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한 시에 커피를 새로 마시는 게 잘 하는 일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해야 할 것들이 밀려서 별 방법이 없다. 

저녁 때 수영장 갔다오고 보니까 수영모자가 없어졌다. 꼭 뭐 좀 하려면 이렇게 안 도와준다. 코로나 이전에는 그냥 수영장에서 사면 되었는데, 한참 문 닫고 난 다음에 겨우 열고 나서는 그런 게 다 없어졌다. 얄짤 없이 다시 구매, 사는 김에 두 개. 내가 하는 일은 뭔가 좀 엉성하다. 

내 인생도 가만히 돌아다보면 기구할 정도로 뭔가 일이 많다. 그리고 평생 논쟁이 끊기지 않는다. 논쟁 별로 안 좋아하는데.. 나서는 것도 안 좋아하고. 그렇게 우여곡절의 인생을 살고 나서 사회적으로 맨 마지막에 남을 정체성을 생각해보니까, 그게 좌파인 것 같다. 좌파로 살면 좋아? 냅둬유, 이렇게 살다 죽을랑께. 

그래도 다른 일은 시큰둥, 오늘 하나 내일 하나, 어차피 잘 안 될텐데, 그렇지만.. 좌파에 대한 얘기는 간만에 좀 밤을 샐 만한 동기가 된다. 다른 건 나 아니라도 할 사람 많은데, 이건 나 아니면 누가 하겠나 싶다. 

나를 위해 사는 삶은 별로 보람도 없을 뿐더러 별로 재미도 없다. 내가 날 위해 해봐야 뭘 얼마나 하고, 행복해져봐야 얼마나 행복해지겠나. 작년인가, 누가 한샘 회장을 같이 만나자고 그래서, 별 생각 없다고 그랬다. 돈을 좀 지원받아서 큰 일을 하면 좋겠다고 해서, 큰 일은 무슨 큰 일. 밥이나 먹고 살면 되지. 한샘 팔렸다는 뉴스 들으면서 문득 그 시절 생각이 잠시 났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감당할 수 있는 규모 내에서 즐겁게 할 수 있으면 그게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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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석훈 ret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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