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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대표, '인사이드 잡' 보신답니다...

2011.05.16 18:21 | Posted by 우석훈 retired
오늘 정세균 대표와, 태어나서 가장 길게 얘기하게 되었다.

전에도 뵌 적이 몇 번 있는데, 악수와 짧은 덕담, 그 정도.

한국에서 아무런 마케팅 없는 비운의 다큐, 인사이드 잡 보시겠다고...

새만금 해수유통 얘기도 했다.

답은... 없었다.

그외에도 몇 가지 얘기가 더 있었는데, 다음 총선에서 비례대표 1번을 20대 여성에게 주는 문제는,

아마 민주당에서 긍정적으로 받을 것 같고.

20대 국회의원을 만들어내는 게, 몇 년간 내 꿈이기도 했는데, 내년에는 드디어 볼 수 있을 듯 하다.

Comment

  1. 기원하건대 2011.05.16 19:31 신고

    정치지망 대학생 말고 20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였음 좋겠네요

  2. Q 2011.05.16 19:43 신고

    20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에 한표.

  3. chobi300 2011.05.16 22:22 신고

    우와 축하드려요. 영화본거 인증짤 올리면 싸인북.... 암튼 빈말은 아니시겠죵?

  4. 2011.05.17 00:01

    비밀댓글입니다

  5. 장난치지 마라 2011.05.17 10:18 신고

    비례대표 1순위에 장애인을 할당한지 이미 오래다. 그렇다고 국회에 장애인 비율이 높아졌더냐?
    비례대표 한 두석으로 적당히 구워 삶는 짓거리야말로 수구집단의 전형적인 소수세력 길들이기다.
    차기 총선은 또 다시 '젊은피 수혈론'이 제기되어야 한다. 현재의 양아치 386들을 쓸어내고 준비된 30대 젊은 정치인들을 집단적으로 배출해야 한다.
    만일 이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양아치386들의 정치적 숙주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6. 2011.05.17 11:41 신고

    만약 청년연맹같은 곳과 맺어서 올라온 대학생들이라면 상태가 심히 걱정되네요.

  7. f 2011.05.17 19:59 신고

    선심쓰듯이 한 두 자리 주는 거지만, 안 주는 것보다는 낫다

  8. 518 2011.05.19 00:21 신고

    민주당엣ㅓ 정세균이라면 믿을만하지요

영화 <인사이드 잡>과 외환은행 노조...

2011.05.14 16:39 | Posted by 우석훈 retired



요즘 내가 가장 힘을 기울여서 하는 일이, 외환은행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마침 <인사이드 잡>이 다음 주에 개봉을 하면서, 전혀 아무런 마케팅도 없는, 그래도 개봉하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일단 개봉관 1회 상영분을 본 사람 10분에게는, 내 책을 드릴 생각이다.

(전달 방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 중이다. 주소를 알면, 배송하는 방법을 써볼까...)

외환은행 노조에게, 다큐를 보기를 간청하는 편지를 썼다.

금융노조와 사무노조 쪽에도, 꼭 보시기를 간청하는 편지를 쓰려고 한다.

작은 힘이라도 보태볼려고 한다.

(개봉 첫회 보신 분 중, 어떻게든 알아먹을 방법으로 연락해주시는 10분께, 제 책 중 가장 비싼 책 보내드리겠습니다...)

Comment

  1. 우연 2011.05.14 18:32 신고

    역시, 우쌤의 작은 힘은 저랑은 비교도 안되게 크십니다. 멋짐 ^^b

    전달 방법은... 우쌤과 하루 상영회를 하면 좋겠지만.. 그건 극장 쪽하고도 연결이 되야 하니까 어려운 것 같구요.
    그 영화를 보신 분이 티켓과 감상문을 블로그 같은데 올리심 그 링크를 여기다 붙이면 배송 하는건 어떨까요? 잡일은 제가 할 수 있습니다. ^^;;;

    • 그럼 부탁 좀 하겠습니다. 디버블링 10권, 그렇게 할까 싶은데요.

    • 김대인 2011.05.14 22:02 신고

      디버블링 좋습니다 ^^*

    • salome.soo 2011.05.14 22:08 신고

      역시! ㅎㅎㅎ

    • 우연 2011.05.14 23:06 신고

      넵! 우쌤 블로그에 영화 감상 혹은 영화 티켓 사진 찍은거 링크 거신분 10명 그렇게 보내는 것으로... 책은 나중에 모임때 주시나요? 이왕이면 우쌤 사인본으로 보내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 싸인, 해드립니다, 영화만 보신다면야.

    • sasac 2011.05.15 00:40 신고

      우연님~, 예뻐요~~^^*

    • 길위에서 2011.05.15 06:30 신고

      우연님, 울트라 수퍼 짱이십니다!^^
      아무래도 우사모(우쌤사랑모임) 안에서
      '인사이드 잡(?!)'을 찾으신 모양! ㅋㅋ

    • 우연 2011.05.15 21:43 신고

      어이쿠 ; 전 아직 아무것도 안했고 배송정도는 대단한일도 어닌걸요;;;; 근데 우사모가 있나봐요? ^^; 제생각에 저는 우사모 라기보다 걍 '도마' 정도되는듯;;; 우쌤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확인하려고하는;;;; 쿨럭;;;

    • 길위에서 2011.05.16 03:43 신고

      오, 도마.. 그게 더 멋있네요.. ㅎㅎ

  2. 아싸.... 2011.05.14 19:41 신고

    제가 블로그에 글을 쓰고 여기로 트랙백을 보내겠습니다?
    평소 영화관에서 영화보는 일이 거의 없는데,,,
    이것은 꼭 영화관에 가서 봐야 겠네요.

    인증샷도 올릴게요. 극장관 사진하고 입장권하고요...

    제가 경기도 사는데 서울까지 보러 가야겠군요.ㅋ

  3. 상영관 2011.05.14 19:41 신고

    정식 시사회는 없이 19일 CGV 대학로·강변·오리, 이화여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곧장 개봉한다.

    경향신문

  4. 앗쭈 2011.05.14 19:54 신고

    저도 우쌤이 한겨레에 쓴 글을 보고 주변분들에게 권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이밴트까지 여시는 그 정성. 넘 고맙습니다. 과천에서는 다 너무 먼 개봉관이라 어쩔꺼나. 하고 있는데. 많이들 보시고 들불처럼 번져 많은 곳에서 상영되면 좋겠네요! 홧팅~

  5. 목요일이 마침 아침수업이 없는데 강변에서 보고 관람권 인증샷 메일 쏴드리겠슴다.

    • 우연 2011.05.14 23:10 신고

      메일로 보내심 제가 확인을 할 수 없공... 다른 사람들도 구경하는 재미도 없으니까;;;; 블로그에 올리시고 이곳에 링크를 걸어 주심 좋을 것 같습니다. 놀이처럼 잼나게.. 재밌는 사진이나 리뷰 올라오면 선착순 말고 그 분들께 책 드려도 재밌을 것 같아요 :)

  6. 로아나 2011.05.15 09:19 신고

    와우 역시 인생은 타이밍!!!!!!!!!!!오랜만에 들어와서 좋은 포스팅 보네요ㅋㅋㅋ

  7. 붤레 2011.05.15 09:35 신고

    다큐 형식은 좀 버버버 하지만, 맷 데이먼이 했으니 음...

  8. 암흑 2011.05.15 15:12 신고

    외국이라 갈 수가 없어서 어둠의 경로로 보고 있는데.. 음 이번에 성폭행 혐의로 잡혀가신 IMF총재가 나오시네요.

  9. Favicon of https://coffee001.tistory.com BlogIcon Bimil 2011.05.15 21:26 신고

    지방은 안됩니까? 이거.. 수도권에만 집중되는거 반대입니다. ㅜ,.ㅜ

  10. NGO의시대 2011.05.16 17:55 신고

    언제 모여서 같이 보는 방안은 어떨까요? 너무 번잡스러우려나?

  11. 김대인 2011.05.17 14:28 신고

    저는 이화여대에서 19일 개봉하는걸 보기로 했습니다.. 시간은 20:00네요..

  12. 앗 우석훈 박사님..이런 우연이 있나요!! 오늘 하루종일 인터넷에서 inside job 관련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박사님 블로그에 들어왔는데 떡하니 영화내용 내용이 포스팅 되어 있네요. 혹시 이 영화보고 우박사님 책좀 받으려고 하면 어떻게 하면 되나요???

    • 우연 2011.05.14 23:08 신고

      첫회 보고 인증샷 혹은 감상문을 블로그에 올리신 다음에 여기다 링크를 걸어 놓으심 될 듯

싼나 미르달

2011.04.27 16:03 | Posted by 우석훈 retired


고양구는 이제 세 살인데, 여전히 오줌 엄청 싸댄다.

재래식 무기가 무섭다고 하더니, 진짜 무섭다.

요 몇 주간 좀 얌전하더니, 급기야 마루 바닥에다 그냥. 아, 돌겠네.

고양이 제일 많이 오줌을 싼 건, 지난 겨울에 '한국말 할 줄 알아요' 고양이 동영상을 틀었던 다음의 일이다.

눈이 나빠서 잘 보지는 못하는데, 동영상의 다른 고양이 소리를 들었더니, 우리 집에 다른 고양이가 와 있는줄 알고...

엄청 싸댔다.

발정기 아닐 때인데도, 잔뜩 긴장해서.

원래는 헤게루가 본명인데, 별칭 하나를 새로 만들어주었다.

싼나 미르달.

군나 미르달은 재밌는 경제학자이기도 하고, 노벨상도 탄 사람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안 보는 듯 싶다.

스웨덴 상원의원도 하고, 전쟁 중에는 스웨덴 상공부장관도 했던 걸로 알고 있다. 현재의 스웨덴 경제의 기틀을 만든 사람 중의 한 명이다.

스웨덴 경제 연구한다고 사람들 엄청 몰려갔는데, 미르달 책은 아직 번역된 것도 없는 것 같다.

발전경제학 한참 날라다닐 때, 스웨덴의 군나 미르달, 미국의 아버트 허쉬만, 프랑스의 베르나르 로지에, 그런 할아버지들의 전성 시대가 있었다.

바로 그 뒤를 이어, 쿠르그만과 리피에츠, 아, 진짜 아름답던 시절이었다.

장하준 선생이 군나 미르달 상 탈 때, 솔직히 엄청 부러웠다.

아, 좋겠다.

미르달의 제자들에게 인정받는 건, 장하준이 발전경제학 적통이라는 의미이다.

언젠가 다시 발전경제학 패러다임이 유행하는 시기가 오면, 장하준은 노벨경제학상 대기 순위 1번쯤 된다, 나이를 좀 더 먹으면.

고양에게 우리말 별칭도 하나 붙여주었다.

쌑지.

이거 뭐, 팥지도 아니고, 왜 이렇게 싸대나, 쌑지.

싼나 미르달양,

소리 지르고 있을 때 잘 들어보면,

쌑지, 쌑지!

내 이름은 쌑지, 그 지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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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아... 미르달상에 미르달이 그 미르달이군요. 호~
    쌑지.ㅋㅋㅋㅋㅋㅋ
    사진에 표정은 '아무것도 몰라요'인데 이름은 쌑지 미르달 헤게루.
    그죠 아무것도 모르니 막 싸겠죠.
    "쌌지"랑 발음이 같네요.

    그나저나 멋진 이름 받는것도 복은 복이네요.
    개이름이 '문수'였던거 이후로 최고로 부럽습니다.
    제가 나중에 동물을 키우면 짓고 싶은 이름이 있는데 '성진'이지요. '구운몽'의 주인공 성진이요. 팔선녀와 농칠줄 아는 멋진 짐승이 되라구요.

  2. 아깽이 2011.04.27 21:24 신고

    신은 어떻게 이토록 앙증맞은 생명체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요?

  3. 아~ 넘 예뻐요 꽉 안아주고 싶네요 흐흐

  4. JSW 2011.07.31 18:50 신고

    서음출판사에서 미르달 전집 발간되있습니다. 국 한문 혼용이여서 문제지요.
    지금 yes24.교보문고 뒤지면 있어요 ㅎㅎ

  5. 비글엄마 2012.01.20 17:38 신고

    고양이 오줌 스트레스 격하게 동감해봅니다. 근데 정말 요렇게 이뻐서...어떻게해!!!!!

  6. 에고.. 심심한 위로를....
    우리는 두번의 실수로 가구 버렸는데..
    우리 나쁜어머니가 큰맘먹고 사주신 가죽쇼파. 새거.

지킬 고양이, 하이드 고양이

2011.04.13 03:15 | Posted by 우석훈 retired

공부할 때는 고양, 내 방에 못 들어오게 한다.

나도 집중을 좀 해야 하니까...

그러면 문 밖에서 방문을 북북 긁는다.

참다 참다, 결국은 열어주면, 뾰로로.

꼭 내 의자 위에 올라와서 10분씩 지랄을 하다가 간다.

지랄할 때, 고양은 꼭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를 보는 것 같다.

ISO 수치를 높여서, 형광들 불 빛 아래 잡아본 하이드 고양이.

보통 10분을 이 지랄을 하고는 평정을 찾고는 다시 지킬 고양이로 돌아간다.

세 달쯤 되었을 때, 처음 우리 집에 와서 며칠을 싱크대 밑에서 혼자 숨어 지냈다.

드디어 넘이 긴장을 풀고 싱크대 밑에서 나왔을 때,

부엌 식탁 의자에서 저 하이드 고양이의 모습을 처음 봤다.

혼자 보고 있으면, 억만금을 줘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배꼽이 빠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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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분홍발 2011.04.13 03:20 신고

    ㅋㅋ 귀여워요~~><

  2. 아침부터 웃기네ㅋㅋ 2011.04.13 07:27 신고

    ㅋㅋㅋ 강아지같네여..

  3. rainblue 2011.04.13 09:15 신고

    저 의자 저도 사용했었는데요, 바꾸세요. 저 의자에 장시간 앉아 작업하시면 몸 상하십니다.

    • 98년부터 쓴 의자니까, 10년도 더 되었군요. 책상, 의자, 좀 살벌하게 오래된 것들이기는 한데, 이제는 몸과도 같아졌습니다.

  4. 나무 하나 2011.04.13 10:30 신고

    우박님 스트레스 날려주는 귀한 놈 잘 봤습니다.

  5. 한갑에만원 2011.04.13 10:48 신고

    의자가 너무 싼거네요...ㅜㅜ
    좋은 의자에 앉으셨으면... ㅜㅜ

    하긴 고정형이 좋죠. 바퀴달린건 좌우밸런스 안맞으면 허리에...

  6. 2011.04.13 11:47

    비밀댓글입니다

  7. 동영상 2011.04.13 13:45 신고

    담번엔 동영상을 보여주세요~ 사진으로는 전달이 충분히 안 되는 것 같습니다~

  8. salome.soo 2011.04.13 16:56 신고

    우리 갑지가 생각나네요. 제가 방바닥에 엎드려서 책을 볼 때면, 능구렁이 갑지군은 그 책 위에 슬쩍 올라앉아서 먼 데 산을 바라보곤 했죠. 마치 아무 일 없다는 듯...-_-;;
    그나저나, 세번째 사진 느무 섹시하네요~ 와우!

  9. ㅎㅎ 2011.04.13 19:06 신고

    고양님이 집사님을 어여삐 여기시나 봅니다. 눈빛이.... 완전 이쁜 연두색에 고양님들의 자존심 수염이... 으찌나 길고 건강하신지... 신뢰 만땅인 두 분 사이가 부럽습니다... 아... 나도 고양님을 모신 때가 있었는데요....ㅠ.ㅠ

  10. 잉어 2011.04.13 23:46 신고

    저 고양이만 있으면 이밤이 외롭지 않을터인데요
    마지막 사진 고양이 앉은 자세가
    참 아름다워요
    석훈횽 고양이 사진 자주 올려주시와요

  11. 한량 2011.04.14 06:19 신고

    세번째 사진은 정말 매혹적이군요. 정말 예쁘다는.

  12. 나날 2011.04.14 08:37 신고

    역시~~아주~그냥 냥이들은 매력쟁이~~><

  13. 서민 2011.04.14 12:14 신고

    고양이도 차암 귀엽네요. 그런 귀여움은 아무리 봐도 지겹지가 않더라구요. 저희 애들도 어찌나 재롱을 잘 피우는지, 수명이 길어지는 것 같아요

  14. 한소리 2011.04.14 22:57 신고

    박사님. 기타도 좀 치시나봐요 ^^
    고양이는 보면 볼 수록 매력적인 동물인것 같습니다. 직접 키우기는 부담스럽지만요

  15. 아리 2011.04.14 23:55 신고

    다섯 번째 사진은 좀 무섭군요 ㅋㅋ 고양이 때문에 너무 행복하신 것 같음 ^^

  16. 아~ 정말 사람들이 있을때도 보여주고픈데..
    나만 보게하네요...실로 안타깝지요^^

K-19 모임, 무사히...

2011.04.12 02:29 | Posted by 우석훈 retired


방사능 정국을 맞이하여, 핵잠수함에서의 방사능 유출 사건을 다룬 <K-19>을 같이 보게 되었다.

얼마 전 국보법 위반으로 한바탕 해프닝이 벌어졌던 '자본주의 연구회' 신입회원 모집 플랑이 있어서 잠깐.

 


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어올랐다.

처음 해 본 행사라서, 몇 분이나 오실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는데, 대체적으로 40분 정도.

자녀 두 분과 같이 오신 내외가 있었고, 회사원들이 생각보다 많이.

SK에서 오신 분이 김밥을 맞춰주셔서, 팝콘 대신 김밥과 함께.

원래 예약한 강의실은 행정 착오로 중복 예약이 되어, 급히 다른 방을 찾느라고 예정 시간보다 좀 늦게 시작하였고.

장비 맞추고, 자리 배열하느라고, 8시 반은 되서야 겨우 시작.

 


영화 <K-19>은, 초창기 키아누 리브스가 나왔던 <푹풍 속으로> 아주 유명해진 여성 감독이다.

헐리우드의 민주당 계열 영화 중 잠수함 영화가 좀 있다.

극우파라기 보다는 좀 희한하고도 그로테스크한 소설가, 톰 클랜시를 원작으로 하는 잭 라이언 시리즈가 <붉은 10월>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패트리어트 게임>, <긴급 위험>, 최종본인 <섬 어브 올 피어즈>까지 가는데, 그 시작이 바로 <붉은 10월>이었다. 핵 잠수함이 소련으로부터 망명하는 얘기이고, 여기에서부터 CIA 분석관으로 근무하던 잭 라이언이 영화 세상에 등장하게 된다.

5년 후에 나온 <크림슨 타이드>는 백인 마초풍의 함장과 흑인 엘리트의 부함장 사이의 갈등을 그린, 평화파와 강경파 사이의 조직론에 관한 얘기.

이 두 영화의 사이에 낀 게 2001년에 나온 <K-19>.

잠수함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나온 조직론과 관련된 영화로 주로 해석이 되었는데, 여기서는 전임 함장이 부함장이 되고, 당서열 높은 새로운 장교가 함장이 되어, 전직 함장과 신임 함장의 두 개의 명령 라인이 그려내는 갈등이 주요 내용이다.

쿠데타와 친위 쿠데타가 벌어지는 것은 <크림슨 타이드>와 <K-19>이 유사하고.

그러나 진짜로 <K-19>과 짝을 이루는 영화는 2000년에 나온 <D-13>이라는, 쿠바 위기를 다룬 영화이다. 그리고 바로 그 직전의 상황을 보기 위해서는 <굿 쉐퍼드>, 이렇게 세 편의 영화가 사실상 같은 시기를 서로 다른 눈으로 다른 영화들이다.

후르시쵸프와 케네디의 시대... <굿 쉐퍼드>는 쿠바 위기 이전에 케네디가 쿠바 침공을 시도하는 때에 관한 얘기이다.

여기에 대한 멍군 격으로, <K-19>은 후르시쵸프가 미국 본토로 바로 날릴 수 있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탑재한 핵잠수함을 확보하려다 발생한 사건에 관한 얘기.

그리고 <D-13>은 이도저도 생각대로 안된 후르시쵸프가 쿠바에 직접 핵 미사일을 반입하면서 생겨난, 인류 최고의 위기였던 1962년의 쿠바 해상봉쇄 사건을 다룬 것.

전통적 잠수함 영화 계열이 하나 있고, 후루시쵸프-케네디의 핵 미사일을 둘러싼 시소 게임이 또 하나 있는 셈이다.

참고로, 젊은 시절 즉 스탈리그라드 전투를 직접 지휘하던 후르시초프의 얘기는, <에너미 앳 더 게이츠>라는, 유럽 합작 영화가 잘 보여준다.

(당시의 어느 병사가, <D-13>에서 후루시쵸프가 케네디에게 보낸 비밀 메신저로 설정되어 있다.)

대체적으로 영화는 민주당이 생각하는 핵은 안돼, 그런 평화 버전에 여성의 눈으로 본 살벌한 원자로가 주요 모티브로 끼어들면서, 나름대로는 원자로 영화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로부터 시작되는, 냉전 시대의 핵 미사일 발사에 관한 얘기들은 또 나름대로의 자기 역사를 가지고.

한국에서는 잠수함 영화로 <유령>을 만든 적이 있는데, 얘는 좀.

그냥 한국 버전의 쇼비니즘 영화 정도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여간 구 소련 시대의 냉전에서, 핵 잠수함에서 원자로 누출이 생기면 어떻게 될까, 그런 질문을 영화는 정면으로 제기한다.

원자로를 가장 많이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누가 원자로에 들어갈 것인가, 이런 질문에서 reactor officer들이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 기계적인 답대로 진행된다만...

영화에서는 결국 함장인 해리슨 포드까지 원자로에 들어가게 된다.

소련의 부패...

원래는 원자로 앞에 비치되어 있어야 할 방호복은 재고가 없고, 화학 방재를 위한, 영화에서는 rain coat라고 표현되는, 그런 걸 그냥 입고 들어간다. 원자로 근무자들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10분간, 이게 최대한의 안전 시간이라고 설정되어 있지만, 사실은 방호복이 제대로 된 게 아니라서, 일단 들어가서 냉각수 용접 작업을 한 사람은 죽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설정이다.

사건이 나고 바로 현장에 투입된 7명은 며칠 내로 사망하고, 그 후에도 20명이 더 사망하게 된다.

평소에 이 영화를 보면, 조직론의 관점에서 보거나, 냉전 시대의 소련 내부의 분위기라는 눈으로 보거나, 아니면 핵 미사일을 둘러싼 '공격이 최고의 수비이다'는, 미국 극우파들의 핵 우산의 눈으로 보게 되지만.

시국이 시국이라, 이 영화를 원자로 누출 사건으로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보통 사람들이 최고의 장면으로 꼽는 건,

어느 수병이 애완용으로 기르던 쥐가 방사능 누출로 죽어가는 장면, 긴 샷은 아니지만 정말 섬세하게 처리되어 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

시작이 늦어져서 영화가 너무 늦게 끝나서, 예정되었던 간담회는 못했다.

시간이 있는 사람들은 짧게 차 한 잔 할 시간은 되었는데, 하고 싶은 얘기들을 다 할 수는 없었고.

그 때 그 때 상황 봐서, 매달 영화 같이 봤으면 좋겠다고 하신 분들이 좀 있었는데...

맘 편하게 볼 수 있는 곳은 하자 센터 정도인데, 여긴 영등포라서 좀 너무 먼 것 같은 느낌이 좀 있고.

형식은 여전히 좀 고민스럽다.

인권위원회에서 영화 보기 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내가 마이크를 들고, 이 장면은 어떤 의미이고, 이 장면은 어떻게 봐야 하고, 그렇게 떠들면서 본 적도 있기는 한데.

영화 자체에 몰입하는 데에는 방해스럽다는 느낌을 받았고. 또 영화가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는데, 그렇게 누군가가 해석을 하는 게 꼭 좋은 거냐는 생각도 좀 있었고.

Comment

  1. 우연 2011.04.12 02:52 신고

    여러가지 이야길 던져주었던 영화였습니다 진짜 차를 마시면서 나누었던 이야기들도 짧았지만 소중했구요 고맙습니다 :)

  2. 나날 2011.04.12 09:10 신고

    앗~이계안님도 계시네요..제 트윗칭구><
    와~잼있었겠다..^^

  3. 전인~ 2011.04.12 09:28 신고

    ...... 좋은 에너지원을 만들어내는 일에 더 마음쓰고 살아야 겠어요. 지역적이고 다원적인 에너지원 구성이 필요하겠죠? 가능할까? 아마도 우리가 그러한 방식을 이해하면서 가능하다고 여기며가면 길이 만들어지 않을지... 한편 그 앞길을 막는 일본의 퇴행적 정치관행이 안타깝기만 하고. 여튼 영화는 흥미로왔고 (일곱번은 눈을 가린 듯 하지만) 오신 분들도 멋있었어요. 건강한 하루되세요. 착한 사람들 건강하시길. :)

  4. 간만에 사랑해 마다하지 않는 미국 B급 배우들과 군대를 보는 엄마의 시선이 아주 마음에 들었던 영화였어요.(긴 글은 차후에...) 굿 셰퍼드에 나오는 아역배우(아들로 나오죠)는 다른 계기로 스토커질을 하다가 이 영화에 까지 당도 한적이 있는데 영화를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봐야지~ 히힛... 영화보기 정기모임 좋은것 같아요. 유명하진 않지만 재미있는 영화들도 많잖아요. 상업영화와 예술영화 사이에 어정쩡하게 끼어있는 영화중에 사금같은 영화가 많아섴ㅋ
    암튼... 여러모로 개인적으로 흡족했어요. :D

  5. 나무 하나 2011.04.12 10:07 신고

    음... 영화모임 좋지요. 그런데 그게 좀 힘을 많이 빼는 일이예요. 개인적으론 별로 권장해드리고 싶진 않아요. 비정기적이라면 좀 낫겠다 싶지만요. 그런데 저는 우박님 영화 보기의 폭이 더 궁금해지네요.^^

  6. 지나가다 2011.04.12 12:33 신고

    스탈린그라드 전투라면.. '에너미 앳 더 라인'이 아니라 '에너미 앳 더 게이트(gate)' 아닌지요. '에너미 라인스'란 영화와 헷갈리신 듯. 소연방 전쟁영웅인 저격수 바실리 자이체프의 실화에 근거한 영화 말이죠.

  7. 2011.04.12 23:26

    비밀댓글입니다

부부 고양이

2011.04.11 16:52 | Posted by 우석훈 retired

고양이가 부부로 지내지는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쨌든 이렇게 두 넘이 지난 여름부터 마당에서 살고 있는 고양이 중, 부부로 같이 지내는 넘들이다.

같은 배에서 나온 형제들인 경우에, 조금 크면 다 떨어져서 지내기 때문에 같이 다니는 고양이를 보기는 어렵다.

간만에 낮잠을 즐기고 있는 넘들.

길냥이들의 평균 수명이 2년 반에서 3년 정도 된다고 들었는데, 길지 않은 그 삶 속에서 이렇게 같이 지내는 모습이, 진짜 푸근하게 마음을 풀어준다.

지난 겨울을 같이 나고 난 다음에 만나는 봄볕, 그래서 더 다정하게 느껴진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에게는 빈처라고 한다면, 고양이에게는 겨울처 혹은 겨울 남편?

혹독한 겨울을 같이 나고, 드디어 찾아온 봄볕을 만껏 누리며 오수를 즐기는 고양이 부부.

저들은 얼마나 더 저들에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

행복, 그 순간은 짧더라도, 같이 지낸 시간은 영원과도 같을지도 모른다.

우울증이 사회적 질환처럼 번져가는 요즘 같은 시기,

우리는 더 많은 행복과 더 많은 즐거움을 찾아서, 삶 속에 챙겨넣어야 할 것 같다.

다행인 것은, 돈이 줄 수 있는 행복은, 같이 하면서 느낄 수 있는 행복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사실.

우리의 삶이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겨울을 꼼짝없이 밖에서 나야 하는 고양이 부부보다 더 어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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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붤뤠 2011.04.11 19:46 신고

    것참 신기한 고냥일세.

  2. 나무 하나 2011.04.12 10:01 신고

    우박사님-이하 우박님 은 그렇게 보셨군요. 제 눈엔 저 길냥이 부부가 더 행복해뵙니다.^^ 불행은 겨울이 아니라 겨울을 누구와 함께 나느냐거든요...

  3. 레알뙈지 2011.04.14 01:29 신고

    첨 들어와 봅니당..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였다니!!!
    감사합니다!!
    여러모로 홀딱 반하고 가네요~~~

  4. 서민 2011.04.14 12:16 신고

    그러게요.. 저도 길고양이 만나면 가슴이 아파요. 잘 태어났다면 이쁨받으며 재롱피우고 그랬을텐데,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며 살아야 하니... 아파트 주민들 눈치보면서 가끔씩 먹이주고 그러는데요, 그래봤자 얼마나 도움이 되겠나 싶더라구요. 세상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건 참 슬픈 거죠.

<평양성>과 <신기전>

2011.04.10 04:58 | Posted by 우석훈 retired

영화 <평양성>과 <신기전>은 메시지도 그렇고 스타일도 그렇고, 정반대에 서 있는 영화이다.

카메라 워크와 빛을 사용하는 방법, 그런 소소한 스타일도 극단적으로 반대이다.

김유진 감독의 영화는 <와일드 카드>를 아주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다.

진짜 김유진 감독의 생각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신기전>은 계산에 의한 영화이고, <평양성>은 너무 계산 없는 영화이기도 하다.

(<평양성>과 관련된 제작 상의 뒷얘기들은, DVD 발매 다 끝나고, 이제 곧 제작에 들어갈 <화차>까지 어느 정도 지나가면 조용하게 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신기전>을 보면서 떠올렸던 영화는, 철저하게 계산에 의해서 만들어진 <대부 3편>. 1, 2편의 재밌는 요소와 시퀀스 배치를 계산해서, 딱 그렇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들을 때마다, 아니 1, 2편에는 소피아 코폴라가 안 나왔쟎아, 도대체 무슨 계산을 했다는 거지?

<신기전>은 쇼비니즘, 신무기, 기타 등등, 그런 흥행의 요소를 적나라하게 계산한 영화인 셈이다. 반면 <평양성>은, 계산이 없어도 좀 너무 없었던.

겉으로 드러난 얘기로만 보면, '신무기 가지고 나라 지키는 거 아니다' vs '신무기가 꼭 필요하다', 이런 국가를 지키는 두 가지 방법에 관한 서로 다른 견해에 관한 얘기이다.

고구려는 신무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당 연합군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지 못했다.

반면, 세종은 신기전을 가지고, 잘 살고 부강한 나라를 만들고, 명나라도 깨갱 시켰다는 가슴 훈훈하고 풋풋한 얘기.

그거야 눈을 가지고 영화를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얘기이고.

과연 그게 다인가, 그런 뭔가 감독에게 뒤통수 맞은 듯한 찝찝한 마음이.

아니, 김유진 감독 정도 되면 그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을만한 사람이쟎아?

요게 당분간 풀어보고 싶은 미스테리 퍼즐인데, 한동안 25억에서 30억 기준으로 오던 영화 기본 펀딩이, 요 <신기전> 나오던 기점을 경계로, 팍팍 줄기 시작해서 요즘은 15억원에서 걸린다.

잘 하면 터질 수도 있는 영화인데, 어쩌면 그냥 힘 못 쓰고 죽을지도 모르는.

물론 70억에서 100억 넘어가는 영화들이 지금도 제작되기는 하지만, 몇 년 전에 25억 정도를 모을 수 있었던 영화라면, 요즘은 15억 기준이 된다.

그 10억만큼? 영화 스탭들 코피 터지는 거고, 제작 기간 2달짜리 영화로 생계를 꾸려가야 하니, 메뚜기 전략을 쓸 수 밖에 없다.

영화 <신기전>을 보면서, 뭐 이렇게 속 보이는 신무기형 쇼비니즘 영화를 만들었을까, 그런 생각이 팍 드는 게 아니라 충무로와 제작사 사이의 관계,

그리고 빠르면 올해, 아니면 내년부터 선 보이게 될, 미국 영화사 직접 제작 시스템, 그런 게 더 눈에 들어왔다.

한국 감독, 한국 배우, 사무실 장소 충무로, 이런 건 그대로인데, 돈을 대는 제작사 측이 그냥 미국 영화사인 낯 선 시스템.

멕시코가 수 년 전에 이미 걸어간 그 길을 우리도 차곡차곡 밟아가는 중인데.

그 전환점에서 뭘 선택할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이 영화 <신기전>과 <평양성>을 비교하면서 생겨난 찝찝한 마음의 한 구석에 깔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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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행인2 2011.04.11 03:50 신고

    우선생님 블로그에 들어오시는 분들중에 우리나라 영화제작에 관심있으신분들이 읽어보시면 좋을만한 포스팅 링크합니다.

    http://adman.egloos.com/2710550

    아, 그리고 슬럼독 밀리언네어라는 영국영화는 헐리웃 자본으로 영국 감독에, 인도 배우들로 만들어진걸로 알고있습니다. 이런 영화제작 방식도 새로운 방법이라고 들은적이 있습니다.

    낮잠자고 새벽에 잠 안와서 컴퓨터하다가 댓글남기고 갑니다;;

<로빈후드>, <써머스비>

2011.04.10 04:30 | Posted by 우석훈 retired


<마틴 기어의 귀향(1982년)>이라는 실화를 다룬 프랑스 영화가 있다.

아쉽게도 난 못 봤다. 프랑스의 국민 배우라고 할만한 제랄드 데파뜌 버전이다.

이 영화를 리차드 기어 버전으로 다시 만든 영화가 <서머스비>이다.

다른 사람 취향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난 진짜 재밌었다.

남편 바꿔치기라는 포맷인데, 돌아온 가짜 남편이 원래 남편보다 훨씬 좋거나 다정한 사람이라는 그런 모티브이다.

리들리 스콧의 <로빈 후드>는 전혀 아무런 정보 없이 그냥 봤는데, 이번에는 러셀 크로우 버전의 '서버스비'인 셈이다.

로빈과 마리안의, 아주 익숙한 풋풋한 틴 에이지형 로맨스가 '마틴 기어의 귀향'의 포맷을 만나면서, 40대 중년의 가슴 설레는 불륜 버전으로 바뀌었다.

정서적으로 불안한 사이코 드라마이기도 하고, 가정생활 백서의 느낌을 주기도 하고, 철 들지 않는 아저씨들의 얘기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유일하게 철 든 사람은 할아버지 두 명.

프레임은, 남편이 바뀌다는 썸머스비 포맷인데, 영화를 끌고 나가는 모티브는 마그나 카르텔이다.

실제로 마그나 카르텔이 재정되는 순간이 바로 존 왕 때이니까, 어떻게 해서 영국에서 입헌군주제의 제도적 틀이 생기게 되었나, 그 순간을 다룬 셈이다.

그리고 그 마그나 카르텔의 첫 초고를 만든 사람이 바로 로빈 후드의 아버지였더라, 요런 전설 같은 얘기이다.

리들리 스콧은 가끔 좌파 감독으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영화만을 놓고 볼 때는 진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에일리언>에서 마지막으로 에일리언이 가득 찬 행성을 파괴하는 핵 미사일 그리고 언제나 상존할 수 있는 '우리 안의 외부자' 즉 전염성 강한 공산주의라는 사상, 이 두 가지의 모티브를 가지고 지독할 정도로 냉전 시대에 소련을 연상시키는 상업적 감독일 뿐이라는 신랄한 평들이 좀 있다.

<블랙 호크 다운>은, 클린턴 시절의 첫 군사적 외교, 그리고 실패, 이 과정을 그린 건데.

미국의 평과는 달리, 나는 좀 배운 게 많았던 영화였다.

<로빈 후드>는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얼마든지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기는 하지만, 나는 그냥 홈 로멘스 시트콤을 영화로 바꾼 것, 그런 말랑말랑하고 근쩍근쩍한 느낌을 더 많이 받았다.

결혼 7일만에 십자군으로 떠난 남편 그리고 그의 칼을 들고 다시 돌아온 어느 병사.

이를 대하는 아내의 심경이 재밌었다.

1215년 마그나 카르타를 통해서 영국이 민주주의의 역사를 걸었다, 요건 좀 지나치게 과장된 해석이라는 생각이 있지만.

어쨌든 로빈 후드가 활약하던 시기가 바로 그 시기이니, "자, 왕이여, 자유를 달라"는 로빈 후드의 대사가 아주 개뻥은 아닐 수도 있다.

분위기는 장중하지만, 만약에 나한테 이 영화 장르를 잡아보라면, 로맨스 코메디 정도로.

영화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에서 연결되는, 프랑스 국왕이 석굴 먹는 장면에서, 배꼽을 뱄다.

미스터 빈이 샹젤리제에 있는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석굴을 먹던 장면과 연결되서, 굴을 먹느냐 먹지 않느냐로 영국 사람과 프랑스 사람을 구분할 수 있다는.

영화에서는 사이코 패스처럼 그려지는 고프리에게, 프랑스 국왕이 생굴을 까주면서 자기 피까지 살짝 묻혀서, 먹어...

존 왕과 같은 유모에게 자라난 고프리가 어떤 사연으로 프랑스 국왕에게 협조하게 되는지는, 영화 내에서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애가 원래 좀 맛탱이가 살짝 간, 그 정도로 그린 것 같다.

자기 피까지 발라서, 배신자인지, 이중 첩자인지 알 수 없는 복합적인 상황에서 굴을 먹여보는 프랑스 국왕도, 살짝 맛탱이 간 인간으로 그려진다.

싫은 거 알지만, 먹어, 그럼 믿을께.

고프리가 고뇌에 찬 표정으로, 프랑스에 협조할 자신의 심경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피 묻은 석굴 신이 사용되는데, 난 자꾸 미스터 빈이 굴 먹던 장면이 생각나서, ㅋㅋㅋ.

생굴먹는 영국인의 괴로움은 미스터 빈이 더 훨씬 실감나게 그렸다.

좀 괴로웠을 것이다.

그나저나 엄청 길다. 140분. 큰 맘 먹고 봐야 하는.

이거 보고 나서 아쉬워서 보너스 트랙의 deleted scene까지 다 봤는데, deleted scene이 더 재밌다고 느꼈던 드문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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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K 19 모임, 장소, 시간 확정

2011.04.08 15:24 | Posted by 우석훈 retired

영화 <K 19> 같이 보실 분들...

날짜 및 시간, 4월 11일 저녁 8시.

그 시간 밖에 방이 없다고 해서, 한 시간 늦춰 졌습니다.

학부 학생들도 일부 참여할 것 같고, 조한혜정 선생님도 오신답니다.

이계안 전의원은, 아직 시간 확정 못 했구여...

방은, 연세대학교 빌링슬리관 110호.

100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방이라서, 방은 충분히 넉넉할 것 같네요.

영화 끝나고, 30분 정도 간담회나 감상 소감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까 하구요.

저는 보통은 통금 시간이 9시인데,

이날 늦어서 뒤풀이를 어떻게 할지, 대략난감입니다.

8시 정각까지 모여주시고,

영화 시작하기 전에 10분 정도, 참석하신 분들 서로 소개하실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빌링슬리관 앞에서 30분 정도 먼저, 간단하게 자판기 커피라도 마시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혹시 사인 받으시고 싶으신 분도 그 시간에 오시문 상냥하게, 자판기 커피라도 한 잔 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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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기대!` 2011.04.08 17:40 신고

    오잉. 통금이 9시라뇨. ㄷㄷㄷ 여튼 기대됩니다.

  2. 동물원사장 2011.04.08 19:39 신고

    당일날 간식이라도 준비 하고자 하는데 예상참석인원이 몇명이나되는지요?

  3. 동물원사장 2011.04.11 19:28 신고

    빌링슬리관 자판기앞인데 7시 28분인데 암도 없다... 나 낚인건가?


이 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유쾌하고 쾌활한 사람이 있다면 아주 좋을 것 같다.

정혜윤이 그렇다.

도대체 저 종잡을 수 없고, 얼토당토 않은 일을 꾸며대는 괴물 덩어리가 어디서 튀어나왔을까?

약간 삐딱하면서도 사실은 정통파, 하여간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다.

직업은 라디오 PD로 알고 있지만, 그건 정혜윤의 1%도 설명해주지 않는 것 같고.

<세계가 두 번 진행되길 원한다면>, 여기에 나온 프롤로그가 정혜윤이 어떤 어린 시절을 보냈고, 어떻게 해서 이 명랑 덩어리 괴물이 튀어나오게 된 건가, 자세히 설명이 나온다.

아홉 페이지짜리 프롤로그는, 최소한 지난 10년 동안 한국에서 나온 책 중에서는 가장 웃기는 프롤로그이고, 가장 골 패는 프롤로그이다.

까마귀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미취학 아동의 좌충우돌기에서, 초등학교 하산 사건,

아마 다섯 번은 복통이 터지도록 웃었던 것 같다.

고전 소설에 대한 에세이는, 그야말로 이 프롤로그의 덤이다.

다른 건 몰라도, 정혜윤의 이 프롤로그 만큼은 책방에 서서라도 잠시 읽을 분량이니,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웃긴다는 게 무엇인가...

마치 웃기지 못하면 내 여기서 죽으리라,

그런 독헌 마음을 먹고 심혈을 기울여 쓴, 개그형 프롤로그!

정혜윤에게, 많이 배웠다.

Comment

  1. road 2011.04.08 18:02 신고

    정혜윤 PD는 CBS 라디오국에서 근무하십니다.
    몇 년 전에 우연히 '김어준의 저공비행'을 즐겨 들었는데, 그때 PD가 정혜윤씨였고, 서민 선생님도 고정 게스트로 출연했었습니다.

    요즘은 한겨레 독서 코너에서 정혜윤씨 글을 볼 수 있는데, 정말... 감수성 깊고, 감칠 맛 나게 잘 쓰시데요^^ 그 나이대(30-40대?) 에세이스트로 정말 손꼽히는 실력입니다.

  2. road 2011.04.08 18:18 신고

    임금 인상과 물가 인상의 악순환을 소개하는 뉴스에서
    첫 화면으로 대학의 용역업체 노동자들의 파업 장면을 넣었더군요.
    MBC가...

    http://imnews.imbc.com/replay/nwdesk/article/2825720_5780.html

  3. 서민 2011.04.11 01:35 신고

    앗 정혜윤 작가님 새책 나왔군요 당장 사야겠습니다. 우선생님께서 정작가님을 높게 평가하셔서 좀 놀랐어요. 만나보면 정말 멋진 분이어요!! 책을 봐도 멋지지만요. 글구 로드님, 그 프로 듣는 분이 생각보다 많은가봐요ㅠㅠ 전 그 시절이 참 부끄러운데... 맨날 헛소리만 하다가 잘렸거든요.

  4. 서민 2011.04.11 01:37 신고

    근데 주문하려고 보니까 나온지 벌써 1년이나 지났네요 새책이라고 한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ㅠㅠ

  5. 이 책 읽고 돈오했습니다. 이미 약간의 돈오 상태였는데, 이 책을 만남으로서 제 상태가 전설이 된듯합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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