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는 수업 듣는 학생들하고 준비해서 만든 책이다. 이래저래 평균치는 한 책이다. 

성결대에서 4학기째 수업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전혀 몰랐는데, 이것도 시간이 좀 지나다보니까 약간의 이해가 생겼다. 지난 학기에 처음 가능성을 보았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수업이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 같다고 쓴 학생들이 좀 생겨났다. 그때 처음부터 책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하면 할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학 내내 고민을 했는데, 지금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 그냥 하기로 했다. 얼마나 팔릴 지는 자신은 없는데.. 출판사에서는 필요하면 진행해도 된다고. 좌파 에세이가 판매에서도 어느 정도 되었으면 안 해도 되는 고민이었는데, 현실이 또 그렇지가 않아서. 

청년 그것도 예술을 키워드로 한 일종의 문화관찰지 같은 것을 생각한다. 경제 인류학 공부하던 시절에 종종 하던 작업의 연장이라고 생각하면 대체적인 틀이 잡힌다. 

일부러 4학년 학생들 대상으로 했고, 문화와 예술 그리고 서브컬처 같은 게 키워드다. 

올해는 일정이 빡빡하기는 한데, 그렇다고 이 정도 작업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렇게까지 빡빡하지는 않다. 원래 올해 있던 책 몇 권을 내년으로 넘겼다. 

나도 이제 50대 중반이다. 필드 작업을 하기에는 점점 더 힘이 부치고, 아마 실제 대상들을 만나서 하는 거로는 내 인생의 마지막 작업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아마도 전문가들 인터뷰 이런 건 앞으로도 계속하겠지만, 그 사람들은 훨씬 더 준비된 사람들이다. 짧게 만나고 필요한 얘기만 주고 받아도 된다. 그렇지만 일반인들은 좀 다르다. 훨씬 힘이 더 많이 들고, 더 조심스럽다. 문화기술지는 나도 이번이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은.. 점점 힘이 떨어지고, 내 시간을 만들기가 더 어려워진다. 

하여간 할까, 말까, 이걸 놓고 두 달 동안 고민을 했는데.. 오늘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배는 곧 출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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