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에서 지방 선거에서 홍보 관련된 일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었다. 아버지 돌아가시기 직전이라, 도저히 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녹색당은 물론이고, 정의당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혀 힘을 못 쓴다. 

기초의원 중심으로 몇 군데 봤는데, 진짜 서울은 국민의힘 비슷한 것만 달고 있어도 당선되는 분위기다. 추풍낙엽이 따로 없다. 민주당은 구청장 다섯 명 당선 예상하는 것 같은데, 그것도 어려워 보인다. 꼭 지방선거라서 투표율이 낮아서 그런 문제도 아닌 것 같다. 한 시대가 넘어가는 데에 이만한 아픔이 없는 것도 이상하다. 

mb 때와 박근혜 때에는 20대를 만나면 야당이라는 생각들이 강했다. 지금은 별 관심이 없거나, 여당이라는 느낌들이 더 강한 것 같다. 물론 어디까지나 비율의 문제이고, 전수 조사를 한다고 해도 이런 걸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다. 최근에 fgi 했던 사람들이 청년들의 마음을 해석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얘기를 종종 한다. 여론 조사 전문인 사람들은 보수로 가는 것까지는 아니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에서 청년들이 차이점을 잘 못 느끼는 것 같다는 의견을 낸다. 글쎄다.. 확실한 것은 지금 야당이라고 생각하는 청년들의 숫자가 mb 때에 비하면 매우 적어졌다는 정도? 

강용석한테는 아무 관심 없었는데, 강용석이 신당을 만들면, 한국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만들어지는 극우파 정당이 아닐까 싶다는 생각이 문득. 스위스에 극우파 정당이 만들어질 때 초기에는 엔지니어들과 중산층들이 주로 움직였었다. 엘리트들이 먼저 움직이고, 나중에 농민당 같은 이탈리아권을 중심으로 한 농민들이 대거 결합. 상황이 아주 똑같지는 않은데, 지금은 많은 국가에서 집권당은 아니더라도 1당 혹은 대선에 나가는 그런 정치세력이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슬슬 등장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지방선거는 어쨌든 거의 최악의 상황인 것 같다. 이런저런 생각하다가 일요일 오후 kbs에서 해주는 여행방송에서 쿠바편을 잠시 봤다. 쿠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 생에는 한 번은 가보면 좋겠다는.. 그래도 전혀 가게 될 경로가 없다. 오랜만에 Bueno vista social club 배경 음악으로 나와서, 간만에 음악이나.. 이리저리 돌려 보다 보니, 한 시간 넘에 쿠바랑은 전혀 상관 없는 멕시코 음악들 듣는 중이다. trio azteca, 그냥 편안하게 듣는 중. 

간만에 생각나서 서울 시장 선거에 나온 권수정 지지율 찾아보니까 1.6%.. 하이고, 낮아도 너무 낮다. 20대부터 진보정당 운동에 많은 사람들이 그야말로 뼈를 갈아 넣었다. 이제 더 이상 뼈를 갈아넣을 새로운 세력이 없는 것인가? 직장 민주주의 작업할 때 권수정 인터뷰 한 적이 있었다.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선거, 참 어렵다. 나도 저 1.6% 중의 한 명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잠시. 민주노동당 시절에는 규모는 작아도 소수파 중에서는 그래도 주류였는데, 이제는 니나 내나 다 최소한의 소수파. 이 시절이 얼마나 오래 갈까? 

요즘 많은 사람들이 지방 선거 이후의 정계 개편에 대한 얘기를 한다. 국민의힘은 윤석열이 직접 움직이는 정당이 예전에 열린우리당이 그랬던 것처럼 새로 만들어지고, 민주당은 이재명 쪽 사람들 남고 나갈 사람 나갈 거라는.. 글쎄, 별로 그런 일이 벌어질 것 같지는 않다. 그보다는 강용석 같은 극우 신당 쪽이 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어쨌든 나와는 별 상관 없는 일이다. 권력을 가진 쪽이나 의회 권력을 가진 쪽이나, 더 많이 먹기 위해서, 아니면 더 많이 챙기기 위해서라도 변하려고는 한다. 아무 것도 없는 정의당에서 변화에 대한 흐름은 잘 안 보인다. 아니, 나만 모르나? 

일요일 저녁, 별로 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 그냥 별 의미 없는 생각만 잡생각만 하고 있다. 그나저나 쿠바 진짜로 한 번 가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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