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에세이는 이전에는 없던 종류의 책이다. 좌파라는 얘기 자체가 희소한 시대가 되어서. 

전체적으로 튜닝 작업을 좀 할 생각인데, 아마 가을에는 나오게 될 것 같다. 쓰기는 즐겁게 썼는데, 막상 책 나올 단계로 접어드니까 겁부터 난다. 누가 이 책을 볼까, 그러면 쉽게 답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팬데믹 상황이라서 해볼 수 있는 게 너무 없다. 그렇다고 큰 출판사라서 대대적으로 홍보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고민고민하다가 이번에는 추천사를 좀 받기로 했다. 좌파 얘기인데, 메인 모티브가 10대다. 

중학교 남녀 학생, 고등학교 남녀 학생 그리고 주부, 그렇게 추천사를 받을 생각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의견이 나오면, 원고에도 좀 반영을 하고. 

책 시장 자체가 워낙 어려운 데다가, 좌파 얘기 같은 게 어디 먹힐 구석이 아무리 살펴봐도 한 군데도 없다. 이게 완전히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다. 보수와 진보로 구성된 한국 사회에서 좌파라니! 

하여간 나를 낮추는 것에서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보통 추천사는 좀 더 권위있는 사람에게 뭐라도 한 마디 받아서 권위를 높이려고 할 때 쓴다. 내가 지금 이 시점에 뭔 권위가 있겠나. 앞으로도 10대와 관련된 책을 몇 권 쓸 계획이 있어서, 이래저래 학생들 중에서 이 책 추천할 사람이 있으면 그걸로 추천사를 가름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게 좌파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에 대한 얘기가 뭐겠나? 영광스러운 지난 날들에 대한 것을 과감히 잊고, 아직 오지 않은 시간에 대한 고민을 하고, 뭐라도 돌파하기 위한 일들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야말로 몸부림을 치는 중이다. 그래도 해보지 않은 시도들을 하면서, 그 과정을 나름대로는 즐기려고 한다. 몸을 낮추고 더 낮추고, 그래서 땅바닥에 귀를 대고 사람들이 걸어가면서 내는 소리라도 들으려고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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