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책에 대한 단상 2022. 5. 21. 14:08

요즘 시간 관리가 너무 어렵다. 학교는 원래 2년씩 재계약하면서 정년까지 하는 조건인데, 재계약 안 했다. 내가 시간 관리를 잘 못 해서 더 이상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아쉽다는 생각이 아주 안 든 건 아니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무리다. 아디오스. 

이제 나도 50대 중반이다. 큰 애가 환갑 잔지는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본다. 아빠는 환갑 안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환갑 전에 내가 하던 일은 마무리하는 삶을 살려고 한다. 목표는 일단 그렇다. 쓰던 것들 마무리하고, 구상만 해놓고 전개하지 못한 것들 마저 하다 보면 5년은 후딱 갈 것 같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는 고독이라는 감정을 잘 못 느꼈던 것 같다. 왕따 되기 보다는 왕따 놓는 스타일, 난 니들하고 안 놀아.. 

아이들 키우면서 정말 몸서리치게 고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내랑 교대로 애들 데리고 나가서 잠깐씩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어보려고는 하는데, 그래봐야 서로 밀린 일들 처리하면 시간이 후딱 간다. 고독이라는 게 그렇게 고급스러운 감정인지는 그때 처음 알았다. 몇 년 동안 고독할 시간이 전혀 없었고, 앞으로도 당분간 그럴 것 같다. 

그래도 그냥 같은 또래들 친구랑 어울리면서, 그렇게 남은 생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하다가는 시간 가는 것이나 세상 변하는 것을 전혀 모르게 될 것 같다. 세상은 변하고, 흐름은 더욱 더 긴박하게 변한다. 거기에 맞추기는 어렵더라도 이해도 못 하고 살아가고 싶지는 않다. 

내 주변에 늘 사람이 많았었는데, 요즘처럼 사람이 없었던 적이 없는 것 같다. 아이들 몇 년 키우다 보니까. 정말 내 삶은 미니멀하게 되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전혀 모르고 생소하던 사람들을 찾아서 만나고, 또 물어보고 한다. 몇 년 동안 여유 되는 대로 중2~중3들을 많이 만났는데.. 이제 좀 이 틀을 바꾸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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