사람은 나 말고는 못 본 것 같다.

최근의 몇 개의 연구 주제가 새로 생겼다. 다 지방에 좀 체류하면서 해야 하는 연구들인데, 꼼짝할 수가 없다. 에이. 포기. 빠른 포기, 나이스 샷!

더 몸을 낮추고 싶은 것은, 그래야 눈의 위치가 더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산 학자는 아직 잘 못 본 것 같다. 위에 가는 거, 사실 별 재미 없다. 그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어깨싸움도 해야하고 아웅다웅. 재미 한 개도 없다.

더 낮추면 더 재밌는 것, 의미 있는 것, 이런 게 눈에 들어올 것 같다. 내 삶이 꼭 보람 있을 필요는 없지만, 재미는 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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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어린이집 식단이 꽤 마음에 드는 것 같다.

"어린이집에서는 몸에 좋은 것만 나와."

그 얘기를 듣던 큰 애가 좀 쑥스럽게 말한다.

"학교에서는 몸에 안 좋은 것도 가끔은 나와."

잠시 뜸을 들인 후 말한다.

"맛은 좋아."

초코 브라우니 같이 집에서는 안 주는 게 학교에서 간식으로 나온다. 안 웃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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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이 작업 때문에 출간 일정들이 전부 개판이 되었다..

 

내가 저자로서 얼마나 더 활동을 하게 될지, 사실 나도 잘 모른다. 더 이상 쓸 애기 없고, 뭔가 쥐어짜야 하는 순간이 오기 전에, 적당할 때 쓰는 걸 내려놓을 생각이기는 하다. 없는 얘기를 쥐어짜면서까지 그렇게 쓰고 싶지는 않다.

하여간 애 보면서 뭔가 하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뭔가 조사하러 어디론가 움직이거나, 그런 데 제약이 많다. 이승만은 현장 스케치를 좀 더 하고 싶어서, 일단은 내년 말로 미루었다. 뭐, 실제로 내년 안에 끝날지도 잘 모르겠지만, 앞의 작업이 길어지면서, 올해 일정이 일단 개판이 되기는 했다. 그냥 순차적으로, 이것저것 전부 밀려가는 그런.

스타일상, 나는 여러 권의 책 작업을 동시에 진행한다. 물론 진짜로 쓸 때에는 한 권만 붙잡고 가지만, 몇 년 전에 일정을 정하고, 조금씩 진도를 나가는 방식을 주로 쓴다. 장점은,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 아주 오랜 기간 생각을 할 수 있다. 깊이를 만드는 데에는 이 방식이 유리한 것 같다. 단점은, 지친다는 거.

1) 농업경제학과 '최소한의 교양 – 꿈 없는 10대를 위한 독서 에세이'

진짜 오래된 책이다. 어쨌든 이제는 더 이상 피하지 않고 이번 기회에 정리를 마무리하려고 한다.

이 책과 그 뒤에 쓸 최소한의 교양은 사실, 두 권이 연동되는 책이다.

주인공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게임 중독, 학교 다닐 이유를 못 찾고 있는 중고등학생들이다. 한 쪽은 농업을 입구로 거기에 들어가는 얘기이고, 독서 에세이 형식의 책은, 그래도 내가 권해주고 싶은 정말 최소한의 독서 리스트.

사실 내가 중고등학교 때 농업에 대해서 거의 몰랐다. 농업만 모르는 게 아니라, 세상에 대해서 아는 게 거의 없었다.

경제학과가 뭐하는 지도 모르고, 그냥 점수 맞춰서 대충 들어갔다.

그럼 꿈이라도 있었냐? 그딴 거 없었다. 장래 희망 사항을 쓰는 게 아주 힘들었다.

초등학교 때 친했던 친구 아버지가 외교관이었다. 그래서 그냥 외교관이라고 썼다. 이유는.. 그 집에 있던 외제 미니카 장난감이 너무 멋져 보였다. 저런 멋진 장난감을 살 수 있는 직업이 외교관.. 그 이상 알지도 못했다.

그래서 장래 희망에 외교관이라고 쓰기는 했지만, 외교관이 될 생각은 하나도 없었다.

대학교에 들어와서 첫 해에 그래도 그 시절에 장래희망이라고 쓰던 게 생각이 나서 외교론 수업을 듣기는 했다. 그리고는 정말로 외교관이 될 생각을 하지 않은 게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 시절에도 되고 싶은 게 아무 것도 없었다.

요즘 학교에서 유행하는 진로교육의 관점에서 보면, 나는 아예 장래성도 없고, 꿈도 없는, 그런 버려진 존재가 되었을 것 같다. 물론 고등학교에 들어가니까 담임 선생님들이 내가 그런 형태의 '동기' 같은 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아챘다. 고등학교 2학년부터는 담임들이 나를 겁나게 미워했다.

뭐, 아무 신경도 안 썼다.

꿈이 없다고 해서 교양도 아무 것도 없으면? 그건 좀 살기가 어려울 것 같다.

너무 학교에서 공부 잘 하는 학생들만 데리고 교육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지는 좀 된다. 그런 친구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몇 년 전부터 했다.

2. 젠더경제학

올해 다른 책에 밀리지 않았으면 지금쯤 한참 쓰고 있었을 것 같은데..

이승만이 길어질 것 같아서, 순서를 바꾸었다.

한국 여성정책연구원의 박사 몇 사람이 같이 스터디 같은 거라도 하면 좋겠다는 연락이 몇 번 왔었다. 진작 그렇게 했었으면 좋았을텐데, 내가 워낙 정신이 없어서..

어쨌든 현장의 박사들하고 얘기 많이 하는 기회를 좀 가져보려고 한다.

오세훈 시장 때, 오세훈 돈 받아서 이런 거 하면 좋겠다는 제안이 몇 번 있었다.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고..

그냥 미루다 보니까 지금까지 밀려왔다. 이것도 이제는 정리할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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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부터 쓰던 책의 마지막 문장을 썼다. 어제 오후에 썼었는데, 뭔가 이상해서. 저녁에 그냥 밥 안 먹고 그냥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몇 시간 들여다보다가 다 지우고 문단 하나를 써 넣었다.

책이라는 게, 좀 그렇다. 쓰다보면 지겨울 법도 한데, 쓰면서 그 세계로 자꾸 빠져 들어가서, 마무리할 때 되면 나오기가 싫어지기도 한다. 글에 정을 붙이고, 또 정도 들다보면 그만 보는 게 무서워지는 것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당분간 좀 쉬다가..

이제야 농업경제학 시작한다. '88만원 세대' 출간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친하게 지내던 에디터랑 몇 권의 책을 한꺼번에 계약한 적이 있다.

그리고 에디터가 출판사 옮기고. '문화로 먹고 살기'로 문화 경제학 한 번 정리하고, 바로 다음 작업이었는데..

처음 하기로 한 시점부터 10년이 넘어버린 셈이다.

며칠 전에 점심 시간쯤에 청와대 근처를 운전하면서 지나다가 딱 농업 비서관을 보게 되었다. 차 세우고 인사할까 말까 하다가.. 한동안 늘 보던 사이였는데, 이렇게 길에서 만나면 어색할 것 같아서.

전에 책 얘기를 잠시 했었는데, 자료는 필요한 건 충분히 주겠다고 했었다. 뭐, 그거야 청와대 가기 전의 일이고.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청와대로 가거나 장관이 되면, 연락하기가 좀 그렇다. 게다가 자료 좀 도와달라고 연락하기는 더더욱 어색.

맨 처음 농업경제학 구상했었을 때에는 스위스의 국민투표를 비롯한 농정이 주된 내용이었고, 그 다음에 구상했을 때에는 csa가 결론..

그 사이에 시간이 흘러서, 지금은 10대들의 삶이 주요 모티브다.

그 사이에 내 삶도 많이 바뀌었다.

오랫동안 바지를 33인치 입었는데, 지금은 34인치도 허덕허덕. 올 봄까지는 34인치도 버티면서 입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34인치는 넉넉하다.

내년 여름까지 33인치로 돌아가는 게, 앞으로 1년, 별 목표나 그런 게 없는 내 삶에서 그래도 '목표'라는 이름으로 불릴 작은 수치 같은 거.

만 28세, 현대에 처음 입사할 때 바지 치수가 33이었다. 그 때도 청바지는 33이 없어서 34 입었다. 대학 시절이나 지금이나, 다른 건 다 바뀌었는데, 청바지 치수만 바뀌지 않고.

둘째 아픈 다음에 아이들 보면서 허리 인치가 커졌다. 옛날 바지는 벌써 한 번씩 싹 버렸고.

일정에 크게 어긋나지 않게 책 출간하면서, 바라는 게 한 가지만 더 있다면 20대 시절의 바지 치수인 33으로 돌아가는 것. 뭐, 목숨 걸고 할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아무 목표도 없는 삶은 너무 긴장감 없기는 하다.

몇 년 전에 '이제는 강북 시대', 이런 제목의 책 한 번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한 적이 있었다. 뭐, 특별히 노력을 한 것은 없고, 그 때 막 태어난 마당 고양이 한 마리에게 강북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정도. 아직 살아있다..

책 한 권이 끝나고, 다음 책 작업 시작하기 전, 그 시간이 좀 애매한 시기이기는 하다. 그냥 놀면 좋겠는데, 그 때 밀린 책을 보거나, 미루어두고 있던 다른 일들을 좀.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고, 그냥 순수 놀아보려고 한다. 원래도 노는데, 뭘 더 놀려고.. 일부러 놀 걸 찾지 않으면, 애만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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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띠..

아이들 메모 2019. 8. 31. 03:25

 

오늘은 우리 집 어린이들 태권도 심사일. 드디어 노란 띠가 되었다. 여섯 살 둘째가 격파한 나무를 자랑스럽게 들고 왔다. 자기가 나무의 약점을 정확하게 주먹으로 때렸다고 한다. 약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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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둘째가 어린이용 카시트의 어깨 걸이가 아프다고, 고정을 못 시키게 한다. 둘째는 어렸을 때 많이 아파서 키가 그렇게 빨리 크지는 않았다.. 지금 쓰는 것도 부스터용이라서, 아주 어린 애들 쓰는 카시트에서 한 번 넘어온 것이기는 한데.

시간이 흐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카시트 두 개 놓고 있던 시절이 불과 1년 전인데, 그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날 정도다. 당시 벤츠 b 클래스 뒷자리에 아이들 쓰는 부스터가 내장되어 있다고, 그걸로 차를 바꾸면 좀 편해질 거라고 권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잠시 고민을 했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벤츠 탄다는 얘기 듣고 싶지가 않았다. 뭐, 그럴 정도로 넉넉하지도 않고.

뒤돌아 생각해보면, 애들 기저귀 둘 다 하고 있을 때, 그 때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기저귀 끝나고 나면, 아이들 둘과 셋이서 남자 화장실에서.. 어쩌면 인생에 딱 한 때 있을 진풍경이라는 생각도. 애들 다 크면, 언제 화장실 변기 앞에서 같이 서 있을 때가 있을까 싶다.

태권도를 4시 시간대로 바꿨더니, 이제 좀 더 일찍 오기는 하는데, 정말 집 근처까지 데려다 준다. 큰 애가 열쇠만 주면 혼자 집에 올 수 있다고 한다. 문득.. 눈물 날 뻔 했다. 동생 데리고 오게한다는데.

물론 나는 그 나이에 열쇠 들고 혼자 학교 갔다 오기는 했지만.. 그 시절에는 다 그랬다. 그렇기는 하지만, 동생들이 있어서 집에는 식모가 있던 시절이다.

애들 지켜보고 있으면, 역사 같이 무거운 건 잘 모르지만,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잘 느껴진다.

지나간 아픈 일 보다는, 아직 해보지 않은 재밌는 일에 대해서 상상하는 시간을 더 늘리고 싶다. "너, 왜 그랬니", 그렇게 남을 힐난하는 시간을 줄이고, "이런 거 재밌지 않겠니?", 이런 얘기하는 시간을 더 늘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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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선물..

잠시 생각을 2019. 8. 28. 10:27

청와대에서 추석 선물이 왔다. 이런 거 받을 때면 복잡하던 몇 년 전 기억으로 잠시 돌아간다. 나는 애 보면서 허부적거리고 사는 지금이 훨씬 나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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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애 개학 첫 등교날, 교과서 가방이 어마무시하게 무거웠다. 게다가 둘째 어린이집에서는 오늘 현장학습 가는 날, 어린이 합창 보러 간단다. 맞춰 가야하는 시간이 있는 날. 아내는 큰 맘 먹고 걸어서 큰 애 학교까지 데려다 주려고 했지만.. 아침에 어찌어찌 하다보니 늦어져서, 결국 전부 데려다 주는 셔틀을 한 번 운행.

겨울방학까지 이와 비슷한 패턴으로 살게 되고, 겨울방학이 되면 잠시.. 죽어난다.

책을 쓸 때, 그 배경이 되는 지역을 몇 번이고 방문하고, 간 데 또 가고, 또 가고 그러면서 느낌을 잡아간다. 그냥 텍스트만 가지고 있으면, 감정이 만들어지지가 않는다.

10대에 대한 책 두 권을 준비하면서, 작년, 올해, 어지간한 고등학교 강연 요청은 다 간 게.. 그래도 좀 옆에서 보고, 질문도 받고, 질문도 해 보고, 그러면 나중에 감정에 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원래는 올 겨울방학은 부산에 한 달 정도 큰 애 데리고 가서 지내려고 했다. 그런데 여름방학 지내보니까, 이게 택도 없는 얘기다. 나 혼자 큰 애 데리고 부산에서? 우와. 택도 없다.

최근에 김해 등 부산 근처에서 오는 부탁이면, 어지간하면 다 가려고 하는 게.. 몰아서 가기 어려우면 토막토막, 작게라도 가보려고. 부산에서 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집중적으로 가면 점점 더 공간이 눈에 돌아온다.

"니 책은 누가 사주는지 아냐?"

어떤 고매하신 분께서, 요렇게 댓글을 다셨다. 잠시 댓글을 보다가, 순간 깨달음이 왔다.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지금까지 누가 사라고 책 쓴 적은 없다.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마음이 움직인 것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좀 더 많은 사람이 보면 좋겠다는, 당연한 그런 작은 희망 정도가 있지만..

생각해보니까, 팔리기 위해서 책 쓴 적이 없다는..

앞으로도 그럴려고 한다. 언젠가는 나도 팔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팔리기 좋은 책을 쓸 날이 올지도 모르겠지만.

아마 그 날이 오면, 책 쓰는 일은 작파할 것 같다. 약간의 존심이다. 의미가 있어서 쓰는 거지, 팔기 위해서 쓰는 거라면, 책 쓸 필요 없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그 정도 자세는 앞으로도 지킬 것 같다.

하여간 올해부터 내년까지, 부산 근처에 가능하면 자주 가려고 한다.

김필 등이 부른 '굳세어라 금순아'를 들으면서. 난 잘 이해하기 어려운 감성이라는 생각이 듣기는 했다. 그래도 수십 번 들었다.

부산 보수들의 감성을 좀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서울 보수는 좀 알 것 같다. 서울 빽구두 아저씨들에 대한 기억 같은 게 좀 있다. 그렇지만 부산의 보수들은, 정말로 잘 모르겠다.

모르면 알 때까지, 최소한 느낌이 올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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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첫 책을 냈다. 하다보니 15년 가깝게 저자로 살게 되었다. 그 동안 내 삶에도 많은 변화가 왔다.

그 중에서 제일 크게 생긴 변화는..

1) 원고 마감에 가까와질 때, 믿고 편하게 원고 좀 읽어봐달라고 보낼 수 있는 사람이..

친한 사람이다.

2) 아무래도 뭔가 껄끄러워서 보내기가 좀 그런 사람은..

덜 친한 사람이다.

3) 그리고 원고 안 봤으면 좋겠다 싶은 사람은..

안 친한 사람이다.

4) 보거나 말거나, 신경도 안 쓰이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다.

____

지금 친한 사람이 너무 없다.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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