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에세이는 '슬기로운 좌파 생활'로 최종 제목이 결정되었다. 초기에 제기된 제목이었는데, 나는 좀 묻어가는 것 같아서 반대했었다. 중간에 작업 가설로 쓰던 제목이 10개가 넘었는데, 나중에 나도 받아들였다. 좌파 얘기가 한국에서는 워낙 맥락이 없는 상황이고, 워낙 생경해해서, 그래도 뭐라도 좀 친숙한 것을 출발점으로 삼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들이 강했다. 

좀 더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글들로 책의 스타일이 이동하는 와중에, 나는 혼자 거꾸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요즘 누가 좌파 얘기를 해? 내가.. 


제발 이런 얘기 좀 쓰지 말라고 그러는 사람들도 있었다. 싫어요.. 난 이 얘기 하고 싶어요. 
살면서 '좌파'라는 단어가 제목에 들어간 책 한 권을 남기고 싶었다. 그리고 그 시기는, 바로 지금.. 
언젠가 극우 청년들과 부딪히는 순간이 올 거라고 '88만원 세대' 쓸 때부터 생각을 했었다. 아마 그게 지금일 것 같다. 

좌파 얘기 하면서 젠더 얘기를 워낙 많이 해서, '젠더 경제학'은 일정상 1년 뒤로 넉넉하게 밀어놨었다. 기왕 그 얘기 하는 김에, 이어서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들이 많아서.. 


여러 책의 일정 조정들을 하면서, 젠더 경제학은 내년 봄에 작업을 하기로. 이제 인터뷰도 좀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그렇게 할 생각이다. 


좀 중장기로 유럽의 극우파에 대한 책도 한 권 쓸 생각이다. 스위스와 프랑스의 극우파들 계보 정리도 좀 하고.. 이건 내가 궁금해서. 


청년 극우의 시대, 좌파라는 얘기가 어떤 의미를 가질지, 그런 질문들을 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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