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점 차, 20점 차에 나가도 고맙다. 던지는 거 자체가 좋다.”

얼마 전에 lg의 불펜 투수 김진성이 500번째 등판을 하였다. 지난 해 방출된 투수였는데, 각 구단에 직접 전화를 했고, 결국 lg에서 받아주면서 선수 생명이 연장되었다. 

특별히 잘 하는 줄은 잘 모르겠는데, 하여간 나오긴 엄청 나온다. 절반 가까운 경기에 나왔다. 올해는 나도 정신이 없어서 게임 자주 못 보는데, 공교롭게도 내가 보던 때에는 안타 맞고 역전당하고 그런 순간이었다. 초반에도 나오고, 후반에도 나오고, 이기는 날도 나오고, 지는 날에도 나온다. 저 나이에 저렇게 던져대서 몸이 버틸 수 있나, 그런 염려가 들 정도다. 

500번째 등판을 하고 인터뷰를 했는데, “던지는 거 자체가 좋다”는 얘기가 뭔가 가슴에 남았다. 그냥 불펜에서 몸만 풀어도 좋다고 한다. 이제 곧 40인 나이인데. 

“고맙다, 던지는 거 자체가 좋다”, 나는 이런 마음으로 살아본 적이 있을까? 난 별로 성실한 스타일도 아니고, 뭔가 절박하게 하는 것 자체를 별로 안 좋아했다. 뭐, 그렇게 열심히 살아본 기억이 별로 없다. 게다가 “나도 열심히 했다”, 이런 말 하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했다. 변명하는 것은 끔찍하다. 

김진성이 얘기한 “던지는 것 자체가 좋다”, 이 얘기는 아름다운 얘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런 걸 좀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만의 감동이다.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003&aid=0011243241 

 

"LG행이 신의 한 수" 벼랑 끝 섰던 김진성, 500G 등판까지

기사내용 요약지난해 NC서 방출…9개 구단에 직접 전화 돌려 새 팀 찾아LG 유니폼 입고 알토란 활약…12일 두산전서 통산 500경기 등판 달성[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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