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데믹..

책에 대한 단상 2020. 2. 22. 12:27

몇 년 전에 판데믹 문제를 한 번 다루려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야말로 여력이 나지 않아서 손을 놓았었다. 분자 생물학 공부를 예전에 듬성듬성 했었는데, 그 때 좀 제대로 해놓을 걸, 그런 후회가 나중에 들기도. 여러 가지 이유로 올해는 진 교과서들을 다시 한 번 볼 생각이 있다. 필요한 문제에 접근할 때, 공대나 의대에서 쓰는 교과서들을 먼저 보고 접근하는 게, 사실 제일 빠르다. 의외로 너무 어렵다고 생각했던 게 간호학.. 심심해서 학부 때 간호학 공부를 했는데, 학교 시험지 보고 정말 깜놀. 너무 세밀하게 각주에서 문제들이 나와서, 아니 이걸 다 외우란 말이었어? 통으로 외워야 한댄다. 인간 제록스라고 부르면서 웃었던 기억이. 시험 보려면 이런 게 어려울텐데, 그냥 읽기만 하는 건, 정말로 읽기만. 경제학은 외우는 게 거의 없다. 외울 필요도 없고. 한 번 풀어보고 테크닉을 이해하는 정도로만 해도 박사 과정까지 아무 문제 없는 게 경제학인데, 공대 과목들 죽어라고 외우는 거 보고, 우와.. 경악하던 시절이 문득 생각.

분자 생물학 공부해야 하는 김에, 판데믹 얘기를 한 번 다루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생태학에 수학이 도입되면서 수리 생태학으로 넘어가는 시점쯤.. 생물학도 시스템 다이나믹스 같은 수리 생물학 기법이 한참 도입되면서 판데믹 모델들도 몇 개 봤던 기억이.

한 가지 편했던 건, 경제학에서 시스템 다이나믹스 다루는 방식이나 생물학에서 다루는 방식이 크게 다른 건 아니라서, 겹으로 더 공부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판데믹도 스템의 한 분야로 다룰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올해 일정표를 보니까 정말 성냥개비 한 개 찔러넣을 공간이 없다. 애들 보면서 뭐가 이렇게 일정이 빡빡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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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로 둘째 어린이집 휴원이라 나는 완전 망했다. 둘째는 이제부터 아빠랑 있는다고 좋아한다. 맛있는 거 많이 해달란다.. 저녁 때는 칼국수 해먹기로 했다. 인생, 좀 진지하게 살아볼까 싶을 때, 그 진지함을 유지할 수 없게 만드는 요소가 너무 많다. 웃어야지 어쩌겠냐. 슈퍼 가는 길에 파인애플도 사서, 큰 애 파인애플 볶음밖으로 도시락 싸줄 생각이다.. 제일 좋아하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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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다..

아이들 메모 2020. 2. 20. 16:54

둘째 어린이집이 바이러스로 이제 휴원이다. 망했다. 애들 어린이집 가 있는 낮에 이것저것 일정 잡은 것들이 있는데, 일단 꽝이다. 큰 애 학교 돌봄교실은 일단은 진행되는데, 학부형들 항의가 있어서, 급식도 정지. 도시락 싸줘야 하는.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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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 황교익 선생이랑 차 한 잔. 황교익 선생이랑은 처음 뵈었는데, 엄청 재밌었다. 가끔 차 한 잔 하기로. 늘 배우는 마음으로 세상 살면, 어지간하면 즐겁다.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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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박이 다시 감옥에 가는 걸 보면서 나도 만감이 교차한다. 40살에 명박이 대통령이 되었다. 그리고 5년이 지났다. 다시 근혜, 이러고 나니 40대가 이 황당한 것들하고 지나갔다.

그 동안에 나도 분노 이빠이.. 나의 40대를 돌리도. 나는 분노했고, 또 분노했다.

그러던 중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정권이 바뀌어도 나는 여전히 분노하고, 또 다른 분노할 것을 찾고 있지나 않을까? 40대는 그렇게 갔지만, 50대도 그렇게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민주당을 도와주기 시작할 때, 그 때 민주당 지지율이 13%였다. 나는 내가 할만큼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고, 대선이 끝나는 날, 후보에게 마지막 보고서를 보내주고 손을 떼었다. 10년을 분노만 하면서 보냈다. 그렇게 나머지 인생을 살고 싶지 않았다.

그 후로 나는 고쳐야 할 것, 만들어야 할 것, 이런 것들에 대해서 주로 생각한다. 인기는 없다. 가슴에 불을 붙이는 분노의 언어가 힘은 좋다. 그렇지만 그런 힘, 그런 인기,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송을 그만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분노의 언어 속에서 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은 건, 별 인기 없다. 그렇다고 하나마나한 소리만 하고 싶지도 않고.

여성들의 가사 노동에 대한 경제적 보상, 10대 청년들에 대한 농업 교육과 귀농 지원 프로그램, 이런 것들이 요즘 내가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작업하는 것들이다. 대부분 별 관심 없는 분야다. 직장 민주주의도 엄청 관심 없어하고, 조금 잘 난 것 같은 사람들은 내가 전혀 비현실적인 얘기를 한다고 엄청 적개심을 보인다.

그렇지만 이런 건 분노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뭔가 만들어야 할 것 혹은 좀 더 사랑해야 할 것에 대한 얘기다.

저 놈 죽여라, 이 놈 잡아라, 물론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명박은 결국 감옥에 가야 하는.. 그런 사람들에게 뭐라 그럴 생각은 없다.

언젠가 정말 여유가 되면 '문빠를 위한 변명', 그런 책을 써 볼 생각은 있다. 그러나 1~2년 내의 일은 아니다.

분노가 사람의 몸을 움직이는 시기가 있다. 나도 그랬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 평생 분노하고, 죽을 때까지도 분노하면서 "최선을 다 해 살았다", 이런 허망한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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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시에 둘째가 오고, 다섯 시에 큰 애가 온다. 버터에 빵 구워서 간식 먹이고, 새 밥 하고, 냉이 다듬어서 냉이국 끓이고 나니 후닥 저녁 시간이다. 밥 후다닥 먹고 쓰레기 분리 수거해서 정리하고, 잠깐 쉰다. 그러다 보면 저녁 시간이 다 지나간다. 개문발차식 기본 소득에 가사 노동이 먼저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4시간 이상 일하는 여성들에게 먼저 기본소득을. 사실 가사 노동을 GDP 계상은 물론이고, 어떻게 계산하고 보상할 것이냐고 민감한 질문이기는 하다.

애들 등하교 시간 평균 내보고, 시장 보는 시간, 밥 하는 시간 등 해보면 안 하는 것 같아도 네 시간은 나도 가사 노동을 하는 것 같다. 그러니 애들이 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나한테 해달라고 하기는 하는데.. 기분 좋으니까 되었다, 이런 건 좀 아닌 것 같다.

개문발차식 기본소득으로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시작된 흐름이다. 그런 게 없다면 가사노동을 경제적으로 처리하기 아주 어렵지만, 보편적 기본소득이 전면화되기 전에.. 먼저 도입해야 하는 부분을 꼽아보면, 우선적으로는 여성들의 가사 노동에 기본소득이 잡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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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서양경제사를 홍성찬 선생한테 배웠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얘기가.. 로마 시절에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황제를 몰아낸 장군도, 그를 진압하려는 장군도, 다 집에 가면 노예들의 시중을 받았다는 거. 노예도 사람이라는 거 이해하지 못했던 시절. 스팔타쿠스의 반란이 일어나고서야 비로소 노예라는 것이 갖는 문제에 대해서 생각했다는 거.

그즈음 이화당 문고인가, 쿤 책에 나온 패러다임 얘기도 엄청 재밌게 봤었다.

우리는 결국 아는 질문만 던진다. 정확히 말하면 답이 있을 질문만 던진다는 거. 정말로 모르는 건 질문도 못 한다.

영국 정치 분석에서 종종 나오는 '시끄러운 소수'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시끄러운 다수'라는 개념은 왜 없을까 잠시 생각했다. 다수가 시끄러우면 그건 시끄러운 게 아니라 유행이고 트렌드겠지.. 논리적으로 성립되기 어려운 개념이다. 다수가 시끄럽다고 생각하면, 그 사회에서 같이 살기 어려운.

그런 책이 과연 성립할까, 며칠 전부터 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오늘도 시간 남는 김에 이 생각을 마저 좀 더 해보려 하다가, 문득 홍성찬 선생 세계경제사 시간에 들은 노예 얘기가 생각났다.

나도 이제 50이 넘었다. 옳고 그르고, 맞다 틀리다 보다, 이게 세상이 나아지는데 도움이 될까, 아닐까, 좀 더 그런 방향으로 생각해보려고 한다. 그래도 평생을 논리적으로 살려고 했는데, 자꾸 논리적 정합성을 맞춰보려는 성향만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친한 친구 하나가 말도 아닌 소리를 한다. 사랑하는 친구다. 이제 와서 그 생각을 고치라고 하는 것도, 니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도, 다 귀찮은 일이다. 아닌 것 같아도, 우리는 로마시대 장군처럼, 노예들에게도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는 너도 나도, 다 생각지도 못하는 존재들이다.. 그런 생각을 잠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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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 을에서 지금 강희용 말고 나경원을 누가 잡을까 싶다. 강희용 박사가, 서울시 의원 시절에 학교급식 가지고 결국 오세훈 잡는 기본 틀을 짠 사람이다. 여론조사도 지금 불리하지 않다고 하는데.. 나경원 잡아야 한다고 여기를 전략 공천 지역으로 정했다. 그거야 할 수 있는 판단이기는 한데, 원래 동작을 지역위원장을 하던 강희용 말고 딴 넘이 여기서 힘을 쓸까 싶다.

이 동네가 좀 어려운 동네다. 이계안이 서울시장 한다고 나간 뒤에 정동영도 오고 별의별 넘들이 외부에서 찍어서 왔는데, 다 힘 못 썼다. 원래 그런 동네다.

그냥 강희용이 붙어보는 게 그래도 가능성이 있을 것 같은데, 굳이 여기에 또 어떤 넘을 데리고 온다고 전력공천 여니, 깝깝스럽다. 민주당에 머리 좋으신 분들이 너무 많아가.. 터 잡고 있던 나경원을 단방에 밀어낼 실력자가 있나 싶다. 대선 나갔던 정동영도 힘 못 쓰던 동네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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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오는 방송은 애들한테는 아직 안 보여줬다. 애들이 보기에는 어려운 얘기이기도 하지만, 아빠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고 아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았다. 큰 애 돌 지나서 생방송 대담에 나간 적이 있었는데, 큰 애가 보고 인사했는데, 아빠가 인사 안 받아줘서 울었던 적이 있었다.

이제 큰 애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니까 방송에 나오면 선생님들이나 이런 분들이 잘 봤다고 인사도 하고, 그러나 보다. 이젠 방송에 나오면 보여주지도 않았는데, 뭐했는지 큰 애는 대충 안다.

방송국에서 usb를 보내줘서 오늘 처음으로 애들한테 방송 조금 보여줬다. 둘째는 처음 봤다. 좀 보다가 재미 없으니까 금방 종이 접기 놀이한다. 큰 애는 더 보겠다는 걸, 조금만 보여주고 껐다.

나는 늘 평범 지향이다. 내가 그렇게 컸고, 또 지금도 가급적이면 그렇게 산다. 생각은 전위에 가더라도, 삶은 평균치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게 사려고 한다. 하다 못해 외제차도 산 적이 없다. 앞으로도 안 살 생각이다.

시트로엥을 살까 고민한 적이 있고, 르노 에스파스 수입되면 사야지, 그런 마음 정도는 가지고 산다. 너무 고급형 에스파스를 수입하려고 해서 그런지, 결국 수입 무산.

시트로엥.. 현대 간부랑 술 마시다 그 얘기 했더니, 그런 거 사지 말고 그냥 벤츠 사라고 ㅋㅋ.

벤츠 안 사고 모아둔 돈 가지고, 지난 몇 년 겁나게 힘들 때 편안하게 생활했다.

지금까지의 한국의 남성 엘리트들에게 가장 안 좋은 게, 특권 의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주변의 성공한 사람들, 은근히 이런 게 몸에 배었다. 지는 그러고 살다가 죽으면 그만이지만, 자식에게는 안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종종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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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보내고 나니까 큰 애가 살이 확 쪘다. 별 수가 없다. 월요일부터 학교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덩달아 둘째도 어린이집까지 걸어가기로. 학교까지 걸으면 30분 정도 되는 것 같다. 태권도장도 보내고, 봄 방학에는 태권도장에서 하는 줄넘기 교실도 하는데, 그거 가지고는 택도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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