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 책 마지막 순간까지 남뽕이라는 개념을 넣을지 말지 고민을 했었다. 길게 보면, 넣을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논의 좀 더 하는 게 나쁠 게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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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남성 강요하는 ‘남뽕’ 구조를 돌아보다

젠더 감수성’ 배우는 사람들 ① 고민하는 요즘 아빠

아버지 위한 잡지 ‘볼드저널’
젠더 감수성 주제로 강연회
아들 교육 고민하는 30대부터
육아휴직 경험 50대 한자리에

“남여? 남남간 차이 더 클 수도”
“학교가 아빠 참여 유도했으면”
“사회 곳곳에 평등 가치 퍼지길”
“내 몸 잘 알아야 남도 존중해”
아버지 세대와 다른 ‘요즘 아빠’들이 있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추구하면서도 나만의 취향을 공유하길 원하는 3040 남자들. 40대인 김치호 볼드피리어드 대표(오른쪽 셋째)는 2016년 5월부터 요즘 아빠들을 위한 잡지 <볼드저널>을 펴내고 있다. 2015년 회사를 설립하기 전까지 야근이 잦은 직장생활을 했다. 어느 날 6살 아들이 폭탄을 던졌다. “아빠 저리 가!” 나는 왜 회사에 목숨을 걸고 있을까? ‘원래 그렇다’는 조언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볼드저널>을 창간했다. 잡지를 만들면서 ‘젠더’(사회문화적으로 만들어지는 성)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여성 관련 단어인 줄만 알았는데 남편·아빠가 되면서 생긴 고민과 닿아 있었다. 올해 초 독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젠더’ 이슈를 다뤄보겠다고 했다. ‘피곤한데 그런 것까지 알아야 하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얼마 뒤 ‘미투’가 터져나왔다. 고개를 갸웃하던 아빠들이 ‘그게 뭔지 알아야겠다’고 했다. 최근 출간한 <볼드저널> 8호 주제는 ‘젠더 감수성’. 3월28일 늦은 저녁, 잡지를 만든 사람들과 독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교동 북카페 디어라이프에 모였다. 젠더 감수성 강연이 시작됐다. 글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아버지 세대와 다른 ‘요즘 아빠’들이 있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추구하면서도 나만의 취향을 공유하길 원하는 3040 남자들. 40대인 김치호 볼드피리어드 대표(오른쪽 셋째)는 2016년 5월부터 요즘 아빠들을 위한 잡지 <볼드저널>을 펴내고 있다. 2015년 회사를 설립하기 전까지 야근이 잦은 직장생활을 했다. 어느 날 6살 아들이 폭탄을 던졌다. “아빠 저리 가!” 나는 왜 회사에 목숨을 걸고 있을까? ‘원래 그렇다’는 조언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볼드저널>을 창간했다. 잡지를 만들면서 ‘젠더’(사회문화적으로 만들어지는 성)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여성 관련 단어인 줄만 알았는데 남편·아빠가 되면서 생긴 고민과 닿아 있었다. 올해 초 독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젠더’ 이슈를 다뤄보겠다고 했다. ‘피곤한데 그런 것까지 알아야 하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얼마 뒤 ‘미투’가 터져나왔다. 고개를 갸웃하던 아빠들이 ‘그게 뭔지 알아야겠다’고 했다. 최근 출간한 <볼드저널> 8호 주제는 ‘젠더 감수성’. 3월28일 늦은 저녁, 잡지를 만든 사람들과 독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교동 북카페 디어라이프에 모였다. 젠더 감수성 강연이 시작됐다. 글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38502.html#csidxd70c7bea0d3e1089190004e43e566f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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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초콜릿

아이들 메모 2018. 3. 31. 11:44

7살 큰 애가 아침부터 다크 초콜릿 달라고 성화다. 아내는 다 큰 초콜렛은 없고, 어린 초콜렛 좀 더 키워서 준다고 한다. 결국 큰 애 열폭. 울 뻔했다. 그래도 아내는 다 크면 준다고, 결국 안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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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아이들 등원시키고 아내 지하철역까지 갔다 오고나면 10시 정도 된다. 나의 하루는 그 때 시작된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편해진 거다. 나도 만나고 해야 할 일들이 있기는 한데, 그냥 포기한다. 아빠의 덕목 중 1위는 수많은 포기가 아닐까 싶다. 존심 같은 것은 벌써 버렸지만, 여전히 꼭 해야 할 것들도 포기한다. 예전 같으면, 바로 뛰어가서 "너 딱 거기 있어, 내 바로 갈께", 했던 일들도, "너 님 그냥 그렇게 사세요", 바로 포기한다. 그러면 마음이 편할까? 물론 안 편하다. 방법이 없을 뿐이다. 일본 사람들이 왜 인형을 만들고 바늘을 꽂았는지, 이제는 좀 이해가 된다. 나도 인형이라도 만들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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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경제

잠시 생각을 2018. 3. 28. 14:49

지금까지 내가 본 정치인 중에서 경제 문제가 자신의 핵심이라고 얘기한 사람은 문재인과 이재명, 두 사람이었다. 물론 나도 조금씩 걸러 듣는다. 정책과 경제, 유사한 얘기지만 약간은 결의 차이가 있다. 정책은 도구지만 예술이고, 경제는 결국은 철학이다.

선거는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하는 기법이다. 경제는 공격 보다는 수비에서 빛을 발한다. "먹고 살만해졌다", 이것보다 좋은 선거 캠페인은 없다. 편한 경제, 지낼만한 경제, 이걸 이겨낼 선거의 창은 없다. 경제를 잘 하고도 선거에서 질 수는 있지만, 경제를 못하고 선거에서 이기는 것보다는 좀 더 수월하다.

궁극의 경제가 무엇일까? 그 사회를 사는 사람들의 공포와 불안이 줄어드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아직 나는 살아서 우리나라에서 이런 궁극의 경제를 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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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경제에 관한 이야기는, 사실 뭐가 바뀌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경제 얘기를 조금 편하게 해볼 수 있던 시절은 dj 때가 유일하지 않났나 싶다. 정권 바뀌면서 피디들이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 같은 걸로 소명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던 느낌이다. 나는 총리실에 있어서 내 이름을 걸지는 못했지만, 여기저기 소개시켜주고 발굴하는 일은 많이 했다. 노무현 정부 때에는, 그래도 해보려는 흐름이 좀 있었다. 보수 정권 두 번을 거치면서, 방송은 연성화 그리고 눈감기 흐름이 강했다. 문재인 정부, 글쎄 경제 얘기는 여전히 '한 푼 벌어보세'와 공무원 문서 받아쓰기, 한 쪽에서는 삼성장학생 입다물기, 그런 느낌이다. 연성화로 입다물기와 삼성장학생 입다물기, 이유는 다르지만 결과는 똑같다. 경제 뉴스와 경제 방송만 놓고 보면, 정부 눈치 보기와 받아쓰기, 변한 게 없다.


뭔가 다루어야 할 것 같은 주제가 있을 때 결국 방법 없는 것, 난 변한 것을 잘 모르겠다. 기원과 궁극의 방향,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 곳도 없고, 하고 싶은 사람도 잘 모르겠다. 언제까지 경제 얘기가 인디방송의 한쪽 끝에 있는 서브아이템으로 밀려나야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정권이라는 게, 듬성듬성 보면 정치와 경제 두 가지가 큰 축이다. 그리고 근본 축은 경제다. 맹자가 말했다. 항산이라야 항심이라... 경제를 잘 하려고 정치를 하는 것이다, 그런 게 맹자의 생각이다. 맹자만 그런 것도 아니다. 다, 이게 기본이다. 사람들 편하게 살고, 안심하고 지내는 것, 그걸 위해서 민주주의를 비롯한 많은 정치적 가치가 존재하는 것 아닌가 싶다.

 

정치만 잘 하면 된다... 이게 보수주의 정권이다. 경제는 어차피 하던 대로 돌아갈 것, 사람들 잘 속이고, 불만 누르고, 그래서 어쨌든 세상은 '천천히' 좋아지잖아, 그게 보수주의 정치다.

 

일본 자민당이 그렇게 장기 집권한다. 아베의 인기가 내려간다. 바닥을 친다. 그러면 세상 바뀌나? 자민당의 다른 누군가 들어와서, 다시 한 번 더 하던 대로 그냥 간다.

 

지금 정권 바뀐 후, 공영방송을 보라. 먹고 살아야 하는 얘기, 그딴 거 없다. 짧게 보면 10년, 길게 보면 15년의 극단적인 연성화의 결과, 경제는 말할 것도 없고, 어느 분야에서든 근본에 해당하는 얘기는 아무도 안 한다.

 

덜 하는 것과 아예 안 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

 

 KBS 정연주 사장 시절에 '경제 비타민'을 가지고 논쟁을 한 적이 있다. 도대체 이게 뭐냐, 이런 게 내 입장이었고, 정연주 사장은, 그래도 이런 거라도 하는 게 얼마나 힘든 줄 아느냐, 그게 KBS 측 공식 입장이었다.

 

결국 중간에 사회적으로 타협을 본 게, KBS 스페셜의 경제 아이템에 더 많은 비중을 주겠다...

 

지금은 오히려 정연주 사장하고 논쟁하던 그 시절이,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뭘 해야 제대로 했느니 아니니, 논쟁 비슷한 거라도 벌어질 것 아니냐.

 

공무원, 대기업 하다 못해 소소하게 부패한 각종 협회, 이런 데가 제일 무서워하는 게 공영방송의 스트레이트성 기사다. 만약 별도 아이템으로 방송하게 되면, 정말 부들부들 떤다.

 

데스크에서 받아주지를 않으니까, '스트레이트 기사'라도 만들어보자고 실무진이 노력들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그런 실무진도 이래저래 다 붕괴되고 없다.

 

경제를 위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칼을 든 사람들이 직무유기 하는 게 지금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뭘 내놓으라는 것은 아니다. 그레도 이렇게 하면 문재인 정권 내에, 요런 정도의 방송을 만들 수 있다, 그런 방향이라도 잡고 로드맵 비슷하 거라고 내놓으려는 노력을 해야할 것 아닌가 싶다.

 

경제에 성공하면 정권도 성공한다. 굳이 정권의 성공 여부 문제가 아니다. 이 사회가, 이 나라가 성공한다.

 

그 핵심 기재를 손에 쥐고 극도의 연성화에서 나올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게 지금의 공영방송이다. 당장 뭘 잘 할 수 없다는 상황은 이해한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해서는 2년 후, 3년 후, 경제는 실패하고, 정치만 남아서 예전의 땡전 뉴스하는 것처럼 땡문 뉴스 시대로 돌아간다. 민심이란 게, 먹고 살기 힘들면 자연히 돌아선다. 명분만으로 정치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선호가 혐오로 돌아서는 데, 2~3년 걸린다. 지금의 공영방송이 경제 문제를 대하는 방식, 나는 이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나중에, 이게 다 삼성 등 재벌의 음모 때문이고, 사회 곳곳에 뿌리박힌 보수주의자들의 탐욕 때문이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비겁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정부가 뭔가 할 수 있을 때, 경제 문제에서는 기반을 만들지 못했다. 지금은 어떨까? 나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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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먹고 잠시 한가한 때. 둘 다 30분 가량 나랑 격투기 하고 땀범벅이 되었었다. 얼마나 뛰었는지, 둘째는 아직도 머리에 땀이. 물론 둘이 앉아서 이렇게 책 보는 장면이 매일 연출되지는 않는다. 접사용 30미리 렌즈 만져보다가, 마침... 매크로 렌즈라서 접사용으로만 쓰고 다른 용도로는 거의 안 쓰는데, 나름 독특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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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그저께 눈이 왔지만, 오늘은 화장하다. 간만에 홍대 앞에서 점심을. 그리고 연남동에서 커피 한 잔.

 

 

 

 

사회적 경제 책은 문예출판사의 진승우와 2년 가까이 작업한 책이다. 그렇게 긴 시간을 보냈는데, 사진 한 장 없어서, 일부러 무리해서.

 

내가 다른 저자와 약간 스타일이 좀 다른 건, 출판사를 크게 안 따진다는 점일 것이다. 출판사 사장과 만나는 것도 굉장히 이례적인 경우고. 에디터들과 많은 시간 대화를 나누고, 그냥 그 얘기 같이 했던 에디터 있는 곳에서 책을 낸다. 대부분의 책들이 이렇게 나왔다.

 

힘든 것은, 출판계가 워낙 이직이 많아서, 자꾸 출판사를 옮겨 다니게 된다는.

 

나는 에디터와 긴 시간을 얘기하고 책을 준비한다. 그래서 어지간하면 에디터 잘 안 바꾸려고 한다. 진승우와는, 몇 권 더 하고 싶다.

 

사회적 경제 책은, 나에게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는 책이다. 꼭 대통령 추천사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굉장히 정리하기 어렵고, 또 현안도 복잡하다. 게다가 잘 안 팔릴 게 거의 확실한 주제. 인기 없는 주제다.

 

사명감까지는 좀 그렇고, 보람 하나로 정리한 얘기인데, 다행히 결과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진짜로 보람이 있었다. 고베 얘기를 꼭 넣고 싶었는데, 그 시절에는 너무 돈이 없었다. 고베에 갈 형편이 안 되어서 결국에 넣지 못했다. 출판사에서는 출장으로 보내준다고 했는데, 그렇게 쓴 돈 만큼 책이 더 팔릴 거라는 자신이 없어서. 고베는 올 여름에 간다. 가을에 한 번 더 갈 생각이다. 다음에 내는 '농업경제학'에 그 얘기를 제대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레비 스트로스 강연록을 선물로 받았다. 재밌을 것 같다.)

 

문예출판사와는 이래저래 인연이 깊다. 도움도 많이 받았다. 아마 나의 50대 삶이 편안하고 즐겁다면, 문예출판사에서 받았던 도움이 씨앗이 되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노 사장님이 경제학 전공이다. 내년에 한 권 더 꼭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하신다. 뭘 하면 좋을까?

 

아직 계약 끝나지 않은 책들이 좀 있기는 하다. 이래저래, 한참 내년 구상 중이다.

 

 

(홍대앞, 이런 가정집에서 영어 학원을 하고, 여기에서 영어 유치부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잠시 씁슬.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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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일정을 못 잡고 헤매던 농업 경제학이 내년 초로 출간 일정을 잡았다. 3월에 맞춰 낼 수 있으면 제일 깔끔한데, 모르겠다. 아이 둘 보고, 다른 일도 하면서 쉬엄쉬엄 하는 거라서, 앞의 책들이 제 때 나갈 수 있을지 잘 몰라서. 그래도 나중에 미루더라도 일단은 그렇게 잡기로 출판사랑 얘기를 했다. 민음사에서 나간다.

 

제목도 정했다. '농업 경제학 2019'...

 

요즘 출판계가 진짜로 힘들다고 난리다. 내 책들도 헤매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워낙 다른 사람들이 힘들다고 하니, 나는 힘든 티도 못 낸다. 이렇게 저렇게 해보니까, 책 제목은 너무 딱딱하고 고루한 것만 피해서 정직하게 하는 편이 좀 더 나은 것 같다. 그렇게 정직하게 제목을 단 책들이, 초반에는 엄청나게 힘을 쓰지는 못해도 꾸준히 버티는 것 같다. 나도 점점 더 정직하고 직설적인 제목을 달게 되고, 책 내용도 기교 같은 것들을 줄이고 담백하게 쓰려고 노력한다.

 

누가 독자가 될 것인가? 농업 경제학의 경우는, 비교적 쉽다.

 

올해는 농업경제학을 어떻게든 정리한다고 했을 때, 제일 먼저 연락 온 곳이 한살림과 몇 개의 생협이었다. 지금은 손 놓은 지 오래지만 한 때 한살림 등 생협의 기본 전략을 내가 짜던 시절이 있었다. 전설 같은 시절이었다.

 

생협에 가입할지 말지, 혹은 막 생협에 가입한 조합원들이 왜 생협이고 왜 농업인가, 그런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조금 더 진도를 나가면, community-supported agriculture, 이런 내용들이다. 여기에 푸드 플랜에 해당하는 내용들까지.

 

이번에 송파을에 출마하는 송기호 변호사, 자살한 수의사 박상표, 이런 사람들과 함께 농업의 최전선을 형성하던 시절이 있었다. 정치인으로는 강기갑 의원 정도가 같이 했다. 그 때는 농림부 장관 바뀌면 장관실에서 연락 와서 밥도 먹고 그랬다. 그 시절에 같이 하던 사람 중의 한 명이 윤석원 교수였다. 그 팀이 몇 년 더 움직였으면 어쩌면 한국 농업의 양상이 지금과는 좀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박상표는 벌써 자살했다. 윤석원 선생은 후보 시절의 MB 농업특보가 되었다. 나한테도 상의를 하셨는데, 그냥 하시라고 그랬다. 그 때 우리가 그렸던 한국 농업의 밑그림이 상당 부분 MB한테 갔다. 우리는 그 때 다 윤석원 선생이 농림부 장관 되는 줄 알았다. 결국 키위 정운천이 장관이 되었고, 촛불 집회 터지고, 기타 등등 생난리가 한 번 났다. 다 옛날 일이다.

 

그 후로도 내가 농업에서 손을 놓은 것은 아니다. 내가 하던 많은 활동들이 뒤에서 보이지 않게 하는 것처럼, 농업도 그렇게 했다.

 

그렇다고 내가 농업 경제학에서 한국 농업 운동사를 정리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이제 막 생협 조합원이 되기로 마음을 먹은 사람에게,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정직하고 솔직하게 알려주는 형태로 정리하려고 한다.

 

나한테는 이 책이 기념비적인 책이 될 것 같다.

 

대학원 시절, 국제자원 분야에서 석사 논문을 쓰게 되었다. 그 때는, 분야를 학교에서 정해주었다. 올해는 이거, 내년에는 저거, 이런 식으로 논문들을 집중시켰다. 나 때에는 국제자원 쪽이었다.

 

한동안 난감해하다가 국제 쌀 시장을 잡았다. 부활절 휴가 때 집중적으로 작업을 해서, 나는 겨우겨우 날짜 맞춰 내느라고 죽는 동 사는 동 했다. 아직도 이유는 모르는데, 이 논문이 평가를 엄청 잘 받았다. 진짜로 잘 받았다. 초기 시험을 잘 못 봐서 유급을 하게 될지, 겨우겨우 통과하게 될지 그냥 악전고투로 버티던 중이었다. 논문 점수가 무지막지하게 잘 나온 데다가 워낙 논문이 비중이 크니까, 전체 1등은 아니고 분과 1등으로 졸업을 하게 되었다. 그 때 점수가, 그 친구들 표현으로, fantastic...

 

그 논문 덕분에 박사 과정 들어갈 때에는, 이름, 주소 정도 간단하게 적은 진짜 조그만 등록증 하나 적고 행정절차 끝이었다. 이게 참, 이래도 되나 싶게, 전체 1등이 박사과정에 진학을 안 하는 바람에, 박사과정에 1등으로 들어갔다. 시험도 없고, 아무 것도 없는데, 이게 뭔 1등이냐... 싶은데, 하여간 행정이 그랬다. 그래서 박사 과정 들어갈 때부터 요란버쩍지근해져서, 사실 받을 수 있는 특혜라는 특혜는 거의 다 받고 지냈다. 박사 논문도, 그냥 쓰고, 내고 싶을 때 내라고 했다. 그래서 다 쓰고 냈고, 그냥 쟤가 냈으니까 끝났겠지, 그렇게 진짜 간단하게 학위 심사가 끝났다.

 

그 출발이 쌀시장에 대한 국제 분석이었다. 내가 농업을 심각하게 고민한 첫 순간이었다. 논문 쓸 때는 고통스러웠는데, 그 결과물이 진짜로 달콤했다.

 

농업경제학은, 나한테는 양심 같은 것이다. 이거 한다고 나한테 생기는 게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더 많이 팔릴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봐야 할 것, 정리해야 할 것이 엄청나게 많다. 지금부터 해서, 그렇게는 책이 안 되고, 15년 정도의 경험에 기반해서 최근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라...

 

소위 진보는 농업에서는 좀 다를까? "핸드폰 팔아 쌀 사먹으면 된다", 이게 보수 쪽에서 나온 얘기가 아니다.

 

2008년의 일이다. 전화 한 통화를 받았다.

 

"이번에 한살림도 깃발 듭니다."

 

내가 기억하는 것으로는 한살림이 단체로 집회에서 공식적이고 공개적으로 첫 깃발을 든 것이 2008년 촛불집회 때의 일이다. 그 때 가슴에서 울컥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 때 촛불을 든 한살림의 조합원들에게, 내가 생각하는 진심을 전달하고 싶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농업 경제학이다.

 

아쉬운 것은, 내 뒤를 이을 사람이 아마 없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더 공들여서 쓰고 싶다.

 

부제는 아직 생각 못했다. '과일방'을 넣을 것, 그 정도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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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인터뷰 녹화가 있어서 정말로 간만에 여의도 갔다. 온 김에 친구 만나서 밥 먹고 수다를 드립다... 50대 아저씨들이 얼마나 수다쟁이인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눈이 내렸다. 돌아오는 길에서 잠시 다음에 쓸 책 생각을. 생각이 잘 난다.

살면서 요즘처럼 행복하다고 느끼는 날이 얼마나 될까 싶다. 몇 년 전에 응급실로 둘째 들쳐업고 뛰어다니던 순간에는, 아이만 안 아프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요즘 둘째는 별로 안 아프다. 먹고 살 걱정도 없다. 물론 이것저것 살 생각하면 갑자기 지갑이 좀 빠듯해지기는 하지만, 모든 중요한 결정은 전부 8월로 미루어놓아서, 당장 필요한 것들은 아니다. 아이 태어나고 한동안 이래저래 정말로 아무 생각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이젠 그것도 지나갔다.

책 몇 권 쓰고 나니까, 요즘에 감각이 조금씩 돌아오는 것 같다. 2~3년 후에 하고 싶은 작업들이 조금씩 생각이 난다. 나만 이렇게 속편하게 살아도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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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애는 이제 일곱 살이다. 그냥 어린이집 다니고 있다. 어린이집에서 아빠를 그려왔다. 내년이면 이제 학교 가야 한다. 남은 시간이라도 더 많이 놀아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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