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식도..

잠시 생각을 2019. 10. 3. 15:32

 

슈퍼에서 주는 스틱커 몇 달 모았더니 중식도를 주었다. 예전에는 나도 중식도 썼었는데, 이사 다니면서 싱크대에 크기가 안 맞아서. 결국 어디 갔는지 안 나온다.

지금 쓰는 칼은 슈퍼에서 대충 파는 거, 아무 생각 없이 쓰는. 그래도 10년 넘게 썼다. 아주 좋은 사시미 칼도 있고, 한식칼 셋트로 샀다가 아직 뜯지도 않은. 칼이 후져서 음식이 맛 없는 건 아닌.

하여간 간만에 중식도 생겨서 썼더니, 오매나야 이놈은 너무 무겁다. 손잡이까지 무거워서, 이걸로 채 치다가는 손목 나가겠다는 생각이 문득. 하긴 스텐레스 플라스틱 손잡이로, 진짜 가벼운 칼을 10년 넘게 썼더니.

간만의 중식도, 투입되자마자 퇴출 위기다. 너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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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마지막 강연..

11월 27일날, 박래군 선배한테 부탁받은 손잡고에서 하는 강연이 있다. 괜히 마음 짠해진다. 손배가압류 문제 해결하자고 몇 년 전에 손잡고 만들 때 나도 연명했던 기억이다. (그 때 나에게 연락한 사람이 조국 선생이었던 기억이.. 하여간 그 시절에 같이 이름 올리자고 하면서 이것저것 많이 했던 기억이 어렴풋하다.)

아마 올해 손잡고 강연이 마지막 강연일 것 같다. 강연을 아주 안 하는 건 아닌데,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는 게 나름 원칙이다. 올해는 농업경제학 준비 때문에 가급적 10대들 만나는 시간을 늘리려고 고등학교 강연도 많이 했다. 그것도 이제 다음 주부터 농업경제학 쓰기 시작하니까, 마무리다.

원칙은 한 달에 한 번이라고 하지만, 하다보면 강연은 그것보다는 많이 하게 된다. 신세진 사람이 부탁하면 하고, 시민단체 어려운 데에서 부탁하면 하고. 강연으로 몇 억 벌었다고 하는 사람에게 뭐라고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열심히는 안 살고 싶다.

작년부터 새로 시작한 게, 12월부터 2월까지, 눈 오는 기간에는 강연은 안 한다. 올해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 어지간한 경우 아니면 지방 강연은 운전해서 간다. 부산도 두 번에 한 번 정도는 운전해서. 광주는 ktx 타는 일이 드물다. 처음부터 그렇게 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눈 오는데 운전하는 건 힘들다. 초록정치연대 하던 시절에는, 단체 일이라서 겨울에 눈 올 때도 뚫고 가고는 했는데.. 지금은 그런 건 아니라서, 눈 오는 12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는 강연을 안 한다. 생각만 그렇게 하고, 실제로는 작년에 처음 그렇게 했다.

올해도 그럴 생각이다. 겨울에는 강연도 안 하지만, 방송도 정말 특별한 거 아니면 안 한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다. 나는 남 앞에 서는 게, 정말로 불편하다. 좀 힘든 데 참고 하는 게 아니라, 많이 힘든데 참고 하는 것이다. 시민운동 상근하던 시절에는 싫어도 참았다. 야당 시절에도 누군가는 얘기를 해야 하니까, 싫어도 참았다. 지금은 여당이다.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워낙 많은데, 나까지 싫은 것을 참으면서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길게 보면.. 강연을 언제까지 할까, 그런 생각도 가끔 해본다. 지금까지 36 권을 썼고, 37 번째 책이 에디터 손에 넘어가 있다. 기왕에 시작한 거, 50권까지는 채우려고 한다. 책 나오면 어쩔 수 없이 하는 강연 같은 게, 그 때쯤 되면 끝날 것 같다. 그 뒤에 뭐하고 살지, 아직은 생각해둔 게 없다. 그렇지만 그냥 살던 대로 사는 거, 이런 재미없는 방식으로 인생의 뒷부분을 살고 싶지는 않다.

막스 베버가 전략적 합리성과 가치적 합리성을 구분한 적이 있다. 삶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나도 가치적 합리성을 가지고 살고 싶다. 전략.. 한 때의 일이어야지, 이게 삶의 모든 것이 되는 건 좀 그렇다.

나는 이기는 사람으로 살고 싶지 않고, 내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를 위해 최선을 다 한 사람으로 살고 싶다. 삶에서, 이기는 것은 없다. 그리고 이긴다고 더 재미 있는 것도 아니다. 인생은 스포츠가 아니다. 그냥, 내가 살던 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회가 되기 위해 열심히 살았던 것, 그걸로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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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우승으로 리그가 끝났다. 거 봐, 내가 올해도 두산이 1등할 거라고 그랬잖아. 아내한테 당당하게.

두산이 우승을 해야, 집 안이 편안하다. 두산 야구가 호쾌하지는 않은데, 그래도 그걸 이기기가 쉽지 않은. 144 게임 체계 가면서, 확실히 구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온 것 같기는 하다. 대충대충, 정신력으로 하고, 파이팅으로 하고.. 그런 시대는 이제는 정말로 끝난 것 같다.

sk의 외국인 감독 있던 시절의 선수 인터뷰들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말이 잘 통해요." 아니, 외국인 감독하고 왠 커뮤니케이션? 한 명도 아니고 몇 명이 그런 얘기들을 했었다. 영어냐 아니냐, 그런 문제가 아니라, 얘기 자체가 잘 통한다는. 아, 한국인 감독하고는 얘기 자체가 안 통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었다.

얘기 많이 하고..

경제도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은 든다. 얘기 너무 안 한다. "말이 잘 통해요." 경제도 외국인 감독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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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에 한겨레에서 이진경 선생하고 간담회를 하기로 했다. 진짜 옛날 생각이 잠시 났다.

유학을 딱히 갈 생각이 있던 것도 아니었고, 프랑스는 잘 알지도 못했다. 내 인생이라는 게, 그렇게 딱히 꿈과 희망 그런 것은 하나도 갖지 않고 되는 대로 살아온 삶이다. 그 시절이라고 뭐,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변화라면 대학생들이 노조 만든다고 공장 가는 흐름들이 내 앞에서 거의 끊긴. 친구 이재영은 그래도 공장에 가기는 했는데, 일찌감치 갔던..

그냥 당시 민중운동 시작하면서 김수행 선생 같은 사람들 자본론 강의하는 데 반상근으로 지원하는 일이 주로 하던 일이었다. 시민단체 같은 것은 아직 없었고, 주로 민중운동.

그 시절에 사사방이라고 부르던 이진경의 책을 읽었다. 뭐, 그거만 읽은 건 아니다. 이제는 돌아가신 정운영 선생이 섰던 논문 특히 강남훈 선생의 논문들, 그런 거 재밌게 읽었다. 학부 4학년 초의 일이다. 아마 결정적으로 이진경 선생의 책이, 프랑스에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것 같다. 알뛰세 얘기도 재밌었고, 다 재밌었다.

그렇게 복잡한 생각을 했던 것 같지는 않은데.. 단순했다. 나는 사사방을 읽으면서..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 당시에는 참고할 수 있는 게 별 거 없었다. 정운영 선생이 한겨레 칼럼으로 유명해지기 전이었다. 진짜 단순했다. 사사방 정도면, 이거 보다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퍼뜩.

뭐, 해보니까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서울산업대 시절.. 여기에서 겸임교수를 했었다. 그 때 교양학부에 있던 이진경 선생을 따로 찾아가서 만나지는 않았었다. 그냥 줄 서서 기다리고 있으면 교수 되는 차례였는데.. 노무현 정부 시절에 방폐장 사건이 생기고, 내가 모피아라고 한참 뭐라고 했던 아저씨가 산업부 장관에서 결국 그만두고 서울산업대 총장으로.

그냥 모르는 척하고 있으면 되는데, 며칠 고민하다가.. 그래도 앞으로 살아갈 인생이 많은데, 그렇게 대충 얽혀서 살면 안 될 것 같았다. 아디오스, 산업대 (아내가 속 벅벅 터졌다..) 그래서 이진경 선생하고 같은 학교에서 일할 기회가 생기지는 않았다.

한 때 윤소영 선생 연구팀에서 같이 연구하던 시절이 있었다. 연구를 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술은 진짜 그 시절 많이 마셨다. 과천연구소라는 이름이었는데, 과대망상 천방지축을 줄여서.. 아마 과천연구소에 계속 있었으면 옛날 사람들하고 좀 더 같이 공부했었을 것 같기는 한데.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나도 좀 겁이 났다. 이러다 죽을 것 같았다..

생태경제 쪽으로 새로 사람들 모으면서, 결국 그 시절과도 안녕.

이진경 선생하고 대담할 준비 잠깐 하다 보니, 나도 이진경 처음 읽던 그 엣날 생각이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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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률, 그만 두다.. 좀 그렇다. 나야 워낙 욕 먹고 사는 게 삶이라서 그냥 사는데. 이게 참여연대 징계위원회로 갈 건인지 잘 모르겠다. 시민 운동을 우리가 왜 했는지 참.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이런 건 좀 그렇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10011511001&code=940100

 

참여연대 내부비판 김경율 "86세대 도덕적 기반 유실되는 모습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86세대가 사라져가는 광경을 보는 것 같다. 도덕적 기반이 유실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본다....

news.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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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는 책 초고 마무리 하느라고 수영장을 못 갔다. 2주만에 수영장을 가려고 하는데, 진짜 꾀가 많이 났다. 안 갈 이유야, 끝없이 많다. 운동 중에서는 그나마 수영이 재미 없는 게 덜 한데, 그것도 매번 가기 싫은 걸 참고 가는 게 되었다.

그래서 그냥 어디 가서 맛 있는 점심이나 먹고 넘어갈까 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는 모든 일들은, 예전에 한 것들을 빼 먹는 일이기만 하고, 수영만 뭔가 새롭게 채우는 일이라는.

도시에서 산다는 게 그렇다. 채우는 것은 없고, 몸에서 그냥 갖다 쓰는 일들이 태반이다. 그래서 그냥 꾹 참고 수영장에 갔다.

동네 초등학교 두 군데에서 어린이 수영시합을 하나 보다. 엄청나게 많은 어린이들이 있고, 할머니들 사이에서.

이제는 나도 살아온 삶들을 조금씩 정리하고, 더 많이 내려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 하듯이, 남들도 다 이렇게 해, 그렇게 나머지 시간을 살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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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칼럼 쓰고 나니까, 연말까지 세 번 밖에 안 남았다. 연말까지 쓰기로 했으니까, 이것도 그럭저럭 벌써 1년이 되어가는 갑다. 세 번이야 못 쓰겠나 싶다.

예전에 방송할 때 방속작가들이 '미싱'이라는 표현을 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진짜 미싱 돌려서 옷 만들 듯이 밤 새서 뭔가 써내는 것.. 가끔 그 생각이 나는데, 미싱 돌리듯이 글 쓰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때로 마감에 쫓겨서 글을 쓰기는 한다. 애 낳기 전에는 마감 한참 전에 원고를 보냈지, 마감 근처에 글을 쓴 적이 거의 없다. 마감에 쫓기는 걸 워낙 싫어해서. 다 옛날 일이다. 가급적이면 청탁도 안 받고, 누가 써달라고 특별히 부탁하지 않으면 어지간하면 다 튕겨내고. 내 코가 석자다. 애들 보면서 그렇게까지 하기가 어렵다.

세바시 강연 요청이 왔는데.. 이것도 힘들다고 그냥 거절했다. 도와주고는 싶은데, 역시 내 코가 석자라서.

그렇게 이것저것 털어내는 데도, 뭔가 일정이 계속 생긴다. 우째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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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말 광주에서 직장 민주주의 토론회 한다고 해서, 발제 해주기로 했다. 요즘은 어지간해서 토론회 발제하는 일이 잘 없는데. 애 보다 말고 광주까지 가는 게, 보통 일은 아니다.

인기 있는 일과 인기 없는 일이 있으면, 내가 하는 일이 대부분은 인기 없는 일이다. 농업, 생태 여기에 청년과 직장 민주주의 같은. 남들 안 하는 거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인기 없는 분야를 주로 분석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지난 주에 광주 갔다 왔는데, 광주 또 갈 생각하니 꾀부터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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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 종지..

아이들 메모 2019. 9. 29. 20:31

 

큰 애가 학교에서 만들어온 그릇. 소스 찍어먹을 때 간장 종지 대용으로 쓴다. 우리 집 애들은 학습지도 안 시킨다. 큰 애 담임 선생님이 놀라셨다고 한다. 학습지 정도는 거의 하는 듯.

주말이 지나면, 애들 보면서 이것저것 하느라, 녹초가 된다. 이번 주는 완전 뻗음. 다음 주는 좀 쉬기로 했다. 여전히 책 초고 끝나면 진이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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