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좀 왔으면 좋겠다", 폭우 때 실언을 한 국민의힘 의원에게 윤리위원회에서 징계를 내린다고 한다. 


실언은 실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걸 윤리적으로 처리하는 게 옳은 것인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적 언어 등 윤리적으로 문제를 삼는 경우가 있다. 이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말에 대해서 윤리적으로 제재를 남발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품위'와 같은 경계를 설정하기 어려운 일에 대해서 윤리적 징계를 남발하는 것은 운영자의 편의주의다. 


문재인 정부에서 LH 공사에서 어떤 직원이 "그래봐야 나는 잘 먹고 잘 살 거다", 이런 식으로 얘기한 직원을 색출하고 벌을 주어야 한다고 난리였다. 나는 이때도 이게 과연 옳은 것인가, 그런 생각을 했었다. 국민적 감정에 맞지 않는 얘기를 한다고 그냥 벌주는 게 맞는가? 대통령 모독을 비롯해서, 의도적으로 우리는 욕도 하고, 농담도 한다. 그런 것을 그냥 윤리적으로 처벌한다고 하면? 


집권 여당에서 지지율 하락을 이유로 윤리적으로 제재를 가한다고 하는 일이 빈번해지면 어떻게 될까? 회사에서 경영에 이익이 되지 않거나 불리한 발언을 했다고 직원을 처벌한다고 할 때, 무슨 근거로 그건 개인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실수와 양심을 무슨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을까? 


나도 "비가 왔으면 좋겠다"고 얘기한 말이 어이가 없다고 생각하기는 한다. 아무리 공인이라고 해도, 매 순간 잔뜩 긴장해서 한 번도 실수가 없는 그런 삶을 살 수는 없다. 인간이 과연 그렇게 매순간 '충일'한 자세로 한 치의 실수도 없이 살 수가 있는가? 


그 실수를 이유로 들어 국회의원에게 다음 번 총선에서 공천 심사할 때 벌점을 줄 수도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윤리'를 이유로 그걸 제재하는 것에 대해서 나는 반대한다. 


우리 집 일이니까 내 맘대로, 나는 윤리를 그렇게 편의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한다. 이런 이유로 나는 "비 좀 왔으면 좋겠다"는 발언에 대한 윤리적 제재에 반대한다. 


그런 식으로 판단한다면, 대통령과의 대화를 부주의하게 언론에 흘린 권성동은 중징계이고, 그 원인을 제공한 대통령은 더욱 무거운 윤리적 죄를 지은 것이다. 이 사건도 어이가 없지만, 당사자를 제외한 사람들은 그 행위 자체를 문제삼지는 않는다. 


윤리는 최소한의 기준으로 법적 행위를 해야지, 윤리가 기분 내키는 대로 자신에게 불리한 행위를 제재한다고 나서는 것, 그것은 윤리의 시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유와 실수에 대한 무자비한 통제의 시대를 만들게 된다. 


집권 여당의 윤리 기준은 당 지지율만이 아니라 사회적 윤리의 기준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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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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