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쟁은, 하면 할수록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고 안 하고는 다음 일이고, 이런 미래형 주제가 테이블에 올라서 익숙해지는 과정 자체가 일종의 사회적 학습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큰 기술적 논의는.. 융자냐, 보조금이냐, 기술적으로는 그렇다. 은행 이자와 정책 이자와의 차이만큼을 지원할 거냐, 아니면 수익성 자체의 하락을 보조할 거냐, 그런 문제다. 기다리면 규모의 효과나 기술 발전 등 수익성이 나아질 곳이라면 융자가 적합하다. 그렇지만 경제 위축 등 아예 수익의 기회가 사라진 경우라면 보조금이 맞다.

한국적 상황에서 한 가지 더.. 필요하다고 적극 얘기하지 않으면 은근 슬쩍, 재정정책이라고 하면서 결국은 삽질하는 데 돈이 들어가 버린다. 2008년에 보조금 얘기를 적극적으로 안 했더니 결국은 4대강에 돈이 가버린 것과 같은 이치다.

비용의 효율성, 적극적 재정정책, 결국 돌고 돌아 시멘트에게 돈이 간다. 그건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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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선 울프의 '바이러스 폭풍의 시대' 다 읽었다. 트위터나 페북의 단어 패턴의 변화를 통한 빅데이터 분석이 바이러스 예고제의 한 방식이 될 수 있다는.. 이걸 위해서 유클라 대학의 종신교수직을 내려놓은 사나이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다 (첨단 기술 같은 것은 이 기관에서는 기대하지 말라는 얘기 보면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나머지는 잘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얘기인데, 레트로 바이러스 설명하던 각주에 나왔던 내생성 바이러스라는, 각주에만 딱 두 번 나온 단어가 밤 새서 읽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을 주었다 (그러나 나는 보던 '미스터 션샤인'을 마저 보았다.)

전에 레트로 바이러스 볼 때는 뭐가 이렇게 복잡해, 그러고 말았었다 (그것도 벌써 10여년 전의 일이다..) 올해 분자 생물학을 다시 공부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나서 보니까, 뭐.. 그렇게까지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은 아니었던.

몇 년 전에 hiv 관련된 걸 좀 보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뜨문뜨문 봐서.. (뒤늦게 후회막급.)

독서 후의 비슷한 느낌이라면, 소설 '마션'을 보고 난 뒤에 뭔가 코미디를 읽은 것 같다는 느낌과 비슷? 네이선 울프가 의외로 코미디가 강한 사람이다. 대놓고 웃기려고 하는 건 아닌데,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꼭 한 번 비틀고야 마는. (인류학 공부한 거 아닌가 싶었는데, 역시 중간에 그런 내용이 나오기는 하던.)

여유 되는 대로 바이러스 책 몇 십 권 더 읽기로 했다. (아, 결국 영어 책을 읽어야 한단 말인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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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비가 와서 돌봄교실 등교가 어렵다. 큰 애는 육교 건너편에서 내려주는데, 오늘은 비가 와서 학교 정문에 내려준다고 했다. 그런데 보니까 차가 너무 밀려서, 그냥 육교 앞에 내리라고 했다. 주섬주섬 우산 쓰는데 보니까 울고 있다. 큰 애는 별 것도 아닌데 괜히 속상해하고 우는 일이 많다. 별 수 없이 그냥 유턴 해서 학교 앞에 내려다줬다. 뒤에서 스타렉스 한 대가 빵빵 거리고 난리를 친다. 그래도 별 수 없다. 우리 집 애들은 약간 과보호라서 그런지 조금만 속상하면 그냥 운다.

큰 애 어린이날에는 작은 드론 사주기로 했다. 둘째는 아무 거나 사줘도 된다고 한다. 애들 키우는게, 기저귀 뗀 다음부터는 심리전이 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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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갈등, 한동안 갈 것 같다. 이런 현상을 7~8년쯤 전에 남자 고등학생들에게서 처음 보았다. 매우 강렬했다. 그래서 그루핑 작업을 좀 해서, 중앙고 같은 특목고, 강남, 강북의 일반고등학교 그리고 이우학교와 간디학교 같은 대안학교까지 나누어서 10대 남학생 인터뷰 작업을 좀 했었다. 그때의 잠정적 결론으로는, 빈부차이나 부모의 정치적 성향과 젠더적 적대감은 아무 상관 없다는.. 그래서 앞으로 20대 남성들에게서 젠더 갈등이 한번도 본 적 없는 양상으로 매우 강렬하게 나타날 것 같다는 생각을. 그걸 지금 보고 있는..

 

http://www.ohmynews.com/NWS_Web/Event/Premium/at_pg.aspx?CNTN_CD=A0002618836&PAGE_CD=ET001&BLCK_NO=1&CMPT_CD=T0016&fbclid=IwAR3ot_BZgBoe4O9Ky5WCGzi9XvwrqiyOVl3MScYpMvL3HwcjESwgAOydLdU

 

스무살 남성 65.6% "문재인 정부는 여성만 챙긴다"스무살 여성 79.4% "살면서 남녀차별 겪은 적 있다" - 오마이뉴스

[⑤ 젠더] 경쟁사회가 만든 남녀 대립구도

www.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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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에서 강연 부탁이 왔는데, 돈이 느무 적다. 사장이 잘 아는 사람이다. 너무 적다고 했더니,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조금 더 모아본다고 해서, 그건 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별로 안 가고 싶은데, 그냥 가기로 했다. 요번달 다음달 강연이 다 연기되었다. 바이러스 때문에 애들하고 지지고 볶는 와중에 강연까지 갔으면 더 난감할 뻔했다.

요 며칠 강연 에이전시에서 몇번 연락이 왔었다. 처음부터 그랬지만 지금도 강연은 안 하는 게 원칙이다. fta 문제나 농업 같은 경우는 시민운동의 연장으로 하는 거라서, 시골구석까지 다 찾아가면서 했다. 그렇지만 운동 차원에서 하는 거 아니면, 강연은 기본적으로는 안 한다.

요즘도 가끔 강연을 하기는 하는데, 신세진 사람에게 부탁이 오거나, 직장 민주주의처럼 사회적 운동 차원으로 얘기하는 경우 아니면 도서관에서 부탁오는 경우, 요 정도만 최소한으로 한다.

그러다보니까 에이전트 통해서 강연을 하거나 그럴 일은 없다. 강연 많이 하는 사람은 그렇게 하기도 하고, 매니저가 있는 경우도 봤다. 그거야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고. 난 그렇게 열심히 살아본 적이 없다.

유료 강연도 안 한다. 책을 돈 받고 파는데, 강연까지 유료로 하는 건 좀 그렇다.

이래저래 가리는 게 많다. 대표적으로 안 하는 게, 기업에서 하는 연수교육. 이게 돈을 많이 준다고 많이들 하는데, 그렇게까지 열심히 살고 싶지는 않다. 이렇게까지 해서 먹고 살아야 할 정도가 되면, 책을 그만 쓰겠다는 게 처음 책 쓰면서 했던 결심이다.

딱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책을 통해서만 하고, 그 외에는 일절 안 한다가 처음의 결심이었는데.. 뭐, 가끔 신세진 사람들이 부탁하면 어쩔 수 없고, 그 정도 선에서만 한다.

10년 넘게 그렇게 했는데, 세 끼 밥 입에 들어가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다. 저금도 좀 하고. 짧은 기간을 제외하면 2년치 생활비 정도는 가지고 살아간다. 가끔 후배들 만나면 술 사줄 정도는 된다.

이것도 안 한다, 저것도 안 한다, 엄청 까탈스럽게 원칙을 정해놓고 책을 쓰기 시작했다. 돈이 다가 아니다. 유명해지는 것도 다가 아니다. 좋은 게 좋은 거, 한번 그러기 시작하면,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그런 난감한 상황을 만나게 될 것 같다.

내가 개인적으로 원하는 것은 딱 하나다. 지옥에 가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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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경제학은 26개의 편지와 8개의 상황극으로 구성된다. 8개 장에 상황극 하나가 맨 앞에 붙고, 장마다 3~4개의 편지가 들어간다. 그 전체가 1년 동안에 벌어지는 에피소드인 셈이다. 형식도 많이 다르지만, 내용도 많이 다르게 하기 위해서, 진짜 쌩노가다 중이다.

오늘 살펴보니까 편지 9개가 남았다. 늦어도 3월 안에 초고는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이미 예정보다 한 달 늦었다. 억지로 빠르게 할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질질 끈다고 해서 내용이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닌. 초고 해놓고 여러번 고치는 편이 여러가지로 낫다. 필요하면 대수술도 하고.

지난 주에 강원도 여행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코로나 문제로 취소했다. 그때쯤이면 넉넉하게 끝날 예정이라 식구들하고 여행갈 생각이었는데, 이래저래 그렇게 되지가 않았다.

몇년간 헤맸고, 지난 해에는 난리도 아니었다. 여러가지 충격을 버티고 버티느라, 작년치 일들이 다 올해로 넘어왔다. 그래서 올해는 일정이 빽빽하다.

예전에 손석희가 개그프로 인용하면서 "소는 누가 키우나"라고 말했다. 소 얘기는 다음 주에 한다. 코로나 한 가운데 농사 얘기하고 있는 내가 딱 그 모양 아닐까 싶다.

칠봉이가 이를테면 주인공인 셈인데, 요며칠 '미스터 선샤인' 우연히 봤는데, 거기 칠봉이가.. 이래저래 좀 봤다. 마지막 두 편은 제대로 볼려고 돈 내고 샀다. 짝사랑 전문 배우, 그런 느낌이 들었다.

10대와 호흡하기, 농업경제학을 쓰면서 내건 가장 큰 목표인데, 이게 느무느무 힘들다. 그 사이, 이름 알고 같이 밥도 먹고 노는 중학생들이 좀 생겼다. 친구 둘째 아들이 대학 가는 건 애당초 포기하고, 좀 다른 길을 찾고 있는 중이다. 그 주변에는 그런 애들이 많다. 생각보다 많았다.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살고 있고,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 듯 싶다. 막상 학생들 만나보면, 신문에서 보면서 미루어 짐작한 10대와는 많이 다르다. 또 다른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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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라스 책 두 권이 왔다. 왈라스 균형의 바로 그 왈라스. 경제학과 대학원 갈 준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푸는 문제, 바로 그 왈라스 균형. 이 전화번호부 같은 왈라스의 책들을 대학원 때 죽어라고 읽었었다.

이걸 누가 읽을까 싶었는데, 번역해서 책으로 나왔다. 감격스럽기도 하고. 문득 한국의 저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트렌드와는 상관 없이 기본에 해당하는 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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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코로나 추경 중 자동차 특소세 면제는 아무리 좋게 이해를 해주려고 해도 이해가 안 된다. 그게 이 시급한 와중에 우선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인지 도대체.. 중국 수출 안 되는 건 대부분의 상품들일텐데, 자동차만 우선적인 것도 그렇지만. 이 와중에도 새 차 사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당장 생활 자금에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아닐 것 같은데.. 대책에 성의가 없어도 너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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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예전 동료랑 차 한 잔 마시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높이 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멀리 나는 것이 중요한 것도 아니다. 높이 난다고 멀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멀리 난다고 해서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니, 나느니 마느니, 그런 것도 하나도 안 중요하다. 증오에 눈이 멀어, 남들 다 보는 것도 못 보는 것, 그런 바보 짓이라도 덜 하는 게 더 중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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